시가 흐르는 경복궁
박순 지음 / 한언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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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흐르는 경복궁

역사와 문화 / 박순 / 한언 출판

조선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최고의 궁궐인 경복궁.. 경복궁은 조선의 정체성을 간직한 곳이지요.

경복궁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면서 함께 세워 올린 선왕조의 법궁입니다.

1392년에 조선이 개국했고, 1395년에 완궁하여 창건 이후 197년 동안 존속하였지만 이후 시련을 많이 겪은 궁궐입니다. 1592년 임진왜란으로 창덕궁, 창경궁과 함께 궁궐 안의 모든 전각이 소실되어 버립니다. 임진왜란 이후 창덕궁과 창경궁이 먼저 복원이 되었고 그후 경운궁과 경희궁이 창건되었지만 경복궁은 방치되다가 1867년에 흥선대원군의 주도하에 복원공사를 통해 재견됩니다... 그러나 일제치하에 경복궁은 무참히 훼손되어 조선왕조와 민족정기가 훼손되고 맙니다. 원래의 경복궁의 1/ 10 가량만 남게 되었다고 하는데 너무 가슴아픈 역사인 것 같아요. 다행스러운 것은 1990년대부터 복원 사업이 진행되어 현재는 제법 당당히 자태를 갖추게 되었다고 하네요.

사실 지방 저 끝머리에 살고 있는 저는 경복궁을 관람을 하지 못한 관계로 경복궁에 관한 책을 일부러 찾아서 몇권을 읽어보았습니다. 대부분은 궁궐 건축에 괂나 책이였는데, 건축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경복궁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이 책은 아주 멀지 않은 옛날, 이곳을 거닐었던 사람들의 아름다운 문장과 함께 경복궁을 새롭게 느껴볼 수 있는 책입니다.

조선왕조 500년 내내 경복궁 안팎에서는 경복궁을 주된 배경으로 하는 수많은 글들을 쓰였다고 하는데 , 그 필자들은 대부분 왕과 왕족을 비롯하여 당내 최고 엘리트인 관료들이 다양한 활동을 벌이며 수많은 글을 지었다고 합니다. 이런 경복궁에 얽힌 이야기를 그때 그 사람들의 글을 통해 풍부하게 느끼면서 경복궁을 관람한다면은 더 뜻깊고 즐거운 관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는데 저저도 이렇게 경복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옛글을 함께 읽고 생각해보고자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의 구성은 시간 순서대로 되어있는데.

1장. 경복궁의 탄생과 정도전 / 2장. 경복궁에서의 백구십칠년 / 3장. 폐허로 누워 있었던 오랜 시간 / 4장. 경복궁, 다시 태어나다.. 입니다

경복궁, 근정전, 근정문, 사정전, 강녕전, 경회루 등 경복궁을 주된 배경으로 삼은 글, 경복궁 내의 새 건물이 완공되었을 때 이를 축하하는 글, 새 건물의 이름을 지으며 그 의미를 설명하는 글, 경복궁 안에서 연회가 벌어졌을 때 흥겨운 기분을 지은 시, 왕이 경복궁 내의 어떤 곳에 왔다가 그 감회를 읊은 시 등등 경복궁을 주된 배경으로 하는 글을 싣고 자자의 설명도 함께 들려줍니다.

그동안 궁궐 건축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다가 경복궁에 대한 글이나 시를 통해서 경복궁을 알아가니 그 즐거움이 색다르게 다가오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저는 경회루를 참 좋아하는데 그 멋스러움이 시간이 흐른 지금도 참 근사하고 멋진 건축물이다라고 느껴지더라구요. 책에서도 경회루에 대해 상당히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들려줍니다.

경회루는 외국 사신을 맞이하고, 임금과 신하가 연회를 벌이는 공간이지요.

건물의 생김새도 빼어나지만 사각형의 큰 연못 위에 자리한 그 배치가 참으로 탁월하게 다가옵니다.

'경회루' 라는 이름이 처음 지어지게 된 내막도 < 태종실록 > 태종 12년 5월 16일자 기사에 나와있는데 들려주는데 흥미롭더라구요. 태종이 제시한 다른 후보권들을 보라면 납량, 승운, 과학, 소선, 기룡 이 있었다고 합니다. 경회루로 잘 고른 것 같아요. ㅎㅎ

경회는 경사 경, 모일 회 자를 써서 '경사스런 모임(연회)'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 납량을 골랐다면 납량회...라!~~ 으엑




경회루에 관한 글은 그래도 많이 남아 있는 편이네요.

서거정의 < 경회루에서 연회를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시 >, 이이 <경회루에서 황천사의 시에 차운하다 >, 황홍헌 < 경회루 > 등이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 황홍헌의 시가 가장 경회루의 그대로 잘 노랬다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옥루의 은빛 현판 산비탈을 비고 있으니

동쪽으로 신령한 빛 향해 신발 끌며 찾아왔네

연못 봉우리에 안개 끼니 푸른 장막 감싼 듯하고

긴 무지개다리에 달이 지니 아리따운 여인 비치는 듯

사방 군막에 늘어선 창으로 맹수같은 용사들이 호위해주고

먼 숲의 잇닿은 성곽 위엔 담장도 많아라

고개 돌려 오색 구름 덮인 쌍봉궐을 바라보니

조정의 백관 행렬 이날 마침 백옥가를 올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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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에 얽힌 이야기를 그때 그 사람들의 글을 통해 보니 궁궐들을 더욱 깊이 있고 재미있게 알아갈 수가 있는 듯 하고 나중에 궁궐을 관람할 때도 아름다운 문장이 떠오르면서 경복궁을 새롭게 느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궁궐을 아는 것은 역사를 아는 것이라고 하였고, 글에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하였으니 궁궐을 노래하는 옛사람들의 글을 통해서 궁궐을 알아가는 것도 너무 멋진 즐거움인 것 같아요.

궁궐 관람을 하기전에 읽어보면 너무 좋을 책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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