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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 교하들판 새들의 이야기
황헌만 지음 / 소동 / 2022년 10월
평점 :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사진집 / 황헌만 / 소동
교하들판 새들의 이야기
습지는 생명의 순환 안식과 새로운 출발을 위한 장소이다.
'교하'는 한반도의 동쪽 강원도에서 발원한 한강과 북녘에서 내려오는 임진강이 합류한다는 의미에서 생긴 지명으로 신라 경덕왕 때 이름 붙은 1,000년이 넘은 유서있는 지명이라고 합니다.
공릉천은 양주 챌봉 남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한강으로 흘러가는 하천인데, 공릉천 하류가 교하들판을 가로질러 지역주민들은 이곳을 '교하강'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교하강 일대는 거대한 습지로서 생태계의 보고라고 하는데요.
공릉천에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새들을 흔히 볼수가 있는데 , 우리나라에는 580여 종의 새가 있는데.. 공릉천에서 157종의 새가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먹이가 풍부하여 텃새, 철새, 나그네새, 길잃은새 등 교하강에서는 사계절 철새를 관찰할 수가 있고 온갖 새들의 식당이자 보금자리이도 하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60여 종이 넘는 새들이 등장하는데, 저자는 2008년부터 시작해 15년 가까이 기록한 사진을 실었습니다.

책의 앞페이지에는 교하들판에서 농사를 짓는 모습이 많이 실려있는데, 그 속에는 항상 새들이 있습니다.
마치 농부와 새가 친구인듯 한 모습이 보여지는데, 농부가 트랙터로 논을 갈아 엎으면 땅속에 사는 곤충과 수생동물이 땅 밖으로 나옵니다. 그러면 새들의 먹이 잔치가 벌어집니다. 백로는 논에 물이 들어오면 먹이가 많이 생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죠... 그래서 농부가 모판에 싹을 틔운 벼를 옮겨와 논에 심으면 백로는 모내기를 따라다니며 먹이를 잡습니다.
농부와 새들은 서로를 의식하지 않고 각자의 일에 열심인데요. 그런 모습이 마치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처럼 따뜻하게 보여집니다. 추수가 끝난 뒤에는 낟알을 일부러 논에 남겨 두기도 하는 농부의 따뜻한 마음도 보기 좋고요.

그동안 말만 들었거나 책속에서 글로만 만났던 수많은 새들을 만나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백로(대백로,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황로....), 갈매기, 민물가마우지, 왜가리, 도요새 , 흰뺨검둥오리, 뜸부기, 이름도 귀여우 물닭, 논병아리 등등 60종이 넘는 새들이 이 책에 등장합니다.
오빠 생각이라는 노래 속에 등장하는 뜸부기.. 실제로 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생겼군요. 논에 서식하고 번식기에 수컷이 " 뜸 뜸 뜸 " 하면서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어서 이름이 뜸부기라고 하네요..오!~~~
예전에는 여름에 농경지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국적으로 손에 꼽을 만큼 개체수가 급감했으며, 공릉천 하구가 중요한 서식지라고 하네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삵도 학창시절 책에서만 들었는데 삵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교하습지에는 살고 있으며 철새, 주로 쥐 종류와 작은 동물, 꺼병이(어린꿩)등을 잡아 먹는다고 하네요.
그외 논의 다른 생물들도 만나 볼 수가 있는데 왕우렁이, 줄베짱이, 여름이면 말똥게가 공릉천 둔덕 길을 까맣게 메우는 사진으로 만나 볼 수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 어릴때만 해도 여름철에 곤충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숲이 없어져서 만나 볼 수가 없네요

습지의 버드나무와 갈대는 물과 바람과 함께 흔들리고 새들은 자유롭게 날아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만나 볼 수 있는데 정말 절경입니다. 이런 모습들을 오랫동안 계속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나 이곳도 개발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가 김포에서 한강 밑을 지나 교하들판을 가로지르면서 도로가 완성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뒤로 재두루미를 볼 수가 없다고 하네요,
이렇게 새들의 환경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을 했는데 교하들판은.... 교하강은 어떻게 변할까요?...
그런 변화를 맞이해 교하습지를 더 많은 사람이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담은 책이라고 하는데,
책속에 나오는 수많은 사진들을 보면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고 바램들이 그대로 느껴져서 저도 책을 보면서 마음속에서 작은 바램을 가지면서 책을 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