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자라는 집 - 임형남·노은주의 집·땅·사람 이야기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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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자라는 집

건축이야기 / 임형남, 노은주 / 인물과사상사



나무처럼 자라고, 들꽃처럼 피어나는 집

" 부부 건축가 임형남, 노은주의 땅과 사람이 함께 꿈꾸는 집 이야기 "

- 서점사 소개문구 중에서 -



한국사람에게 있어서 집이라는 것은 좀더 특별한 존재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며 평생 내집 마련이 소원일 정도로 집에 대한 애착이 특별한 것 같습니다.

내집, 우리 집 이라는 말처럼 좋은 말이 또 있을까요? 콘크리트도 지어진 건물이 집이라는 이름 자체로 불리우면 생각만으로도 따뜻해집니다. 집이라는 단어 자체가 마치 온도를 가진 생명체인 것 마냥 말이죠.

그래서 나무처럼 자라는 집이라는 책 제목에 이끌려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책의 저자는 건축 설계사인 부부입니다. 두 사람은 홍익 대학교 건축학과 동문으로 만나 결혼하여 함께 일하고 있는데, 1999년부터 함께 가온(순우리말로 가운데, 중심이라는 뜻)건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집을 지어주기 때문에 사람들의 사는 모습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가장 편안하고, 인간답고, 지연과 어우러진 집을 궁리하기 위해 이들은 틈만 나면 옛집을 찾아가고, 골목을 거닐고, 도시를 산책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집을 지었고, 글과 그림이 모아 집, 땅,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2002년 처음 출간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10년마다 개정판으로 낸다면 몇 번이나 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 나무처럼 자라는 책 '이라고 부르자고 했는데, 실제로 이 책은 새로운 글들을 추가로 엮어가면서 10년마다 출간하고 있어 나무처럼 자라는 책이 되었네요. ㅎㅎ

 2011년에도 증보되어 출간되었고 올해 2022년에도 출간 20주년 기념판으로 새로 엮은 글들이 ' 집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이라는 제목으로 제 1장이 되어 출간되었습니다.


구성은 총 4장으로 되어 있는데 제1장. 집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 제 2장. 오래된 시간이 만드는 건축, 제3장.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 ( 2장과 3장은 2011년 개정판에 추가된 내용), 제4장. 나무처럼 자라는 집 입니다.

책을 보면은 이 건축 설계사 부부가 집을 바라보는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집은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집은 나무처럼 자라고, 괴로우면 신음을 내며, 즐거우면 모두에게 복이 되는 그런 생명체입니다.

생각만으로도 따뜻해지는 집, 집이라는 이름 자체가 엄마나 고향같은 단어처럼 온도를 가지고 있는 그런 집 말이죠. 온기를 품고 인간을 받아 들여주고, 안아주는 살아있는 집 말이지요.

집에는 그 집 만이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책에서 지어진 지 80년 된 집을 고쳐드리면서 그 집에서 자라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 70대 집주인의 이야기도 들었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게 남았던 집은 금산주택입니다. 충남 금산 외곽, 진악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마주 보이는 언덕에 있는 이 집은 저자가 그린 그림을 통해서 또 찍은 사진으로 볼때 마치 한폭의 그림과 같습니다.

자연과 어울려져서 원래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풍경으로 다가오는데.. 거주면적 약 13평, 마루 8평의 소박한 집의 마루에 앉으면 산이 걸어 들어오고, 발아래 경쾌하게 흘러가는 도로를 내려다보는 시원한 조망을 가졌다고 합니다.

우리는 너무 집에 집착하고, 집의 크기에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내가 살고 있는 집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처음으로 엄마아빠가 내 집 마련을 한 곳이고 제가 8살때 이사온 곳이죠. 그리고 제가 고등학교때 이 집을 새로 지었고 지금까지 식구들이 각 한층씩에 살아가고 있는 소박한 집입니다.

이제는 지은지 꽤 되어서 여기저기 신음을 내기도 하지만 이 낡고 소박한 집은 저에게는 너무 특별한 공간인 것 같습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집에 대한 단상, 땅,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니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좋은 집이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집이라고 말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저는 좋은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였네요.

현대인에게 집은 자신의 욕망을 담아 커지고 있지만, 소박한 내 집에서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우리 가족의 역사가 있는 온기를 품은 집에서 잘 살아보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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