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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2200km를 걷다 - 르퓌에서 산티아고 그리고 리스본까지 86일간 여정 ㅣ 또 다른 일상 이야기
김응용 지음 / 지성사 / 2021년 10월
평점 :

그냥, 2200km를 걷다
유럽여행 / 김응용 / 지성사
르퓌에서 산티에고 그리고 리스본까지 86일간 여정
지루한 일상엥서 벗어나기 위해 모험을 감행하다!
죽기전에 꼭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은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은 것입니다. 지금은 코로나때문에 더욱더 실행하기에 두렵게 다가오는 것이지만 언젠가는 죽기전에는 반드시 저도 도전을 해 보고 싶은데 지금은 순례길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그 여정의 길을 대리만족을 하고 있네요.
이 책은 제가 그동안 읽어본 몇권의 순례길에 관한 책 중에서 가장 두꺼운 책이면서 동시에 가장 재미있게 금방 읽은 책입니다.
저자는 나이 마흔에 남들보다 이른 은퇴를 감행하고 제주도로 이주했습니다. 그러나 은퇴 후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났으니 바로 지루함이였다고 합니다. 평소 성격에도 놀아도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새로운 시도를 이것저것을 하게 되는데, 마을에서 해마다 열리는 해녀 축제를 위해 주민들로 결성된 밴드에 참여하기 위해 악기도 배워서 밴드 활동도 하고, 마을 개발위원에도 선발되어 활동합니다. 그리고 늘 한라산을 오르며 긴 노년의 여정을 계속 즐기기 위해 지루해지지 않는 방도를 계속 찾고 다니다 결국 순례길을 다녀오고자 결심을 하게 됩니다. 28살에 자전거로 유럽 2천 킬로미터를 횡단하고 5개월을 더 유럽을 여행했던 경험이 갑자기 그리워지기 시작하면서 이러헌 결심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동안 방송을 타고 유명해진 순례길이라 여러개의 순례길 중에서 아직 국내에 안 알려진 길을 선택하기로 결심을 하고 약 3개월여 기간 동안 2천 킬로 미터를 넘게 걸을 수 있는 경로를 마흔여섯의 나이로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약 90여 일 동안 프랑스 르퓌에서 시작해 9세기에 지은 성 베네딕트회 수도원이 있어 이 순례길에서 중요한 도시인 콩크를 거쳐 생장을 지나 스페인 산티아고까지, 그리고 다시 포르투칼 파티마를 거쳐 리스본까지, 세 개 나라의 가장 유명하다는 순례길 약 2200킬로미터를 하루도 빠짐없이 걷습니다.
혼자 떠나는 순례길에 응원해주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1일차 르퓌 앙벨레부터 매 순간 그때그때 메모 형식으로 적어 페이스북에 하루에 한번씩 포스팅을 하게 되는데 인터넷이 문제라 보통 밤에 업로드 해두고 잠들면 한두 시간쯤에 완료 되는 경우도 있고 아침까지도 안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올려둔 글들이 모여서 이렇게 책으로 출간을 하게 되었으니 , 여행중 메모를 못 해 기억이 안 날 때도 있고 , 술자리에 취해 포스팅도 못하는 경우도 있었을 텐데 그런 귀찮음을 넘어선 노력이 결국 귀한 책 한권을 만들었네요.
프랑스 민박집 주인조차 르퓌가 어디인지 순례길이 시작되는 곳인지조차 아무도 알지 못했지만 운 좋게도 산티아고까지 가는 여행객인 프레디를 만나 숙소 예약에 도움도 받고 함께 순례길에 동행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물론 중간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났다가 하지만 말이지요.

일주일 내내 비가 온다는데도 드디어 천리 길이 첫발을 내 딛게 되고 빨간색과 흰색 두 줄, 저 두 줄 표시만 따라가면 된다고 합니다. 첫날부터 비도 맞고 비박도 하고 , 대충가다 보면 식당이든 가게든 있겠거니 하고 먹을거리를 안 챙겼는데 프레디의 빵을 얻으면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하면서 여행지에서 만나 또 다른 여행 이야기로 날이 저무는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낮선 여행객들을 만나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대화를 나누고 프레디와 헤어져서 따로 각자 가다가 순례길 어느길에서 다시 재회하기도 하면서 순례길의 길은 계속됩니다.

책은 판형도 큰 편이고 두께는 벽돌두께입니다. 그러나 책을 펼치면은 순례길 사진이 한 가득 있어서 일단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무려 700여장의 사진과 함께 86일간의 여정이 펼쳐집니다.
낮천 여행객들과의 만남, 그 지역의 모습과 축제, 철저히 혼자가 되어 걷는 고독한 순례길의 배고품과 팔다리에 느껴지는 고통 ..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생생히 느껴지는 순례길 여정이 너무나 실감나게 다가왔습니다. 순례길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 현지에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 고독한 길에서 느끼는 사색 과 여행이 안겨주는 인간적인 성숙함까지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