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시절
김강 외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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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시절

테마소설 / 김강 외 5인 / 아시아 



그 시절 우리가 얼마나 헤픈 여행자였는지를...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요즘 코로나19로 여행을 마음대로 못 다니셔서 답답하고 몸이 근질근질 하실듯 합니다. 이런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만한 책 한권을 읽었습니다.

이 책 [ 여행시절 ]은 여섯 작가가 모여서 각각 쓴 아시아를 소재한 한 소설집입니다. 

대만,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을 소설 속에 담았습니다.

독자들 대신에 아시아를 여행하는 그런 책이 아니라 이야기속에서 자연스럽게 각각의 나라가 녹아 있습니다.


일본으로 90일간 연수를 간 동안 그를 도와주는 그녀와 그녀의 지인들 그리고 남자친구의 이야기가 있는 < 나비를 보았나요 >는 이야기속에 도쿄의 곳곳과 음식, 날씨 등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징용공이였던 할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부만 하고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갔던 일본에서 금난 일본 남자를 사랑하게 된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의 옛관계 속에 묵은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났고, 연구실에서 일본말을 못한다는 이유로 차별과 왕따를 당하는 현실에서도 일본과 우리나라의 상황을 엿볼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손을 마주 잡고 서로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에서 관계회복의 실마리가 보여지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제 나름대로의 해석이지만요.


그외 인상깊게 자리 잡았던 작품은 < 우리들의 두 번째 롬복 >이였습니다. 책 읽는 내내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모르겠네요. 결말도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할지, 저는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하렵니다.

코로나때문에 드러난 진실... 어쩌면 어디에서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났을 것만 같은 실제 이야기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결혼 15주년 기념으로 신혼 여행지였던 롬복으로 다시 여행을 떠나온 부부는 각자의 마음속에는 이 여행의 목적이 다릅니다. 누구는 결혼 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서, 또 다른 사람은 여행지에서 모든 것을 매듭짓고 돌아오자마자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 떠난 여행이였죠. 왜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요? 그건 시청에서 코로나 확진자 동선을 상세하게 기록해서 보내오는 안전안내문자 때문이였습니다. 남편의 거래처 20대 여직원과의 바람이 이 문자와 확진자 판정으로 드러났기 때문인데 이 여행에서 부부는 뜻밖에 생사를 가로지르는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서로의 손을 놓냐마냐의 목숨이 달린 위기에 둘은 어떤 선택을 할지 너무 조마조마하면서 글 속에 흠뻑 빠져들어 갔던 이야기였습니다. 


결혼을 앞두고 전처의  아버지가 자신을 만나는 오라는 전화를 받고 춘천의 숲 깊은 곳에 사는 장인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가 있는 < 춘천 사람은 파인애플을 좋아해 >... 장인의 시종일관 엉뚱한 행동들 때문에 전처는 많이 힘들었겠다~~ 하는 생각이 저의 첫 느낌이라면은 마지막에는 제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더라구요. 러시아 국경에 인접해 있는 몽골 홉스굴 인근의 초원 지대 다르하드... 그 곳을 가고 싶어하던 전처와 뜻밖의 조우?를 남자의 이야기에서 울컥했습니다. 엉뚱하다고 느꼈던 장인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왔던... 모든 것을 말해 주지는 않지만 짧은 글 속에서 독자는 많은 것을 감지하고 찾아내어지는 그런 뭉클한 이야기가 있었네요.

나머지의 이야기에서도 아시안이 겪는 현실과 역사적 상처도 발견을 하는 등 개성이 넘치는 짧은 글 속에서 우리가 지금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이였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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