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세상 오디션 (특별판) : 구미호 식당 2
현대소설 / 박현숙 / 특별한서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저세상으로 가기 위한 저세상 오디션!
저세상에 가고 싶으면 ' 저세상 오디션'을 통과하라!
- 책 표지 문구 인용 -
전작인 < 구미호 식당 >을 읽어보지 못했는데 책 소개글이 너무 흥미로워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전작이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이번 책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이어 '윌라 오디어복' 전체 순위 1위를 차지 했다고 하니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을지 너무 기대됩니다.
올해 6월 12일 광오시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열세 명의 사람들이 이승도 저승도 아닌 그 중간쯤의 곳에 몇날며칠을 걸어서 도착했습니다. 그곳을 관장하는 마천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차버리고 배신한 사람들은 심판을 받는 곳인 저승까지 쉽게 갈 수 없다고 말합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이 저승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힘들다고 말하죠. 이 길을 지나가지 못한 자는 이곳에서(아마도 구천?) 떠돌며 살아야 하며 수천 년을 떠도는 영혼이 아직도 숱하다고 전합니다.
그런데 이 열세 명 중에서 16살의 나일호는 너무나 억울합니다. 자신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기때문이죠. 6월 12일, 그날은 아침부터 재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도 여동생에게 욕을 듣고 학교에 와서는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는데 지나가던 놈 다리를 걸었다는 오해를 사 욕을 들었으니 저녁에도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하교하던 중 시장 뒷길 건물 옥상에 같은 학교 여학생인 나도희가 서 있는 것을 보고 이 아이를 구하려다가 옥상 난간 위에서 같이 떨어지게 된 거죠.
살면서 진짜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하고 살았는데 죽는 것조차도 이렇게 억울하다니!! 자신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다고 아무리 항변을 해도 여태 그런 오류는 없었다며 너는 억울할 거 없다는 마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은 절대로 건너갈 수 없는 이 길을 건너갈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바로 오디션 합격자에 한해서 지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저세상 오디션이라니!~~
오디션은 10차까지 있으며 합격 방법은 오직 하나 열세 명의 모두에게 각각의 한 명의 심사위원이 배정되는데 자신의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
"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리면 오디션에 합격하는 거다." - 26
무엇을 하든 자유다. 다만 심사위원들을 울게 해야만 길을 통과할 수 있다라~~ 이렇게 모인 13명 중에는 29세의 가수 돌팡, 32세의 부동산 중개인 진주구슬, 공사자 노동자 황명식, 무슨 일을 했는지 야릇한 도진도 아저씨, 그리고 나일호가 구한 같은 학교 여학생 나도희, 나도희는 천재래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중들에게 인정받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야말로 모든 것에 완벽한 아이인데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일호는 의아하기만 합니다.
오디션 1차부터 시도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매번 탈락을 하고 마는데... 수천 년 동안 진행되었는 오디션에 과연 합격한 자가 나온 경우가 있기는 한것인지... 점점 더해지는 오디션 횟수에 탈락을 하고마는데....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던 책이였지만 뒤로 갈수록 뭔가 무게감이 더해지네요. 저세상으로 가기위한 오디션이라~ 하면서 조금은 작가님의 상상력에 풋!~ 하면서 읽었는데 마지막에는 제가 눈물을 흘릴 줄이야... 각자가 가진 사연들도 그렇고 각자 죽음을 선택한 이유도 슬슬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흥미를 더해갑니다. 그러다가 나일호가 오류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협박과 음모의 기운도 슬슬 풍기면서 재미를 더해가다가, 심사위원들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아!~ 하는 깨달음이...
생각해보면 심사위원들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게 꼭 슬픈노래나 슬픈연기나 춤은 아니었을텐데 왜 다들 그런 생각은 못하는 것인지, 어쩌면 오디션이라는 이름이 준 영향도 있을 듯 합니다.
이렇게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사연 하나하나를 접하다보니 공통점도 발견하게 되고. 아무튼 나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네요.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스트레스 받지말고 , 다들 생각을 너무 복잡하게 하고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 책은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어집니다. 마천이 나일호에게 건넸던 말이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하는 말 같아서 옮겨봅니다.
" 부디 너에게 남아 있는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라. 오늘이 힘들다고 해서 내일도 힘들지는 않다. 오늘이 불행하다고 해서 내일까지 불행하지는 않다. 나는 사람들이 세상에 나가 보낼 시간들을 공평하게 만들었다. 견디고 또 즐기면서 살아라." - 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