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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잘것없는 사람 - 세상의 모든 부모, 자식을 위한 치유 에세이
고용환 지음 / 렛츠북 / 2021년 4월
평점 :

보잘것없는 사람
치유에세이 / 고용환 / 렛츠북
너무 가까이 있고 항상 내 편이어서
소홀하기만 했던 부모님께,
아직 그 사랑을 깨닫지 못한 자식들에게...
- 책 표지 문구 인용 -
30대까지만 해도 부모님은 항상 내 곁에 있으실 것 같고, 죽음은 남의 일로만 느껴졌는데 이제는 이런 책을 읽으면 남의 일처럼 다가오지 않습니다. 책 읽으면서 너무 답답하고 어떻게 이래? 하면서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저자의 모습이 너무 듬직하면서도 그 무게감을 견디는 저자가 너무 대견하게 다가왔습니다. 집집마다 사고치는 사람은 한명씩 있는 것 같은데 저희집도 한때 그런 문제로 온 가족들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던 지라 저자가 겪은 일들이 남의 일처럼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이 책은 자식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은 되어주지 못할 망정 짐이 되는 아버지의 존재를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여기며 살았던 저자가 아버지로 인해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과 병환으로 가족의 곁을 떠나면서 증오와 미움의 감정도 바로 사랑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저자는 뒷받침을 전혀 못해주는 부모밑에서 고등학교 자퇴를 하고 시험으로 졸업을 한뒤 군대를 선택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배울려는 의지와 욕심으로 군에 휴직 지원서를 제출하고 어학을 위한 유학을 떠난 저자의 모습부터 시작됩니다.
군 생활 10년를 넘어 알뜰하게 모은 돈으로 군에 휴직 지원서를 제출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지만 뚜렷한 성과도 없이 유학을 그만두고 조기 복직을 해야 하는 현실에 부딪칩니다, 왜? 아버지때문인데요. 가족들은 전혀 몰랐던 아버지의 빚이 터졌기때문이죠. 각 기관별 부채와 연체이자, 카드 돌려막기, 제3금융권에 고리 대출까지 손을 벌렸고 모든 빚을 확인하니 대략 2억 정도 되는 금액이 터진거죠.
그동안 아버지는 매달 생활비 고작 80만원을 주고 자신은 언제나 자유로운 영혼처럼 인생을 즐기며 살고 있었는데 빚투가 터져 알아보니 사실은 400만원 가까이의 월급을 받으면서 고작 집에는 80만원을 가져다 주었다는 거죠. 그러면서 그 돈으로 도박에 경마에... 거기다 여자까지 있는 것 같은 예감이...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저자의 현명한 대처로 개인 회생을 신청해 아버지 급여로 일을 하면서 부채를 상환할 수 있게 마무리를 겨우 했지만 엎친데 겹친격으로 그 문제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인생을 흔드는 일이 발생했으니 아버지가 간암에 걸렸다는 겁니다.

간암때문에 다시 아버지는 백수가 되었고 저자는 부대 생활과 병간호를 동시에 6개월 정도 이어가다 국외 군사 교육에 합격하게 좋은 일도 생겼지만, 병원을 퇴원한 아버지의 경마와 여기저기 돈을 빌리고 다는 행동, 그리고 아버지의 여자까지 나타나니 다시 한번 아들은 ' 사람은 어디까지 이기적일 수 있을까?' 라는 절망을 느끼게도 됩니다.
이후 2번의 뇌수술이후 가족 여행으로 거의 처음으로 아버지와 대화를 나눠본 아들은 철없고 자기만 안다고 생각했던 남자도 부모였고 스스로 알아서 잘해 온 자식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증오와 미음의 감정도 바로 사랑이였음을 깨닫게 되는데요.

이제 유일하게 남아 계신 엄마가 더 건강하게 사시길 바라는 마음뿐이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아서 엄마의 위암 소식이 들려오고 암 수술 한지 4년이 흐른후에는 '전두측두엽 치매'라는 유전적인 부분도 포함되어 있는 치매가 오게 되는데요.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부모라는 존재를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이라 여겼던 저자가 아버지를 보내고 이번에는 엄마가 아프시게 되고 자신도 어느새 결혼을 해서 어떤 역경과 좌절 속에서도 나를 행복하는 하는 유일한 존재인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 보니 자식에게 있어서 부모란, 부모에게 있어서 자식의 존재에 대해서 깨닫게 되는 것들을 저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들려줍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져 힘들어하게 될지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어머니와 지금부터 보낼 시간도 분명 더 지나고 나면 소중한 추억이고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실수를 했든 아파서 자식에게 신세를 지게 되든 변하지 않는 한가지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사랑하는 부모님이라는 것이다. - P222
저자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신 분들에게 숙제를 냅니다. 이제는 부모님께 사랑하는다는 마음을 진심으로 표현해라고 말이죠. ' 이 정도면 아시겠지?' 가 아니라 티 나게 많이 표현하라고 합니다.
부모님이 기다려 주실 줄 알았지만 현실의 시간은 그렇게 넉넉하지 못하니 더 늦기 전혀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고 후회의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더 짙어지니 저도 더 늦기전에 용기를 내어서 표현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로 인해 이 정도의 깊은 시련을 겪고도 자신이 먼저 마음을 문을 열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저자의 모습에 내 모습도 반성을 해 보면서 이 책을 더 늦기 전에 읽었음을 다행으로 생각하면서 주변에 추천을 해 주고 싶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