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집이 있다
지유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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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집이 있다

 그림에세이 / 지유라 / 메이트북스

아름다운 그림과 글로 집과 그 주인의 이야기를 담아내다.

 추억이 깃든 세상의 집들을 9년 동안

 나무에 그려운 지유라 화가의 따뜻하고 감동적인 그림 에세이

 - 책 표지 문구 중에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더 느낍니다. 똥집같은 집이라도 세상에서 내 집만큼 좋은 곳은 없다고 말이죠.

제가 아주 어릴적에 엄마는 자식이 4명이나 되는 우리형제들을 데리고 시골에서 이사나와 남의 집 셋방살이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집없는 사람의 설움을 얼마나 느꼈던것인지 몇년을 정말 알뜰하게 살림을 하셔서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쯤 조그마한 우리집을 마련을 했었는데요. 그때 엄마는 기어 들어가고 기어 들어오는 똥집 같은 집이라도 내 집이 최고라던 말씀을 자주 하시곤 하셨죠.

이 책은 제목이 저를 이끌었고 책 소개글을 보고서는 더 읽어보고 싶었던 책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9년 동안 그린 집 이야기를 엮은 책입니다. 저자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집을 떠나 강원랜드 홍보팀에서 12년 간을 디자이너로 근무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수십 년간 집을 떠나 디자이너로 활동을 하다가 어릴적 꿈인 화가가 되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고 그림을 그리고 취미로 나무 가구를 만들기 시작을 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어릴적 장래희망이였던 피카소같이 유명한 화가가 되지는 못했지만 나무에 집을 그리는 행복한 화가가 되었고 또 책도 출간을 하는 에세이 작가도 되셨네요.

책을 휘리릭 넘겨보면은 온통 추억어린 집 그림들이 가득합니다. 그리고 오른편인지 왼편인지 페이지에 저자가 풀어놓은 집과 얽힌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우리 집 / 친구네 집 / 길에서 만난 집 1 / 길에서 만난 집 2 / 봄에 만난 집 ... 이렇게 저자가 9년 동안 여행길에서 만난 집, 추억의 집, 친구네 집, 실존하는 집과 나의 상상으로 그려진 집 등 9년 동안 그린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먹고, 자고, 싸고, 쉬고.......

 집은 가장 자유롭고 가장 솔직한 나만의 공간이다.

 집은 휴식이 되고 안정이 되고, 즐거움이 된다.

 빠르게만 변하는 세상, 쫓기듯 살아온 나에게

 집은 쉬어가라, 자리를 내어준다.

 돌아갈 집이 있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 16

 

 

 

 

 

아니 나무 위에 어떻게 이런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저자가 설명을 해 주시지 않았다면 절대로 나무 위에 그린 집 그림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을 듯 합니다. 저자가 그린 그림과 함께 조곤조곤 들려주는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는 참으로 정겹습니다. 저는 1장의 우리집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고 저도 추억속으로 들어가서 어릴적에 우리집과 우리집 근처의 가게들 그리고 이모집, 친구들집 등 마구 추억속을 헤멨습니다, 이제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옛추억으로만 기억되는 동네 집들을 떠올리면서 시간이 참~~ 하며 그때를 그리워도 해 보았습니다. 어릴적보다 훨씬 넓은 공간과 편리해진 살림살이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좁은 공간에서 복작복작하면서 부대끼며 살아가던 그 시절이 왜 이리 그리울까요?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집들, 아련히 떠오르는 행복했던 시절, 저도 그시절 우리집도 한번 그려보고 싶어집니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의 냄새가 지연스레 베어있는 집 냄새, 발레리노를 꿈꾸던 청년이 사랑을 쫓아 평범한 샐러리맨이 되었다는 친구네 집을 그리면서 춤을 그리워하는 어른이 된 친구를 위해 발레리노의 집을 그려주신 작가님, 어릴 적부터 축구를 하다가 아버지의 뜻에 따라 디자인을 하는 친구 영수를 위해서는 영수네 집을 그리고 축구복을 담벼락에 걸어 둔 그림, 제주도 1년 살기를 하다가 3년째 살면서 디자이너라는 직업 대신 농부가 되어 농사를 짓고 있는 선배의 제주도 돌담집 등등 하나하나의 사연과 추억이 담겨 있는 친구네 집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실향민 이발사가 50년간 한곳에서 이발을 하셨고 이제는 이발사 할아버지가 되어 50년간 변한 없이 운영하고 있는 곳인 강화도 교동 이발관, 지리산 꽃집, 목포 파란대문 등등 길에서 만난 집들의 이야기도 정겹게 다가옵니다.

저자의 친구는 " 너는 빈민촌만 그리잖아" 라고 하셨다지만 제 눈에는 빈민촌이 전혀 아닌데요? 집과 얽힌 추억 이야기들이 너무 정겹고 그리움이 묻어나서 책 읽는 동안 행복했습니다. 저자 또한 유명하지는 않아도 집을 그리는 행복한 화가다 라고 자신을 말했던 것처럼 보는 사람들도 행복하게 만드는 집그림이였습니다. 재미있고 행복하게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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