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건너온 사람들 - 전쟁의 바다를 건너온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홍지흔 지음 / 책상통신 / 2019년 12월
평점 :

건너온 사람들
그래픽 노블 / 홍지흔 / 책상통신
전쟁의 바다를 건너온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우리는 어떻게 죽었고,
살아남았고,
태어났는가.
- 책 표지 문구 인용 -
요즘 젊은세대들은 전쟁의 참혹성이나 공산정권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고 엄마는 늘 말씀을 하십니다. 왜냐하면은 저희 엄마는 6.25 전쟁을 직접 겪으신 세대이기때문인데요. 외할아머지는 독립운동가셨고 독립운동을 하다가 돌아가셨으며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났던 때는 저희 엄마가 10살무렵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독립운동으로 남편을 잃고 어린 여자아이 여럿을 데리고 외할머니는 부산으로 피난을 오셨다고 하는데요. 지금 생각을 해보면 남편도 없이 어린 자식들을 여럿을 데리고 떠난 피난길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엄마는 간혹 말씀을 하십니다, 이북 피난민은 아니였지만 부산으로 오는 피난길이 너무나 힘들고 무서웠다고 말이죠.
포탄이 떨어지면은 길옆 숲으로 피해 흩어지고 밤이면은 집에서 가지고 온 조그마한 된장단지와 고추장단지를 열어 찌개를 끓여서 밥을 먹을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외할머니가 아주 현명했었다고 말이죠. 너희는 모른다~ 그 피난길을~~ 하시면서 말씀을 하시는 것을 그저 빙그에 웃으면서 들어주는 것이 다였는데 이 책을 보니 정말 생생하게 실감이 났습니다.
이 책은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 중 남측의 국군과 연합군이 함경남도의 항구도시 홍남에서 후퇴하는 과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그래픽노블입니다. 저자는 엄마의 가족들의 피난길의 이야기를 저처럼 전해 들으며 그 당시의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그 틈애에서 어떻게 죽었고, 살아남고, 또 태어났는지를 생생하게 들려줍니다.
옛날에는 아이들도 참 많이도 낳은 것 같습니다, 무려 8남매를 이끌고 그리고 이웃집의 아이까지 ( 또래보다 키가 커서 학도병에 끌려갈까봐 피난길에 함께 데려다 달라고 부탁받은) 아침도 못 먹고 황급히 집을 떠나던 그 을씨년스러운 겨울 아침의 모습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렇게 떠난 피난길에서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삼 개울. 길어야 삼 개월이면 끝날 거라고 모두들 생각을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서 내 집을 손보고 농사를 지으면서 이전처럼 살아갈 줄 알았겠지요? 그런데 그렇게 떠난 길이 70년이 지났으니...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라고 합니다. 하나의 나라가 둘로 나뉘어 싸우고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었는지 이번 기회에 전쟁을 전혀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피난길에 인파에 휩쓸려 부모와 떨어진 고아들은 넘쳐났다고 하지요. 책속의 가족들에게도 몇번의 고비가 있었습니다.
두 아이가 무리에서 떨어져서 엄마와 아빠가 찾아 헤메이기도 하고 이번에는 아빠가 어떤 무리에 끌여가 버리기도 하는 등 10명의 가족들은 몇번의 고비를 넘겨서 항구도시 홍남에 도착을 하고 미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결국은 타게 됩니다.
얼마나 조마조마하게 보았고 안도를 했었던지요.
피난길에 추외와 배고픔에 잠을 못 이루는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말합니다. 슬프고 걱정이 많이도 일단 잠을 자야 한다고요.
혹시라도... 만약에 , 아주 만약에 너희가 엄마 아버지 없이 혼자 되는 날이 오고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날이 와도 저녁이 되면은 잘 자리를 찾아서 눈을 붙여야 한다고요. 그런 말을 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요?
후퇴하는 국군과 연합권이 십만 명 남쪽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 모여든 북한 주민이 구만여 명 혹은 그 이상..(P50)
생명의 배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원래 군수물자를 나르는 해운 회사 소유의 화물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원 60명, 선창을 비워도 2천명이 최대였던 그 배가 북한의 주민을 구할려도 거기에 뛰어든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다시 생각해도 감사한 일인것 같아요.
최대 2천명인 그 배에 무려 만 사천여 명이 탔었고 남으로 내려오는 사흘 동안 아무도 죽지 않았고 , 5명의 건강한 아기가 태어났다는 글에서 울컥하더라구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네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이해서 전쟁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자녀들과 함께 이 책을 같이 보면서 한국전쟁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