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불
다카하시 히로키 지음, 손정임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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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불

다카하시 히로키 / 159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1927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업적을 기려 제정된 아쿠타가와상은 일본 순수문학계 최고 권위의 신인상이라고 합니다. 저는 잘 모르는 문학상인데 이 책 [ 배웅불 [이 제159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간단하게 책소개글을 볼때 학교의 폭력이나 따돌림 문제인것 같은데, 다카하시 히로키는 어떻게 그려내었길래 그 유명한 문학상을 받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 조각배는 배가 되고, 등롱은 돛이 됐어.

불길함을 태워서, 마을 밖으로 흘려보내는 거야."

- 책 표지문구 -



종합상사에 다니는 아버지가 전근을 자주 다녀서, 아유무네 가족은 일본 열도를 북상하듯이 여러 번 이사를 다녀야했습니다.

그리고 도쿄에서 1년 반을 살다가 이제는 한참 북쪽 지방인 히라카와에서 근무하게 된 아버지를 따라 가족 모두 산골마을인 이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죠. 올해 중3이 된 아유무는 새학기에 맞추어 전학을 오게 되면서 ​내년에 폐교가 되는 이 학교에서 중3학년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교실에는 남학생 6명, 여학생 6명이 전부였고 이 16명이 이 중학교에서 재학중인 3학년 전체이기도 한 학급입니다.

이사와 전학이 익숙한 아유무는 비교적 쉽게 상황에 익숙해지고 학급에 잘 어울리면서 작은 무리에 끼어들어 나름 조용히 학교생활을 했었는데요. 이 학급에서도 새로운 생활에서의 기대감을 가지고 개학첫날을 보내면서 여러번의 전학에서 감으로 학급의 권력관계를 빨리 터득했고 아키라가 학급의 중심인물임을 파악하게 됩니다.

둘째날 아키라가 과거에 일어긴 폭행사건을 알게 되어서 놀랐고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에는 호신용이라는 명목아래 아웃도어매장에서 칼을 훔치는 일에 구경꾼으로 관여하면서 아유무는 학급에 녹아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6명의 남학생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면서 이 무리에선 아키라가 중심인물이고, ' 참새잡기' (화투 패를 사용한 게임)를 통해 장난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을 하고, 언제나 지는 미노루를 괴롭힘을 당하게 됩니다.

​그런 참새잡기를 할때면 아키라한테서 일종의 흥분이 느껴졌고 미노루에게 폭력을 휘두름으로써 아키라는 쾌감을 얻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어느 학교에서나 그런 아이들은 있기마련이였고, 아키라와 거리를 두고 싶어도 남학생이 단 6명 밖에 없는 현실에서 싫든좋든 아키라와 행동을 같이 해야만 하죠. 거기다  아키라가 회장으로 뽑히고 아유무가 부회장이 되면서 더 그렇게 됩니다.

도둑질에서 생물 준비실에서의 황산훔치기, 투명인간놀이, 저승님놀이 등등 놀이의 강도는 점점 세지며 위험한 수준에까지 이르러는데 책을 읽는 제가 다 조마조마하더라구요.

 아이들의 단순한 장난 수준의 놀이를 벗어나 그 수위가 높아지니 이게 아이들 장난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다 여름 방학이 되자 지역축제인 네부타 축제를 보러 가게 되고 그곳에서 학교 선배 무리를 만나 선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이어진다는 이상한 놀이가 시작되면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벌어지는데...


​이야기는 상당히 서정적으로 진행이 되는 것 같아요,, 어느 시골마을의 한 작은 학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인데 시골이다보니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과 숨 막힐 듯한 풍경 묘사가 책 읽는 즐거움을 줍니다.

 6명 밖에 안되는 15살의 소년들의 모습은 개구지고 호기심많고 말썽도 부리고 이런 모습조차 정겹기만 한데요,, 그러다가 벌어지는 폭력이나 왕따나 위험한 장난질이 튀어나올 때마다 깜짝깜작 놀라게 되네요. 아유무는 자신은 폭력에 가담하지 않았고, 비웃지도 않았기 때문에 나는 아무 잘못이 없어~~ 하는 생각이지만 그런 폭력을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가만히 구경만 하는 방관자의 모습이 어쩌면 제일 얄밉고 화가 났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은 시골마을의 폐쇄적인 공간에서 방관자적 행동을 취했던 아유무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잘 전달되는 것 같아요.

학교 내의 권력관계, 전통적으로 이어진다는 이상한 폭력놀이, 제도 속의 금기 를 보면서 우리는 앞으로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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