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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동자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 - 첫사랑 ㅣ 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
강신애 외 48인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7월
평점 :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세상의 모든 것들
그 앞에 서면 다시 첫, 사랑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시집을 펼쳤습니다.
중학생땐 가방안에 항상 시집 한권을 넣어서 다녔으며 돌이켜보면 시를 가장 많이 읽었던 것도 중학생 시절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빡빡한 학교공부에 시를 읽을 시간도 없었고 그렇게 시를 잊어버리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독서편식으로 주로 재미위주의 소설을 읽고 있지만 이 시집은 제목때문에 읽어보고 싶었고 저로 하여금 예전 그 추억속으로 이끌었던 그런 시집입니다.
[ 너의 눈동자엔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 ]라니~~~ 제목부터 캬~~~ 저를 감성적으로 이끄네요.
이 시집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49인이 ‘첫사랑’을 테마로 쓴 신작 시 49편을 엮은 시집입니다.
나무옆의자 출판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49명에게 첫사랑을 주제로 신작 시를 청탁을 했고 그렇게 첫사랑 테마로 쓴 시들이 한권의 시집을 완성을 했네요 .
첫사랑하면은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떠올릴 수 있는 말들이겠지만... 그래서 책을 읽기전에 어떤 시들로 가득차 있을지 기대를 했는데,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무게있는 첫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50년전의 첫사랑이야기나 지금은 기억에서 가물가물하지만 영원의 한 조각으로 남아 있는 기억들을 그들만의 시어와 색채로 들려줍니다. 또 간간히 시와 함께 수록된 삽화들도 시선을 끄는데 이 삽화들으 이담 서숙휘 화백의 열여덞 점의 그림들이라고 하네요,,
이 수묵화들이 글의 깊이를 더 해주는 것 같아요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 1부. 무국적 바람 >에서는 첫사랑의 첫감정 설렘, 그 끝간데 없는 설레임의 시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랑인 줄도 모르고 사랑을 하고 얼굴에 발그레해지면서 온몸이 오그라들 것 같은 첫사랑의 마음들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특히 인상 깊게 남은 시는 < 봄밤, 첫사람 - 유현아 > 시였는데요. 50년 전의 소년과 소녀의 첫사랑 이야기를 듣고 지었다는 시는 시속에서 많은 것들이 느껴졌습니다. 너무나 어려웠던 그 시절 사는 것이 죽기보다 어려웠던 한 소녀가 공장에서 만난 열아홉 소년에게 마음을 품고 말을 걸기까지 5년이 걸렸다는 이 시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아련하고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 2부. 첫눈의 소실점 > 에서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첫라랑과의 이별, 아픔, 그리움과 후회가 담근 시들이 있습니다.
< 이젠 잊기로 해요 - 백인덕 > 시인의 글이 가장 기억속에 남습니다. 궁금하신 분들 꼭 찾아서 읽어보실 바래요
<3부. 봄의 제전 >은 첫사랑, 첫사랑은 잊었는데 이제는 무덤덤해진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떠올려보면 아직도 내 첫사랑은 나를 설레게 하고 가슴 뛰게 만드는 구나하는 그런 첫사랑에 대한 기억들에 관한 이야기이고 또 아픔으로 남은 기억들에 대한 시도 있습니다. 3부에서 저는 < 사월 - 윤진화 >이라는 시가 가장 깊게 남네요 .
시를 읽으면서 더 시선을 끌었던 페이지는 시인들이 이 시를 짓게 된 배경이라고 할까? < 시작 메모 >라는 것이 있는데 이 글을 읽는 것이 참 신선하고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첫사랑은 연두였고, 봄이였고, 파르르 파르르 온몸을 오그리는 꽃이였다. - P21
첫사랑은 그것이 다 지난 후에 비로소 미완성인 채로 완성되는 것이다 - 이승희 P37
첫사랑은 힘이 세다. 과거이면서도 영원한 현재이다. - 이규리 P 125
시작 메모 중에서도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있었던 장석남시인의 메모가 강렬한 느낌으로 자리했습니다.
첫사랑은 없습니다. 모든 지나간 사랑이 첫사랑이고 아직 오지 않은 사랑도 첫사랑일 것입니다.
초여름의 오전 빛이 첫사랑이고 그 볕의 그늘에 앉은 나는 문득 새소리로 오는 첫사랑의 먼 그림자를 내다봅니다. 눈 부십니다.
사랑은 결국 비극이지만 인생 모두보다는 덜한 비극입니다. 봄이 오듯 첫사랑이 오고 가고 또 올 겁니다.
- 장석남 시인 P 126
첫사랑 하면은 벌써 아득한 옛일쯤으로 자리했는데 이 시집을 읽으면서 나의 그 아득했던 첫사랑을 다시 한번 떠 올려보고 그때의 그 설렘도 두근거림도 참 모든 것이 아름다웠지~~ 하면서 추억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