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책
안나 마촐라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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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색을 유지하며 부패하지 않는 기이한 시체들. 과연 소문일 뿐일까. 

교황의 명에 따라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던 스테파노는 진실 앞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모든 증인들은 입을 다물고, 독약 제조법이 담긴 비밀의 책은 사라졌다.

비밀의 책은 어디에 숨겨져 있으며 '지롤라마'는 학대받는 여성들의 구원자였을까

아니면 그녀들을 대신한 심판자였을까.


아내를 학대한 남자들과 남편을 독살한 여자들의 승부가 짜릿하게 펼쳐진다. 무색무취의 치명적인 독 '아쿠아'는 그녀들에게는 해방의 창구였을지도 모른다. 17세기 로마를 뒤흔든 독살 스캔들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소설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였다. 내가 받은 짧은 티저북이 끝이 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여기서 끝나다니.. 빨리 전체 이야기를 읽고 싶어졌다. 고딕스릴러는 익숙지 않은 장르지만 등장인물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이야기에 몰두할 수 있었다.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건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범죄이지만 시대적 배경에 따른 약자의 저항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모순적인 상황 속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했을까. 출세를 갈망하는 젊은 판사 스테파노와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을 제거할 수 있는 비법을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지롤라마의 승부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 궁금하다. 


#티저북 #비밀의책 #안나마촐라 #인플루엔셜 #고딕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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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사회 - 손익계산이 되어버린 인간관계, 연결 불가능성의 시대에 관한 탐구
이승연 지음 / 어크로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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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다면서도 스스로 외로움을 자처한다. 관계의 피로감에 지쳐 타인과 거리를 두고 스스로의 감정을 보호하려 한다. 관계 속으로 들어가기보다는 자발적 고립을 선택한다. 모두 지금의 내 모습이다. 직장 생활을 통해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끼고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걸 새삼 깨달으면서 내가 선택한 삶이다. '손절'이라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현실에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손절이 해방과 치유의 언어가 되는 흐름을 경계하는 저자의 주장 때문이다. 


저자는 사회의 다양한 현상과 유행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인간관계를 다시 바라본다. 저자의 이야기 중 가장 먼저 공감을 한 건 '무해함'에 대한 부분이다. 무해함을 추구하는 문화, 무해함을 내세우는 마케팅 등 자신의 감정적 항상성을 침범하지 않고 편하고 즐겁게만 하는 무언가에 대한 갈망을 소개한다. 


요즘 내가 즐겨 읽고 보는 콘텐츠의 대부분도 무해함이 선택의 제1 순위이다. 가급적 갈등과 시련이 없고 읽는 동안 감정적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는 새에 무해함에 길들여졌다. 책임감의 무게, 상실의 두려움 등으로 인해 현실이 아닌 세계에서라도 무탈한 삶을 바라는 마음에 그럴 것이다.  


또한 셀프케어 현상이 두드러진 이유도 공감할 수 있었다. 스펙 쌓기 위주로 자기 관리를 하던 과거와 달리 자신을 돌보는 것을 강조하는 '자기 관리', 즉 자기 돌봄 문화에 대한 두드러진 현상이 이해된다.  갑자기 가족을 돌보고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 보니 나를 돌본다는 건 잊고 지내게 된다. 번아웃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제시되는 셀프케어는 나를 위한 선물로 포장되어 외로움의 대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는 타인을 자신의 정신 건강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보는 사회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나 역시 이러한 현상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저자가 보여주는 손절사회의 대부분의 현상에는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 현상이 유독 젊은 여성들에게서 두드러진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관계의 자발적 단절, 무해함을 추구하는 마음, 심리적 프로필에 대한 맹신, AI와 사주팔자 유행 등은 40대인 나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절사회의 등장은 어느 특정 세대에서 나타나기보다는 외로움을 느끼는 이들에게서 보이는 흐름이 아닐까. 결국 문제는 우리가 감당하는 외로움의 방식일지도 모른다.


#도서제공 #도서리뷰 #서평 #손절사회 #이승연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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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금 대신 보석을 산다 - 취향과 안목이 부가 되는 희소성의 경제학
윤성원 지음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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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주에 금을 지니고 있으면 좋은 기운이 들어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부터 금에 대한 애착이 생겨난 것 같다. 작은 금 조각을 지갑에 넣고 다니기도 하고 친구들 생일로 작은 금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런 내 세상이 조금은 달라졌다. 보석은 그저 예쁜 것이라고만 여겼는데 보석이 자산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점차 짙어졌다. 금은 표준화된 가치이지만 보석은 해석과 안목이 개입되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였다.


보석감정사인 저자는 '취향과 안목'이 부가 되는 새로운 세상을 알려주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다채로운 보석의 세계가 내 관심을 사로잡았다. 시간과 안목이 만드는 자산인 보석. 보석의 역사부터 앞으로의 트렌드까지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보석 이야기는 자산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며 새로운 가능성을 던져준다.


저자는 보석 경매의 현장을 보여주고 역사 속에서 보석의 가치가 변해온 과정을 설명한다.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에 이르기까지 달라지고 있는 주얼리 시장의 트렌드를 보여준다. 그리고 보석 입문자들을 위한 구매 상식, 각자의 예산에 맞는 구매 전략, 상속과 증여에 대한 이야기까지 상세하게 풀어내며 매혹적인 부의 가치를 제시한다.


책장을 넘기다 피아제의 사파이어 귀걸이에 시선이 멈췄다. 깊고 선명한 블루 컬러의 사파이어와 마퀴스 컷 다이아몬드 장식이 함께 한 귀걸이는 보는 순간 가지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다. 물론 이번 생애에 이 보석을 가질 수는 없을 테니 눈으로 실컷 보며 보석의 세계에 점점 빠져들었다.


보석은 늘 권력과 함께했고 보석의 가치는 시대마다 달라졌다. 그리고 보석을 바라보는 내 시선도 달라졌다. 저자는 보석 구매에 대한 정답 경로가 없으니 안전한 곳에서 시작하여 경험을 쌓으며 보석 자체를 보는 눈을 키우라 조언한다. 금에 머물던 내 관심은 '보는 눈'이 자산이 되는 보석으로 옮겨갔다. 화려하고 예쁘게 세공된 보석은 구입하지 않더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도서제공 #도서리뷰 #서평 #나는금대신보석을산다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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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식사 혁명 - 먹어서 병을 예방하는 아주 작은 식습관의 힘
하마야 리쿠타 지음, 오시연 옮김, 김민지 감수, 김혜민 감수도움 / 부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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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식습관을 제대로 확립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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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식사 혁명 - 먹어서 병을 예방하는 아주 작은 식습관의 힘
하마야 리쿠타 지음, 오시연 옮김, 김민지 감수, 김혜민 감수도움 / 부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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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에서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을 한다는 안내를 보고 간단한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참담했다. 나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식습관 정리하기였다. 딱 1년 전에 10kg 감량하고 건강해졌다고 자신했는데 어느새 내 몸은 점점 나쁜 쪽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번 기회에 보건소 관리를 받으며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 습관 전반을 바꿔보기로 했다.


식습관 개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이 책에 만나게 되었다. '먹어서 병을 예방하는 아주 작은 식습관의 힘'이라는 부제가 나에게 용기를 준다. 하버드 출신의 예방의학 전문가인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즐겁게 식사를 지속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20대 시절 부실한 식습관의 소유자였던 저자는 극단적인 방법이나 목표가 아니라 지금 각자가 하고 있는 식사를 조금씩 수정하면서 식사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라 말한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좋은 식사법을 알고 있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의지가 아닌 환경의 문제라고 한다. 그 환경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절로 공감이 된다. 심지어 어린 시절의 경험, 가계의 역사까지 각자의 식습관과 체형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 위로가 된다. 식단에 대한 강박을 없애고 가성비를 챙기며 제대로 먹는 시스템을 만들라는 말에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저절로 머릿속에 떠오른다.


책에서는 화려한 색감의 샐러드나 유기농 식재료가 건강한 식사의 전부는 아니며 즉석밥이나 냉동 반찬을 잘 활용하면 가성비 좋은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다고 전한다. 매끼를 직접 해먹어야 하는 부담감이 한결 덜어졌다. 평소 먹는 식재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제안이 반갑기만 하다. 또한 식사 대신 영양제로 대신하려던 습관도 이번 기회에 재정비할 수 있었다. 


건강한 식단을 실천한지 2주가 지났고 객관적인 혈액 수치가 많이 개선되었다. 혈당 스파이크도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매일 밤 더부룩하던 뱃속도 편안해졌다. 평소 먹던 식단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채소와 단백질을 좀 더 먹고 탄수화물을 줄였다. 즉석밥과 참치캔을 활용하고 식사 준비를 위해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였을 뿐이다.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식습관을 바꿔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도서제공 #도서리뷰 #하버드식사혁명 #하마야리쿠타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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