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오염의 시대 - 28년 차 환경정책 전문가가 진단한 오염의 과학
정선화 지음 / 푸른숲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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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물건을 하나 사도 예전처럼 무심코 집어 들지 않는다. 겉으로는 깨끗하고 편리해 보여 고른 제품인데 오래 쓸 수 있는지, 자주 닿아도 괜찮은지 등을 생각하게 된다. 과거 오염이 매연과 폐수로 대표되었다면 현재의 오염은 포장재와 생활용품과 같이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있는 모든 것들에 스며들어 있다. 보이지 않기에 무심하게 되고 익숙하기 때문에 문제로 인식하지도 못한다. 


28년간 환경 리스크 전문가로 공직에 있는 저자는 일상을 포위하고 있는 오염에 대한 경고를 보낸다. 단순히 환경 오염에 대한 일반론이 아니라 오늘날 오염이 얼마나 미세하고 광범위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설명한다.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산업을 더 효율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각종 화학물질이 개발되었고, 이 물질들은 오랜 시간 축적되면서 복합적인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된 납, 프레온, DDT와 같은 물질은 한때 '인류의 기적'이라 불렸다. 하지만 기적은 어느샌가 공포의 주범이 되었고 생태계와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되었다. 저자는 대오염의 시대에  어떤 물질은 오랫동안 안전한 것처럼 유통되었는지, 왜 위험은 뒤늦게 확인되는지, 왜 규제는 늘 한발 늦는지, 그리고 왜 개인이 조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지를 차분하게 설명한다. 불안을 강조하기보다는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게 된 구조를 함께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런 위기에도 희망은 보인다. 과학자들의 집단 지성은 과학으로 과학의 한계를 극복하여 애쓰고 있다. 20세기 들어 환경오염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녹색화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났다. 산업계와 과학계는 촉매 기술을 발달시켜 오염 문제를 타파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책은 편리함에 감춰진 희생을 상기시킨다. 


기후 위기나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면서 개인적으로도 힘을 보태려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실천을 덜 쓰고, 잘 분리배출하며, 가급적 친환경 제품을 고르는 것이다. 깨끗해 보인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고, 효율적이라고 해서 무해한 것도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일상의 구조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거대한 재난 대신 평범한 일상에 대한 문제 제기는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가 마주해야 하는 현실을 일깨워 준다. 


#도서제공 #도서리뷰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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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살아있는 생각 라 클래시크 시리즈
헨리 데이비드 소로.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김은영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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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월든>이 떠오른다. 안타까운 건 아직도 월든을 완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마음이 심란할 때나 평온함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월든>을 펼치지만 소로 철학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이 궁금했다. 소로 철학의 세계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기꺼이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소로의 대표작 <월든>과 <시민의 불복종>을 포함하여 그가 남긴 20여 권의 기록 중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하며 절실한 문장을 엄선하여 담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경쟁하며 치열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결국 사람은 무엇으로 자신의 삶을 지탱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건네준다.


이 책을 통해 마주하게 된 소로는 단순히 자연을 사랑한 사상가가 아니다. 자신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려는 태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보편적인 기준을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향을 따라간다.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과도 닮아 있다. 각자의 고유한 기준을 세우고 책임을 지려는 태도가 바로 현대인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유효한 질문처럼 느껴진다.

 

책에 담긴 문장들을 읽으며 '단순하게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다.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단순하게 사는 건 여전히 어렵다. 욕심을 줄여야 하고 타인과 비교하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지금 내가 바라는 건 꼭 필요한 것을 분별하고 내 삶을 조금 더 내 의지로 꾸려가는 힘을 갖는 것이다. 소로의 문장을 읽으며 삶을 단순하게 바라보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소로의 문장들은 섣불리 위로하지 않는다. 내가 선택한 삶인지, 단순히 흐름에 떠밀려 오게 된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담담하고 단단한 문장들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내 삶의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생각할 시간을 만들어준다. 따라서 이 책은 여러 번 읽기를 권한다. 한 문장씩 천천히 읽고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펼쳐보면 좋을 것 같다. 인생의 어느 순간이든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순간에 소로의 문장들은 더 깊게 다가올 것이다. 


#도서제공 #도서리뷰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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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맨 - 뉴욕의 컨설턴트에서 시골 우체부로, 길 위에서 찾은 인생의 진짜 목적지
스티븐 스타링 그랜트 지음, 정혜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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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잘나가는 컨설턴트였던 남자가 팬데믹으로 하루아침에 해고되어 시골 우체부로서 180도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중년의 나이에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 그의 파란만장 일상은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내게 커다란 자극이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암 투병 중인 그에게 건강보험이 절실했고 커리어보다는 생계를 위한 일자리를 반드시 찾아야만 했다. 광활한 산골에서 그가 하게 된 일은 집배원이었다. 팬데믹 시기에 급격하게 증가한 물량은 소도시 블랙스버그에서도 우정국을 바쁘게 만들었다.


밝은 조명과 깨끗한 사무 공간에서 일하던 그가 칠흑같이 어둠 속에서 총을 든 고객과 만나거나 빈집 우편함 속에 있는 말벌 집을 건드렸던 에피소드는 초보 집배원의 치열한 투쟁의 한 장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점차 자신의 일에 익숙하게 되고 동료들과도 유대감을 쌓아간다.


메일맨으로 거듭나는 한 남자의 삶에서 동질감을 느낀다. 자신의 쓸모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프리랜서의 삶,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할 중년의 나이 등이 겹치면서 그동안 생각만 해봤던 새로운 도전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삶의 막다른 곳에서 좌절하지 않고 버텨내는 용기. 서툰 시절을 지나 정직한 노동의 시간을 마주하는 그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누가 보든 말든 남의 잔디밭에 주저앉아 울다가 문득 깨달았다. 결국 내가 버텨내리라는 것을.

p. 167


#메일맨 #에세이추천 #웅진지식하우스 #가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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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 - 인간의 비합리성을 밝혀낸 행동경제학, 그 시작과 완성
리처드 탈러.알렉스 이마스 지음, 임경은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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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시대에 시장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으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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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역번역 연습 노트
서지원 편역 / 모노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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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진심이 되면서 잠시 미뤄뒀던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10년 만에 방통대 일본학과에 재입학하면서 일본어 학습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지만 현실의 삶과 병행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았다. 강의를 듣지만 대부분 혼자 하는 공부이다 보니 내 공부법에 늘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고수의 공부법이 궁금해졌다.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약 중인 저자는 문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일본어 학습법을 제시했다. 일본어 원문을 한국어로 번역한 후 그 번역문을 다시 일본어로 번역하는 방법이다. 역번역의 개념을 이해하고 매일 꾸준히 한다면 제자리에 머물러 있던 일본어 실력이 한층 오를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저자가 선택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읽고 번역하고 다시 역번역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일본어 글에 익숙해지고 어휘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이 책의 여러 장점 중 지금 내게 가장 와닿는 것은 꾸준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챕터의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부담 없이 연습할 수 있다. 


처음 일본어를 접했을 때 한글 자막이 있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반복해서 시청했다. 일본어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부터는 자막 없이 보면서 언어에 차츰 익숙해졌다. 그렇게 귀가 뚫렸다면 읽기와 쓰기는 이 책을 통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어를 학습할 때 암기 위주의 공부 방식은 금방 지치고 흥미를 잃게 만든다. 연초에 마음먹고 '외국어 완전 정복'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만 한 달이 지나기 전에 뒷전으로 미루어둔다. 하지만 문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한다면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일본어 실력을 한 단계 더 높이고 싶거나, 자연스러운 원어민 표현을 익히고 싶다면 고수의 공부법을 따라 해보자. 이 책의 마지막 챕터까지 꾸준히 역번역 연습을 한다면 한층 더 자신 있게 일본어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도서제공 #도서리뷰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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