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프레더릭 레이턴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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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인간관계에 힘들어했으며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 경제적 결핍감

으로 매일이 지겹게 느껴지고 있을 때였다. 그림을 통해 심리적 문제점을 진단하고

적절한 해법을 제시하는 책을 읽었고 지금까지 그림이 가진 치유의 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작가에 대해서도 화풍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내가 보는 그 순간 느껴지는 기분에 집중할 뿐이다.

이 책은 명화 보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삶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준다.

미술치료계의 최고 권위자인 저자는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 관계, 돈, 시간, 자신이라는

키워드에 맞게 미술치료 현장에서 효과가 입증된 명화들을 엄선하여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최상의 리듬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은 처음부터 봐도 좋고 원하는 키워드부터 펼쳐 봐도 좋다.

책장을 넘기며 그림을 하나하나 보던 중 뭉크의 <태양>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뭉크라고 하면 어둡고 음침한 색으로 표현된 <절규>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데

정반대되는 밝고 환한 느낌의 <태양>은 한낮의 태양빛이 바다 건너 멀리까지

뻗어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그림을 보고 있으니 미래를 향한 희망과 행복이 연상된다.

저자는 미워하는 사람이 있을 때 이 그림을 보라고 권한다.

특별히 미워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내 안에는 내가 모르는 분노와 미움과 있었나 보다.

아니면 오랜 시간 쌓인 분노가 있었을 수도 있다. 말없이 보기만 했는데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만 같다. 한창 일을 하던 중에 잠시 멈추고 이 책을 펼쳤다.

그림을 보는 동안은 일도 걱정도 잊을 수 있었다. 매일 마감에 쫓기며 정신없이 지나쳐온

일상에 온전한 휴식을 안겨준다.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림에 대한 느낌도 다를 것이다.

그림이 주는 놀라운 힘을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는 생각, 너무 잘하려는 강박관념이 우리를 힘들게 할 때도 있습니다.

p.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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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끝
미나토 가나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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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가 전하는 이야기의 끝에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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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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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실존했던 과학자들이 등장하지만 소설적 허구를 장치로서 도입한 논픽션 소설이다.

읽으면서도 어디까지 소설이고 어디까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경계가 재미있었다.

작가는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학자들을 등장시켜

우리가 알 수 없었던 깨달음의 순간을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다.

유럽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킨 안료 프러시안블루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사용된 독가스로 이어져 1차 대전에서 독일의 독가스 공격을 주도한

화학자의 어이없는 두려움으로 끝이 난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발표한 일반상대성 방정식에 관한 최초의 정확한 해를 찾아낸 물리학자 슈바르츠실트의 편지를 받게 된다.

총 5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으며 항성의 질량과 블랙홀의 존재가 등장하는 장면부터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과학과 관련한 치열한 논쟁이 펼쳐진다.

등장 인물과 그들의 업적, 역사적 사실 등은 작가의 치밀한 자료 조사에 기반하여

이야기의 토대가 되었고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지적인 소설로 탄생하게 된다.

솔직히 <프러시안블루>에 관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의 지적 욕망과 치열한 논쟁은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자꾸만 끌어당겼다.

평소 관심이 있던 분야이거나 과학자들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분명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이들의 끝없는 탐구욕을

문학적 장치를 통해 사실과 허구 사이의 절묘한 경계를 채워 넣은 독특한 장르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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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의 그림책입니다 - 번역가 황진희의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여행 소소 그림책에세이 시리즈 2
황진희 지음 / 호호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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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소소한 일상을 지키는 것이 평화로구나, 마음에 와닿았다.

p. 76

그림책을 통해 소통하고 세상을 여는 황진희 작가의 지난 여정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그녀는 그림책을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낯선 일본 땅에서 아이를 키우던 그녀의 삶에 그림책이 들어오면서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그 삶은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은 아이들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그림책을 만나면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평범한 일상에 활력과 용기를 불러일으켜준 그림책은 어른이나 아이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가질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 준다.

우연히 만난 그림책이 책읽어주기 운동으로 이어지고 한중일 작가들과 출판사의

연결 통로가 되었고 일본살이의 경험 덕분에 일본 작가의 작품을

우리나라에 소개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림책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어른이 되어서

그림책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작가는 그림책을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직접 보게 되다면 그림책의 매력을 알 수 있을까.

짧은 글과 색색의 그림을 통해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지만

그 속에 담긴 비유와 상징을 풀어가는 일이 어린 시절만큼 순수하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

그럼에도 호기심이 생긴다. 어른이 된 나는 그림책에서 어떤 세상을 발견할 수 있을까.

우연히 시작된 일이 어느새 평생을 하고 싶은 일이 되었다는 작가의 고백이 부럽다.

활자에 익숙해져 있기에 그림책의 세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지만

온전히 나를 이해하고 내 안의 생각을 들여다보기 위해 그림책에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

프리랜서는 언제 일이 끊어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의 세계이고, 내 경력을 오롯이 혼자서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하지만 혼자이기 때문에 누구를 탓하지 않고 오로지 나의 힘으로 걸어갈 수 있다.

p. 86-87

'괜찮다'라는 말은 우리에게도 세상의 모든 괴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반창고이자 내 존재에 대한 가장 강력한 응원의 말이다.

p.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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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 - 외롭지 않은 혼자였거나 함께여도 외로웠던 순간들의 기록
장마음 지음, 원예진 사진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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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번잡하고 시끄러운 것보다는 고요하고 고독한 순간이 좋다.

하지만 그러다 문득 외로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두 감정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좁혀야 할지

가끔은 혼란스럽다. 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할 때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 같은 책을 만났다.

마음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나면 다시 줍기가 어렵습니다. 그저 두둥실 떠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죠. 마음이 너무 뜨겁거나 혹은 너무 차가워서 그런가 봅니다.

p. 21

우울과 불안이 오고 가는 혼돈의 시간을 견디면서 어느 순간 내 마음에 병이 생겼다.

몸이 너무 아파 병원을 갔을 때 의사는 마음의 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그 순간 외로움이 밀려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 순간이 떠올랐다. 외롭다는 감정이 지독하게 밀려든 그날이.

그 감정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작가의 다정한 글에 잠시 책을 내려놓는다.

무심하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문장에 마음이 놓이는 건 이른 아침 감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이렇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는 모든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린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지만

갑자기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곳에서 좋은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

p. 65

작가는 말한다. '기꺼이 혼자일 수 있다면 언제나 함께일 수 있다'라고..

같이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 나는 혼자여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젊은 작가가 마주한 세상을 나는 이미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매 순간이 아쉽다.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분명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기에 마음속에는 늘 아쉬움과 후회가 켜켜이 쌓여있다.

그렇게 쌓인 아쉬움과 후회는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사람은 생각보다 별거 없고 다들 각자만의 특별한 사연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거기서 거기다. 환상이랄지 신비로움이랄지 하는 것들은

그 사실을 얼마나 잘 숨기느냐에서 나오는 것일 뿐이다.

p. 152

그녀의 글에서 자꾸만 옛 기억이 떠오른다.

스쳐 지나간 계절들과 한때는 사랑을 꿈꿨던 젊은 내 모습이.

이만큼 살아오면서도 어떻게 사는 게 정답인지 여전히 나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작가는 이미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론을 내렸다.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아직 다 자라지 못한 마음이 한 뼘 더 자라서 나를 온전히 믿을 수 있을 때

혼자와 같이 사이의 적절한 간격을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감성어린 글을 통해 낯익은 일상의 감정을 마주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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