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어서 - 외롭지 않은 혼자였거나 함께여도 외로웠던 순간들의 기록
장마음 지음, 원예진 사진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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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번잡하고 시끄러운 것보다는 고요하고 고독한 순간이 좋다.

하지만 그러다 문득 외로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두 감정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좁혀야 할지

가끔은 혼란스럽다. 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할 때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 같은 책을 만났다.

마음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나면 다시 줍기가 어렵습니다. 그저 두둥실 떠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하죠. 마음이 너무 뜨겁거나 혹은 너무 차가워서 그런가 봅니다.

p. 21

우울과 불안이 오고 가는 혼돈의 시간을 견디면서 어느 순간 내 마음에 병이 생겼다.

몸이 너무 아파 병원을 갔을 때 의사는 마음의 병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혼자라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그 순간 외로움이 밀려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 순간이 떠올랐다. 외롭다는 감정이 지독하게 밀려든 그날이.

그 감정을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작가의 다정한 글에 잠시 책을 내려놓는다.

무심하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문장에 마음이 놓이는 건 이른 아침 감성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이렇게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는 모든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린 당장 내일 죽을 수도 있지만

갑자기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곳에서 좋은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

p. 65

작가는 말한다. '기꺼이 혼자일 수 있다면 언제나 함께일 수 있다'라고..

같이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래서 나는 혼자여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젊은 작가가 마주한 세상을 나는 이미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매 순간이 아쉽다.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분명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기에 마음속에는 늘 아쉬움과 후회가 켜켜이 쌓여있다.

그렇게 쌓인 아쉬움과 후회는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사람은 생각보다 별거 없고 다들 각자만의 특별한 사연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거기서 거기다. 환상이랄지 신비로움이랄지 하는 것들은

그 사실을 얼마나 잘 숨기느냐에서 나오는 것일 뿐이다.

p. 152

그녀의 글에서 자꾸만 옛 기억이 떠오른다.

스쳐 지나간 계절들과 한때는 사랑을 꿈꿨던 젊은 내 모습이.

이만큼 살아오면서도 어떻게 사는 게 정답인지 여전히 나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작가는 이미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결론을 내렸다.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아직 다 자라지 못한 마음이 한 뼘 더 자라서 나를 온전히 믿을 수 있을 때

혼자와 같이 사이의 적절한 간격을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해 본다.

감성어린 글을 통해 낯익은 일상의 감정을 마주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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