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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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실존했던 과학자들이 등장하지만 소설적 허구를 장치로서 도입한 논픽션 소설이다.

읽으면서도 어디까지 소설이고 어디까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경계가 재미있었다.

작가는 과학사에 한 획을 그은 학자들을 등장시켜

우리가 알 수 없었던 깨달음의 순간을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다.

유럽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킨 안료 프러시안블루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사용된 독가스로 이어져 1차 대전에서 독일의 독가스 공격을 주도한

화학자의 어이없는 두려움으로 끝이 난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발표한 일반상대성 방정식에 관한 최초의 정확한 해를 찾아낸 물리학자 슈바르츠실트의 편지를 받게 된다.

총 5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으며 항성의 질량과 블랙홀의 존재가 등장하는 장면부터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과학과 관련한 치열한 논쟁이 펼쳐진다.

등장 인물과 그들의 업적, 역사적 사실 등은 작가의 치밀한 자료 조사에 기반하여

이야기의 토대가 되었고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지적인 소설로 탄생하게 된다.

솔직히 <프러시안블루>에 관한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소설 속 인물들의 지적 욕망과 치열한 논쟁은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자꾸만 끌어당겼다.

평소 관심이 있던 분야이거나 과학자들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분명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이들의 끝없는 탐구욕을

문학적 장치를 통해 사실과 허구 사이의 절묘한 경계를 채워 넣은 독특한 장르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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