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빛 - 런던·오스틴·코펜하겐·서울에서 발견한 빛나는 생각들
조형래.김다현.강송희 지음 / 효형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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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도시에서 살아서일까. '도시'라는 키워드는 늘 관심의 대상이다. 유명한 대도시부터 낯선 소도시까지 그곳에서의 삶을 들여다보는 건 더 나은 도시인으로 살고 싶어서일 것이다. 이 책은 도시의 '빛'을 주제로 저자들의 거주 경험을 바탕에 두고 있다. 도시 안에 담긴 고유한 빛을 소개하며 도시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세 명의 저자들은 런던, 오스틴, 코펜하겐, 서울의 빛을 보여준다. 내 버킷 리스트에 있는 영국이라 반가웠고 오스틴이라는 낯선 지명에 호기심이 생겼으며 코펜하겐의 휘게가 궁금했다. 그리고 케이 문화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의 미래에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런던을 테마파크와 견주어 설명한 글은 무엇보다 이해하기 쉬웠다. 다핵형 구조와 공간의 상호 연결성은 보행자의 발걸음을 당긴다. 중심과 부심으로 각기 다른 랜드마크를 설계하여 즐거운 보행 경험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준다. 여기에 블루 플라크로 상징되는 공공디자인이 더해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각인된다.


오스틴은 낯선 도시였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이곳은 '이상함'의 매력을 뽐낸다. 저층 건물 위주의 수평적 도시설계, 정형화된 미학에서 벗어나 지역성과 개성을 반영한 상점과 간판, 다양한 문화를 특징으로 하는 이 도시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그 안에서 창의성 넘치는 인재들을 유치하며 예술 기술 교육 비즈니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휘게' 문화로 대표되는 코펜하겐 역시 특별한 도시다. 도심 속거 리에 트램펄린을 설치하여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코펜하겐의 보편적인 주거 형태인 페리미터 블록은 도시 환경에서 정원에서의 휘게 시간을 보장해 준다. 항구 재개발 사업을 통해 산업 항구를 시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전환한 점도 흥미롭다. 모두를 위한 도시라는 코펜하겐의 철학이 내가 살고 이는 도시에서도 반영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인들에게 안전한 도시로 인식되고 있는 서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이 책에서는 공간 설계, 도시 계획, 그리고 개선된 안전 인프라를 융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케이 문화가 글로벌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의 중심에 선 서울은 이제부터라도 분명한 방향성과 미래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즈'의 흥행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세계인들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공공 공간의 활용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고 도시 블렌딩이 강화된 서울의 미래가 기대된다. 


젊은 도시학자들이 마주한 도시의 빛은 내가 살고 싶은 도시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도시에 대한 애정이 담긴 이야기는 각 도시가 가진 고유한 빛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는 충동을 점점 부풀린다. 도시에서의 행복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도서리뷰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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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고장 났어도 고치면 그만이니까 - 별별 마음돌봄에 탈탈 월급 털린 이야기
손성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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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동기부여가 되는 책을 만났다. 공감하며 울고 웃으며 그녀의 마음돌봄 실천기를 따라가 본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이 고장 날 때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아픔이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고장 난 마음을 고쳐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녀의 이야기에 깊게 공감할 수 있었던 건 나 역시 마음이 고장 난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처럼 적극적으로 고치려 하지 않았다. 고장 났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기에 오기로 버티기 일쑤였다. 


그때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면 지금의 삶을 달라졌을까. 이 책을 손에 든 내내 지나간 날들에 대한 후회와 함께 그녀의 추진력에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챙기기 위해 수많은 도전을 거듭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정신과 의사와 심리상담 전문가를 찾아다니고 요가도 하고 훌라춤도 춘다. 온갖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하고 챗GPT와 상담을 하는 경지에 이른다.


그러한 노력은 자격증으로 이어진다. 요가 자격증과 MBTI 자격증(MBTI 자격증이 있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을 딴 후에도 대학원에 진학해 상담심리학을 전공한다. 하루라도 마음 편히 살고 싶다는 바람을 이루기 위한 끈기와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진솔하고 유쾌한 마음돌봄 이야기는 내게도 큰 자극이 되었다. 지금껏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있었던가.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스스로에게 다정한 시간을 주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앞으로의 삶을 더 잘 살기 위해서라도 나를 위해 무언가 해보고 싶어졌다. 그게 무엇일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곧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서리뷰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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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
정희숙 지음 / 큰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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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심란하거나 울적할 때나 머릿속이 어수선하여 생각이 복잡할 때 대대적인 책상 정리가 시작된다. 쌓아두었던 종이 더미와 영수증을 버리고 유통기한이 지난 영양제와 약 상자를 정리하고 다 쓴 필기구를 치우고 나면 꽉 차 있던 책상에 빈 공간이 생겨난다. 그 공간들을 보면 막혀있던 가슴에 길이 뚫린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1세대 공간 정리 컨설턴트인 저자는 인생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잃어버린 목적을 다시 찾아주고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정리를 함으로써 공간의 가치를 살리고 인생의 다음 단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사연을 보여주며 정리가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정리를 위해 남겨야 할 것과 떠나보내야 할 것들을 일러준다. 무조건 버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기준을 세우고 삶을 무겁게 하는 것들을 과감하게 치우며 삶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저자는 5단계 정리 원칙을 설명하며 똑똑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틀을 잡아준다. 먼저 정리를 제대로 이해한 다음 흩어진 물건을 분류하고 필요한 것을 구분한다. 이어서 생활패턴에 맞게 수납을 하고 제자리를 유지하려는 습관을 들인다. 이 과정을 통해 공간의 정리는 물론 삶의 정리까지 함께 실천할 수 있다.


또한 인생 주기에 맞게 집을 정리하는 비법 또한 이야기한다. 즉, 결혼했을 때와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리고 퇴직 시기와 자녀들이 독립했을 때, 마지막으로 노년의 삶을 위한 정리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책에 소개된 정리법 중 요즘 내가 실천하고 있는 건 재활용이다. 매일 거의 10개씩 멸균팩이 배출되고 있어서 이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고 '새가버치'라는 캠페인을 통해 재활용에 참여하고 있다.


언제나 미니멀리스트를 희망하지만 현실은 맥시멀리스트이기에 정리는 끝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티도 안고 끝도 없는 정리에 지쳐갈 때 이 책을 읽은 건 행운이다. 더욱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정리법을 배우고 공간과 삶을 정리하고 싶었기에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정리 노하우를 배우고 삶의 균형을 바로잡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눈에 보이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여유와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내려놓는 용기가 필요하다. 물건, 관계, 일, 심지어 감정까지도 보내기와 비우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p. 105

삶의 주기는 계속 바뀐다. 그 흐름에 맞춰 공간도, 물건도, 생각도 같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변화에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정리를 두려워하지 말자. 정리는 물건을 무작정 버리는 것이 아니다. 쓸모없는 역할을 놓고, 지금의 삶에 나를 맞추는 연습일 뿐이다.

p.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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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자부심 - 상실감, 수치심 그리고 새로운 우파의 탄생
앨리 러셀 혹실드 지음, 이종민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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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대학교 사회학과 명예 교수인 저자는 자부심과 수치심을 바탕으로 최근 미국 사회의 우파를 이야기한다. 진보 진영이 놓치고 있는 사실을 보여주고 정치적 갈등의 주원인으로 도덕적 감정을 제시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역적 자부심이 강한 이들이 겪게 되는 상실감이 '도둑맞은 것'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로 발산될 때 '우파'라는 이름의 색은 점점 더 짙어지게 된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전혀 낯설지 않다. 지난 선거를 거치면서 비슷한 양상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7년에 걸친 저자의 취재와 인터뷰는 전 세계적인 우경화의 원인을 찾는 단초를 제시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트럼프에 열광하고 민주당의 확고한 지지층이 공화당으로 돌아서게 된 원인을 이념이 아닌 감정에서 찾는 발상이 신선하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풀리지 않던 의문이 조금씩 풀려가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정치적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젊은 세대들의 우파 성향이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단순히 상식의 문제라 여겼기에 그들의 태도 변화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는 그들의 상황과 변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실드 교수의 오랜 연구 결과는 경제적 박탈감과 정체성의 위기가 우파를 열광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빠르게 변하는 문화에 곧바로 반응하지 못하고 경제적 쇠퇴가 가팔라지면서 존재감마저 박탈당하는 현실에서 이들이 우파 정치인의 선통에 빠르게 흡수되는 현실이 구체적으로 보인다. 


어느 때보다 이념 갈등이 치열한 요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2030세대의 우경화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의 현실에서 대한민국의 현재가 보인다.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보듬으며 경청의 자세를 취한다면 격동하는 정치적 분노를 가라앉히고 진보 진영이 다시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간에 대한 이해다. 

겉보기에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자부심을 되찾아주고 있었다. 그는 대다수 미국인이 거짓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그들에게 제공했다. 그리고 그 거짓을 한 가지 진실과 결합했다. 잃어버린 자부심이라는 진실이었다.

p. 342

'내 진짜 모습을 알아봐준다.' 갈수록 심해지는 분열을 치유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흙덮이처럼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린 사람들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봐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p. 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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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치 - 한 번뿐인 아름다운 삶에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임을 진정으로 믿는 법
제이미 컨 리마 지음, 허선영 옮김 / 알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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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사는 인생, 진정한 내 가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수많은 거절과 실패를 딛고 일어선 로레알 최초 여성 CEO인 저자는 진짜 나를 마주하고 자신의 가치를 믿는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스스로에 대해 의심이 들고 세상의 기준에 맞춰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거나 무언가 계속 부족하다는 불안감을 느낄 때 자신을 더 사랑하고 믿는 방법을 얘기한다.


그녀는 자신감과 자존감의 차이를 설명하고 거절과 실패를 딛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믿을 수 있는 방법을 하나 둘 일러준다. 외모부터 내면까지 오래도록 쌓인 불안을 지우고 용기 있고 당당하게 세상에 나아갈 수 있는 격려를 건넨다. 


특히 5장의 체중에 관한 이야기에 가슴이 뜨끔했다. 언제나 목표 체중이 달성되기를 기다리며 그날이 오면 삶이 더 나아지리라 생각했다. 조금 더 내 신체에 자신감이 생기면 무슨 일이든 다 해결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내 가치가 반드시 외모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걸 자연스레 깨닫게 되었다. 여전히 목표 체중에 대한 미련은 있지만 그로 인해 스트레스받고 싶지는 않다. 


또한 15장의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다. 저자는 자존감에 이르는 강력한 지름길을 설명한다. 자신의 외면과 내면을 보고 자기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글쓰기라는 도구를 사용하라 말한다. 이를 통해 자신을 보고 듣고 이해하고 연결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마지막 회사에서 나와 독립을 결심하게 된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자신감과 자존감 때문이었다. 스카우트를 받고 이직을 하게 되었고 이전 직장보다 2배 정도 더 많은 연봉을 받으며 내가 하는 일을 더 좋아했었다. 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지적이 계속되자 자신감과 자존감은 점점 작아졌다. 


하나의 일을 끝내고 이전과 같은 성취감을 느낄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사라졌다. 더 이상 나를 갉아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아무런 대책 없이 독립을 시작했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7년이 지난 지금 그날의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이 생겼다.


책임감을 가지고 내가 가진 능력을 믿고 매일을 살아가다 보니 내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날의 눈물과 마음고생이 모두 씻겨 내려가는 것만 같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는 믿음이 사라지지 않는 한 내 가치도 계속 증명될 것이다.


스스로에게 의심이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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