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어보니
이주형 지음 / 다연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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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언제 이렇게 달려왔는지 모르게 
긴 시간을 살아왔다. 꼬꼬마 시절엔 그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 보니 하루하루 치열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가끔씩 어른들이 내게 '참 좋을 때다'라고 했던 말을 어느새 내가 하고 있다. 알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옳은 방향을 알려주고 싶어졌다. 그렇게 어른이 되었다. 
내가 이 책을 20대에 만났다면 평범한 에세이라 여겼을 것이다. 
30대 후반을 지나 이제 곧 40대가 되는 지금 이 책을 만난 건 행운이다. 
경험했던 시간들이 있기에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싶지 않지만 문득 생각해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각자의 사정이 있듯이 내게도 나만의 사정이 있었고 고난이 있었다. 
내일 아침 눈을 뜨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고,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 시절이 있었다. 
모든 세상의 무게가 내 어깨 위에서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시간들을 지나고 보니 이제는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위로를 해 줄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지금의 나에게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한다. 그럼에도 지나온 시절 켜켜이 쌓인 경험에서 
조금은 슬기롭게 답을 찾아낼 수 있게 된 거다. 
그리고 다 잘 될 거라는 주문을 외우며 오늘을 살아간다. 
행복도, 고통도, 우리의 삶은 순리대로 흘러간다. 그 흐름에 몸을 맡기자. 힘들게 거스르려 하지 말고 내가 숨 쉬고 살아있는 바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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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의 레퀴엠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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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배에서 살아남기 위해 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구명조끼를 강탈했던 한 남자. 그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사망했다. 이 사건이 언론에 공개된 후 그는 폭행죄로 법정에 섰지만 헌법 제37조 ‘긴급 피난’이 적용되어 무죄를 선고받는다. 수년의 시간이 흐른 후 이 남자는 요양원 '백락원'에서 살해당한다. 그리고 그를 살해한 피의자를 변호하기 위해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가 나선다. 

피의자는 미코시바가 과거 의료 소년원에 있던 시절 교관이었던 이나미. 그가 아는 한 이나미 교관은 결코 우발적으로 살인을 할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에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가 살인자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미코시바는 이나미의 무죄를 증명하려 법정에 섰다. 하지만 최악의 의뢰인이다. 변호사는 무죄를 주장하지만 의뢰인은 처벌을 원한다. 
사건이 일어난 요양원 ‘백락원’. 의뢰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미코시바 변호사는 요양원에서 느껴지는 어둠의 기운을 느낀다. 공포. 이곳에서 요양을 받고 있는 노인들에게서 공포가 느껴진다. 그리고 점점 드러나는 요양원의 실체. 폭력과 폭언이 난무했던 폐쇄된 공간에서 각자의 마지막 장소라 여겼기에 저항조차 하지 못했던 힘없는 사람들. 그 안에서 공포에 맞서기 위해 위해를 가한 이나미 교관.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의 미코시바 레이지 시리즈는 이번이 두 번째로 만나는 작품이다. 이번 편에서는 조금 더 인간적인 미코시바를 만날 수 있었다. 과거 시체 배달부라 불렸던 변호사에게서 아직 감정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연민을 느낀다. 가해자에게 관대하지만 피해자와 유족들에겐 엄격한 법과 언론. 속죄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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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른스러운 산책 - 교토라서 특별한 바람 같은 이야기들
한수희 지음 / 마루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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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다. 
교토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라 그런지 
교토에 관한 이야기가 눈 앞에 그려진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쓴 글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글이 쓰여진 문체나 구성이나 익숙하게 느껴지면서 
글자 하나하나에 공감하게 된다. 
한수희 작가의 글이 그렇다. 
때로는 시크하게 때로는 무심한 작가의 문체가 좋다.

이 책은 교토에 대한 이야기면서도 
의식의 흐름대로 써나간 듯하다. 
가끔씩 머릿속으로 생각이 끝없이 이어질 때가 있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생각들이 글로 표현된 것 같아서 
나는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 곳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날의 기억들. 
태풍으로 이른 저녁부터 호텔에 갇혀있어야 했던 첫날. 
계획에 없던 버스 여행으로 설렘을 느꼈던 순간. 
타죽기 직전에 맛본 맛있는 커피 한잔. 
발 닿는 대로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뜻밖의 동물원... 
한 주를 마감하는 일요일 밤. 
친구 같은 책과 함께 내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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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패티 스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마음산책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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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펀드라는 좋은 기획을 통해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었어요. 여성 로커의 아이콘 패티 스미스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를 더욱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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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양이와 살기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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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느 날 선물처럼 찾아온 고양이 토토와 함께한 작가와 그의 남편이 함께 하는 이야기이다.

나에게 반려동물은 참 낯선 존재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어떤한 생명체도 키워 본 적이 없다. 그래서인지, 고양이이든, 강아지이든 내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 작은 생명체가 옆에 다가오면 꼼짝도 하지 못하고 얼어붙어 있는 내 모습에 놀림당하기 일쑤였다. 오히려 내가 더 무섭다는 주변인들의 핀잔에도 내 인생에 반려동물은 없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확신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나도 한번 키워보면 어떨까라는.. 아직은 생각뿐이지만 이 정도도 큰 발전이다. 고양이라면.. 한번 키워볼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집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이 책을 읽으면서 생겨났다.

책 사이사이에 있는 토토의 사진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거울을 보며 표정 연습을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설명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토토의 등장이 작가의 삶을 드라마틱 하게 바꾼 건 아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함께 하면서 조금씩 위로를 받게 된다. 

이 책을 읽은 나도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을 듯하다. 읽는 동안 작은 생명체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토토가 짓는 표정 하나하나에 감정을 이입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실제 집사가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어쩌면 이번 생에는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토토와 함께하는 작가가 행복해 보였고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인가 애정을 쏟을 수 있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이라 생각한다. 

태풍과 함께 했던 여름휴가. 그 순간에 따스한 위로가 되어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려는 독자들에게 주의를 주고 싶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 토토의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오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심장을 꼭 부여잡고 즐겁게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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