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 - 내 삶에 돌이키고 싶은 순간마다 필요했던 철학 솔루션
이관호 지음 / 웨일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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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철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고지식하고 어려울 거라는 편견이 떠오른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생각보다 자주 철학을 마주할 기회가 생긴다.

이력서를 쓰는 지극히 개인적인 순간부터 정치적 이념이 대립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철학적 사고방식은 문제를 푸는 실마리는 던져 준다.

이 책에서는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철학자 30인의 솔루션을 이야기한다.

개인의 진로는 물론 사회생활, 인간관계, 삶과 죽음 앞에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철학적으로 삶을 바라봄으로써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의 저자는 일상의 가벼운 문제로 인해 심적으로 갇혀있는 이들이 철학자의

말을 이해함으로써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철학자를 이 책 한 권에 담았다고 소개한다.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미래가 두렵다면 유발 하라리의 솔루션을 듣고

인생의 전환점을 찍고 싶을 땐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직장 생활에서 달인이 되고 싶다면 미셸 푸코의 주장을 참고하고

손도 까딱하고 싶지 않을 땐 앙리 베르그송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다.

지금껏 살아온 시간을 돌이켜 보니 늘 비슷한 문제에서 망설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경제적 문제, 사람들과의 관계, 미래 계획 등 인생의 고비 때마다

선택의 기로에서 마음고생하고 두려움과 후회라는 감정에 좌절하곤 했었다.

이 책에 소개된 철학자는 말한다. 지금 이 순간을 바꿀 수 있다고.

전략적으로 삶을 마주하고 개인이 해야 할 일의 순서를 제대로 확립한다면

균형 잡힌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충고한다.

깊은 고민에 홀로 답을 찾기 위해 몇 날 며칠을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 상황에서

중심을 잡으라는 말이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해 전전긍긍했던 어리석음에 반성한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 또한 달라진다.

결국 나는 행동으로 옮겼고 단 하루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비 오는 날 출근하기 싫거나 자꾸만 자신의 탓을 하게 되거나 10년 후 성공을 꿈꾼다면

철학자의 말을 들어보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239 벽을 느끼고 발견했을 때, 한 발짝 거리를 두고 떨어져 응시하고 직시하는 것, 그리고 그 벽을 이루는 바위보다 단단해지고 그 바위를 비웃고 멸시하는 것. 그리고 열정을 되찾는 것. 이것들이 벽에 갇혀 있는 우리가 운명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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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게 재밌게 나이듦 - 일용할 설렘을 찾아다니는 유쾌한 할머니들
김재환 지음, 주리 그림 / 북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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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칠곡 가시나들>을 감독한 김재환 감독이 쓴 글과 그림작가 주리의 따뜻하면서도

정감 어린 그림이 더해져 유쾌한 칠곡 할머니들의 일상을 전해준다.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칠곡 할머니들의 웃음 넘치는 일상에 자꾸만 웃게 된다.

문해학교를 다니면 한글에 푹 빠진 할머니들이 직접 쓴 시에는 진솔한 인생이 담겨 있다.

너무나도 솔직한 작품에 가슴이 뭉클하면서도 기분 좋은 미소를 함께 지을 수 있었다.

저자가 3년여 동안 할머니들과 함께 했던 일상을 담백하게 담아낸 이 책은 인생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즐겁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어머니의 요청으로 친구들과 까르르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만난 칠곡 할머니들.

사회적 제약 때문에 뒤늦게 한글에 빠지게 된 할머니들의 일상은 흥이 넘친다.

비로소 내 나라말을 쓸 수 있다는 설렘에 시도 쓰고 편지도 쓰는 할머니들의 모습에

마음 한켠이 찡하게 울린다. 트럼프 당선이라는 전 세계적 충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화투에 몰두하는 이야기나, 노래자랑에 나가 탈락했지만 1년 후 당당히 본선 무대에 올라선

8학년 8반 할머니 에피소드 등 그녀들만의 유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또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죽자 살자 살다 보니 어떻게든 살아진다는 말에 위로를 받는다.

느리지만 소박하고 흥이 넘치고 정 많은 할머니들의 삶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당연하다 여겼던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소중한 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늘 부족하다 여겼던 삶이 조금은 다르게 보인다.

내 것이라 여겼던 소소한 일상에 감사한 마음이 더해져 걱정과 불안함에 밤을 지새우던

힘겨운 삶이 조금은 편해졌다. 하루하루 건강하고 재미있게 살고자 하는

칠곡 할머니들의 바람이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결국 내가 원하던 삶도 그런 게 아닐까.

오늘 하루를 무사히 기분 좋게 행복하게 눈부시게 살겠다는 초심을 잊지 말자고 다짐한다.


p. 199

할머니들에게 배웠어요. 나이듦과 죽음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행복한 노년을 상상할 수 있겠구나. 재밌게 나이듦의 완성은 죽음을 준비하고 환영하는 것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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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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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과 도원, 재인과 호계. 다시 도원과 재인, 예진과 호계.

네 남녀가 보여주는 사랑의 빛깔을 따라가며 오랜만에 말랑말랑한 소설을 읽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연애를 할 때 매 순간 달달한 건 아니다.

다툼과 오해가 있고 눈물과 슬픔이 더해지면서 두 사람의 감정은 더욱 풍부해지게 된다.

읽으면서 유독 재인이라는 인물에게 몰입하게 되었다.

상처와 후회를 견디며 묵묵히 살아가는 그녀의 처지가 낯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쉽지 않은 삶을 살아온 그녀의 사랑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누군가와의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는 그녀의 미련함에 화가 났다.

그러면서도 어느새 나는 그녀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다시 만난 인연이 사랑이 되기에는 각자의 삶의 무게가 너무나도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인연과 우연이 반복되면서 그들의 감정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

서로를 향해 꼬여버린 네 남녀의 마음과 아무런 예고도 없이 다시 시작된 사랑은

평범한 일상의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또한 젊은 시절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렇게 또 한 번 어른이 된다.

이 책을 읽는 순간 까마득한 과거의 일들이 문득 떠올랐다.

한 번의 오랜 짝사랑, 그리고 두 번의 연애.

지독한 짝사랑의 상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변했지만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로

서로의 안부조차 묻기 조심스러운 사이로 변해 버렸다.

나로 인해 그가 곤란해질까 문자 하나 보내기 어려워졌지만

스무 살의 풋풋했던 내 모습을 떠올리면 늘 그가 함께였다.

이후 두 번의 연애는 내가 시작했고 내가 끝을 냈다.

너무나도 평범했던 그 순간들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있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사랑이 무엇인지 어떤 감정인지 잘 모르겠다.

죽을 만큼 아프지도, 죽을 만큼 슬프지도, 죽을 만큼 행복한 순간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서 내 사랑의 빛깔은 어떤 색인지 궁금하다.

이 계절이 지나면 알 수 있을까. 오랜만에 꺼내 놓은 기억의 한 조각을

오래도록 음미하려 한다.

p. 13 너무 날카롭고 아름다운 건 결국 속성을 뒤바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걸까 답 없는 상념만 남았다. 그 뒤 예진은 프리즘을 두 번 다시 가지고 놀지 않았다. p. 89 용케들 이런 감정으로, 이런 표정들을 짓고 사는구나. 새삼스러우면서도 조금 쓸쓸했다. 자신에게서 멀어진 어떤 것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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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바꾼 14가지 약 이야기 - 인문학 하는 약사의 잡학다식 약 교양서
송은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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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약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비타민은 물론 다이어트 보조제에 이르기까지 하루에 복용하는 약이 종류도 다양하다.

대부분 어디선가 좋다고 들은 제품들이며 전문가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들어본 적은 없었다.

어딘가 아파서 약국에 가도 약사에게 증상을 설명하기보다는 제품명을 말하고

빨리 약을 구매하기 바쁘다. 넘쳐나는 정보 덕분에 자가 진단에 처방까지 내리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 내가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서라도 제대로 알아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이 더 반갑게 느껴졌다.

현직 약사이자 인문학 강사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약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려운 전문 용어가 등장하는 약 설명서가 아니라 역사, 사회, 철학, 상식, 영화 등

흥미로운 소재로 쉽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지금 하고 있는 일 덕분에 꽤 많은 화학 물질을 알고 있지만

항생제의 이름이 오페라 <라 보엠>의 등장인물 이름으로 지어졌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거대 제약회사인 바이엘의 시작이

염료를 만들던 작은 공장이었다는 사실 또한 놀라울 뿐이었다.

게다가 우리 집 상비약인 판콜에 내성을 일으키는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으니

중독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되었다.

현재 대중적으로 복용되는 아스피린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

약국의 효자 물품인 소화제와 이면에 숨겨진 현대인들의 고달픈 인생살이,

괴담처럼 퍼진 타미플루의 부작용, 최근 불거진 개 구충제의 효능뿐만 아니라

약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제대로 복용하는 법까지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다.

우리는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전염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을 살아가는 데

많은 고민과 관심이 깊어지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도 높이면서 올바른 의약 정보를 얻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이 나고 아플 때 해열제를 먹어야 할지, 진통제를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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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
박상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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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나 혼자 애쓴다고 유지되는 것이 결코 아니기에

살아가면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건 늘 고민이 되는 문제다.

특히나 요즘처럼 언택트가 필요한 상황에서 대면하지 않고 관계를 지속하려면

서로 간에 진심 어린 노력이 절실하다.

이 책에서는 이런 현실에서 타인과의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하며 잘 지내기 위해 필요한

관계 연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마음 근육을 키우는 것을 강조한다.

스스로가 굳건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관계 속에서 상처받지도 아파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내 무의식 중에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있었다.

이에 더해 슈퍼우먼 콤플렉스까지 더해져서 늘 좋은 평판을 듣고자 무리했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함께 커져갔던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스스로가 존재해야 하는 의미를 찾아 나갔다.

'내가 없으면 절대 안 돼. 나만 할 수 있는 일이야. 역시 내가 했었어야 했어.'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과중한 업무에 힘들어하고 혹시라도 소외될까 두려워하며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던 내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

소통이라는 말이 어색했던 환경에서 관계를 주도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특히 책 속에 소개된 사례 중 상사 때문에 이직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내 경험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저자의 조언 대로 동료들과 고민을 공유하기도 했고

조심스럽게 내 의견을 말하기도 했지만 결국 퇴사를 선택했다.

관계 맺기를 배우고 연습했다면 내 선택은 달라졌을 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마음도 훈련해야 한다 말한다.

마음 근육이 튼튼할수록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가 중심이 될 수 있다.

세상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관계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마음을 훈련하고 적당한고 편안한 관계 속에서

위로받을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p. 44

타인을 탓하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를 용서하듯이 타인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한다면 높은 자리에 오르지 못해도 인생 잘 살고 있는 것입니다.


p. 138

생각을 말하지 말고 소망을 말하세요.


p. 275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방법은 마음먹은 것을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핑계 대지 말고, 변명하지 말고, 자기합리화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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