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 세상을 바꾸는 잠재된 힘
버네사 본스 지음, 문희경 옮김 / 세계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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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존재 자체로 이미 영향력을 행사한다.

영향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대부분 유명한 사람들이 연상된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스스로가 느끼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이러한 영향력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여러 과학적 실험과 전문가의 관점에서 우리 삶에서 영향력이 미치는 이점을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작가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니 잊고 있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 직장 생활을 할 때였다. 퇴근길에 함께 한 동료가 나에게는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이냐 물었더니 하고자 하는 일은 반드시 하는 것 같다며 그런 내 모습이 본인에게도 자극이 된다는 말을 했었다.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어깨가 무거워졌다.  지극히 평범하다 여겼던 나의 태도가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책임감이 더해졌다. 그 이후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영향력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힘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인간 안에 내재된 심리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동시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발견하고 이를 선하게 활용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존재를 과소평가하거나, 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창피함이라는 감정 등으로 인해 타인의 영향력에 휘둘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영향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용할 수 있다면 오히려 강력한 설득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평소 사소하다 여겼던 작은 행동과 말이 유기적으로 작용하여 서로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며 삶을 형성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영향력. 그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각자의 삶은 조금 더 나아질 거라 믿는다.

이 책의 목표는 이미 가지고 있지만 알아채지 못하는 영향력을 깨닫게 하는 데 있다. 우리가 이미 가진 영향력을 알아채면 우리는 스스로의 영향력을 과감히 활용하면서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p.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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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 뒤흔들거나 균열을 내거나
김도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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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명의 인물. 그들 중 단 한 사람을 빼고 나에게는 낯선 사람이다. 제목처럼 온통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충격적이고 매혹적인 인물들이 담겨 있다.

작가는 타고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논쟁의 한가운데 있는 인물들을 소개한다. 국적과 성별, 연령 상관없이 다양한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데, 책에 소개된 한국 사람조차 내게는 무척이나 낯선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가 부른 노래는 가끔 흥얼거릴 정도로 친숙하다.

낯설지만 비범한 사람들을 차례로 만나며 그들의 삶과 매력을 찾는 시간이 꽤 재미있다. 어쩌면 지금부터는 낯선 사람들이 먼저 생각날 수도 있겠다. 고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올랐던 제인 구달 대신 다소 과격한 다이앤 포시가, 샤넬 향수라고 하면 No.5를 창조한 에르네스트 보가 생각날지도 모른다. 

이 책이 흥미로운 건 전혀 생각지 못한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알게 된다는 점이다. 고양이 화장실용 모래를 발명한 에드워드 로, 런웨이를 바꾼 90년대 패션의 아이콘인 모델 스텔라 테넌트, 애플 디자인에 영감을 준 디터 람스까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처음 듣는 이름들을 마주하고 그들의 삶을 살펴보는 과정이 재미있다. 

이 낯선 사람들 중 유일하게 아는 사람은 일본 가수 곤도 마사히코다. 오래전부터 SMAP의 팬이었고 당시 일본 문화에 관심 있었기에 이름과 노래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도 아는 이름이 나오니 꽤 반가웠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드물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기란 힘들다. 작가는 심각한 결점이 있는 존재에 끌렸다 말하며 낯선 이들을 세상에 드러내 보였다. 이들은 세상과 타협하는 쉬운 길보다는 논쟁의 한가운데서도 자신만의 신념으로 독보적인 업적을 이뤘다. 그들의 흥미로운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무모함과 대담함이 때로는 새로운 해법일 수 있다는 걸 배울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기발한 사람들의 빛나는 순간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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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없는 검사의 분투 표정 없는 검사 시리즈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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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지검의 엘리트 후와 검사와 사무관 미하루의 활약을 다시 만날 수 있는 나카야마 시치리의 검찰 미스터리 2탄이다. 

오사카지검의 특수부는 국유지 매입과 관련한 증거 조작 의혹을 수사하기 시작했고 뇌물 수수 의혹이라 여겼던 사건은 문서 조작 사건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게 된다. 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후와 검사가 수사팀에 배정되고 사건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을 보여준다.

​단순히 공무원과 검찰의 조작이라 여겼지만 후와 검사의 날카로운 추리는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와 함께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을 드러낸다. 

솔직히 소설의 중반까지 읽으면서 후와의 활약은 언제쯤 나오게 될지 궁금했다. 검찰 내사는 크게 흥미로운 사건도 아니었기에 이 소설이 어떻게 진행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러나 후와 검사가 사무과 미하루와 현장 조사를 나가게 되자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생각지 못한 과거 사건과 그에 따른 반전까지 역시 나카야마 시치리였다. 또한 표정 없는 얼굴의 건조한 검사와 표정이 너무 드러나는 사무관 미하루가 퐁당퐁당 주고받는 모습이 다시 한번 시선을 잡아끈다. 

​특별히 이번 소설에서는 나카야마 시치리가 쓴 다른 시리즈의 주인공, 피아니스트 미사키 요스케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미사키 검사와 후와 검사의 관계, 그리고 사건 해결에서 맡은 역할까지 결말을 향해 갈수록 소설에서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윗선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캐릭터는 판타지일 수 있다. 사실 검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현실에서 후와의 활약은 답답한 사법 현실에 막힌 속을 뻥 뚫어준다. 현실에 단 한 명이라도 후와 검사와 같은 캐릭터가 존재하기를 바라면서 후와 검사와 미하루 사무관 콤비의 활약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p. 373
지켜야 할 약속을 지키고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킨 일에는 탄복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 신분으로 공무를 저버렸으니 죗값을 치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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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은 없고요?
이주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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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은 이주란 작가의 소설은 마치 누군가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듯하다. 평범한 삶을 꿈꾸는 상처 받은 영혼들이 일상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낸 작가의 소설을 읽고 나니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고 싶어졌다. 

소설 속에서 보이는 아픔과 고통은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 때문인지 귀갓길에 별일은 없는지 물어오는 재섭 씨의 안부 문자가 고마웠다. 마치 내게 오늘은 어땠는지 물어보는 것처럼 무심한 듯 다정한 한 마디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하게 만든다.  

작가는 그동안 고생했으니 당분간은 쉬라는 엄마의 한 마디, 제대로 보답받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인생을 긍정해 준 아줌마의 위로, 엄마의 죽음, 친구의 죽음이라는 상실의 아픔을 경험한 이들이 함께 나누는 시간 등을 보여주며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상처와 저마다의 위로를 그려낸다.

흥미진진한 반전도 크나큰 사건도 없지만 책에서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무자비한 야만의 시대를 살고 있어서일까. 소설이 주는 따뜻함을 오래도록 만끽하고 싶었다.

세상은 왜 선량한 사람들에게 유독 냉정할까. 그저 평범한 오늘을 살아내고 싶었을 뿐인데.. 세상은 참 야속하고 모질다. 그럼에도 이들은 내일은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을 안고 다시 일어선다. 천천히 일상을 보내며 각자의 상처를 회복해간다. 그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p. 13-14
그동안 고생했으니까 당분간은 좀 쉬어.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그런 말도 해주었다. 엄마의 말에 나는 고분고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만 너무 쉽게 부서진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p. 80
나는 사람의 마음은 늘 변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는 중에는 그날의 기억으로 살거나 그날의 마음으로 사는 거라고.
.
p. 225

어떤 말과 마음들은 그때가 아니며 영원히 할 수 없게 되곤 하니까.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을...... 정말 해야 하는 순간에 하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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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없이 비올라 샘터어린이문고 72
허혜란 지음, 명랑 그림 / 샘터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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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를 좋아하지만 잘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좀처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욱이는

방학을 맞아 찾은 할머니 집에서 자신만의 소리와 음악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 책은 자신의 틀을 깨고 성장하는 아이들의 음악 여정을 보여준다.

책에는 2 가지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데, 하나는 선욱이가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또 다른 하나는 선욱이가 연주하는 음악 소리를 통해 의식을 회복하는 새별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각의 이야기는 서로 이어지면서 자유와 행복을 향한 어린 친구들의 모습을 흥겹게 보여준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음악의 즐거움을 점차 잃어가는 어린 소년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하다. 이 작은 아이는 음악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점차 지쳐가고 있었다.

그런 소년의 마음을 열어준 건 듣도 보도 못한 할머니들의 막음악이었다.

그저 자신만의 흥대로,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노래하고 연주하는 자유로움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음악적 충격을 계기로 조금씩 해방되는 선욱이의 모습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빗방울 속에서 비올라로 생일 노래를 연주하며 서서히 해방되는 모습이 뭉클하게 만든다.

각자의 아픔에서 벗어나 새로운 출발선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 기대가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도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소리를 내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고 음악으로 '놀게' 한다. 그것은 누구에게 배워서 되는 것도 아니고, 필사적으로 연습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실력이 쌓여야만 되는 것도 아니다.

p.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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