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말이죠… - 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
심상덕 지음, 윤근영 엮음, 이예리 그림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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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서울은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화려한 도시이다.
태어난 무렵부터 지금까지 쭉 서울에서 살고 있는 내게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서울은 참 낯설다.
그래도 조금씩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들이 있다.
골목길 담장 밑에 돗자리를 깔고 옹기종기 모여 친구들과 놀던 모습.
김장철이 되면 우리 동네 아줌마들이 한 집에 모여 다 같이 김장을 담그던 모습.
앞집, 뒷집, 옆집, 윗집 모두 한 가족처럼 지냈던 그 어린 시절.
30여 년이 지난 지금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TV 드라마에서나 볼 듯한 풍경들이 내 과거 속에 남아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서울은 그보다 훨씬 더 예전의 서울이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 혹은 내가 태어난 무렵 서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낸다.
잠시나마 타임머신을 과거로 돌아간 기분을 느꼈다.
통행금지가 있었고, 거리 곳곳에 빨간 우체통이 있었고, 
서울 시민임을 증명하는 시민증을 발급했던 그 시절.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동시에 경험한 세대로서 
때로는 느리지만 정감 있는 아날로그가 그리울 때가 있다.
하루하루 숨 가쁘게 살아가는 지금의 서울 생활이 슬프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힘들어도 함께 이야기하고 위로하고 고통을 나눌 이웃이 있었던 그 시절의,

그 따스함이 그립다.
요즘 사람들에게 서울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우리 부모님이 살았던, 내가 살았던 정겨운 서울의 모습이 오래도록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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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후회하는 삶을 그만두기로 했다 - 내 뜻대로 인생을 이끄는 선택의 심리학
쉬나 아이엔가 지음, 오혜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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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는 세상을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세상을 보기로 '선택'한 쉬나 아이엔가.

이 책의 저자 쉬나 아이엔가는 어린 시절 망막색소변성증을 앓은 후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에는 빛 외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었다.
이 책을 아우르는 큰 주제는 '선택'이다.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게 되면서 삶이란 선택을 통해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고 이를 주제로 연구를 시작했다. 
그녀의 이력을 알게 되면서 저자에 대한 존경심이 먼저 생겨났다.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컬럼비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선택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녀의 이야기는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원하는 대로 이끄는 길을 알려준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지금 이 순간 나도 책에 대한 감상을 쓰면서 내 생각을 전하기 위해 어떤 단어를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 중에 있다.
아주 사소한 순간부터 인생의 커다란 일까지, 평범한 일상부터 극한의 상황까지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수 있다.
저자가 살아온 인생을 시작으로 부모님이 결혼식 날 처음 얼굴을 보게 된 이야기, 
미국과 일본 학생들을 상대로 한 선택의 시험 등 다양한 사례를 이야기하며
스스로의 삶의 주인공이 되는 진정한 방법을 전해주고 있다.
심리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우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할 때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과정까지 과학적으로 설명하며 다방면에서 선택의 중요성을 증명한다.
그녀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절망적인 순간에도 긍정적으로 선택하는 그녀의 굳건한 의지를 볼 수 있다.
불확실하고 모호한 이 순간에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해서 
모든 사람의 선택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왜 우리는 자신의 선택에 실망하게 되는지 등
일상에서 종종 생각하는 선택의 문제에 대해 저자는 심리학을 기본으로 하여 
생물학, 철학, 경제학, 의학, 윤리 등과 융합하여 설명해준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지나온 내 인생을 돌이켜 본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지난 시간 동안 수없이 했던 내 선택이 과연 옳았던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 했던 선택은 달라졌을까.
어쩌면 과거로 돌아갈지 말지의 선택부터 난관에 닥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의 삶에서 또 얼마나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까.
그때마다 현명한 답을 내릴 수 있을지는 솔직히 자신 없다.
아마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고 후회도 하면서 올바른 선택을 하려 노력할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지고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면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장애를 극복한 그녀의 이야기에서 앞으로 살아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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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음악가 - 어느 싱어송라이터의 일 년
김목인 지음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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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직업에 대해 늘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과 아쉬움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음악이나 미술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저 감탄만 나온다.
어린 시절, 유일하게 다녔던 학원이 피아노 학원과 미술 학원이었다.
필요하지도 않은 비싼 화구를 잔뜩 짊어지고 학원을 다녔지만
내게 그쪽 재능은 없다는 걸 깨닫고는 방안 어딘가에 던져두었다.
그러니 음악이나 미술에 대해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내 안 어딘가에 남겨져 있다.
음악가란 직업은 무엇일까. 작곡가, 작사가, 가수, 연주가.. 이들을 모두 음악가라 칭하는 걸까?
이 책은 음악가의 정체성과 삶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저자인 김목인은 싱어송라이터로서 본업인 음악 말고도 번역과 글쓰기를 겸업하고 있다.
역시나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다방면에 재주가 많은 능력자이다. 
현실 속 음악가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달콤하지는 않았다. 
자유로운 예술인으로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음악을 하고 사회에 구속되지 않는 
그런 모습은 상상 속에서 내가 만들어낸 이미지일 뿐이었다. 
음악가의 현실은 내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저자는 일상의 육아에 치이기도 하고, 
공연장을 달려가기 위해 보트 위에 앉아 물살을 가르기도 하며,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 어린이집 원장님에게 들킬까 봐 숨죽이기도 한다.
비슷한 현실 속에서도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그를 보면 
역시 음악가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가 보다. 
몸속 어딘가에 음악가로서의 유전자가 숨어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 아닐까.
언제부턴가 TV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어린 친구들은 가수가 되고 아이돌이 되려 오늘도 도전한다.
그들의 열정과 노력을 보면서 나태한 나 자신을 반성하기도 하고 젊음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10년 넘게 음악가로서 산 한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각자에게 부여된 삶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더 이상 내가 갖지 못한 재능을 부러워하지 않고 

능력 있는 음악가들이 들려주는 그들의 음악을 경청하며 내 삶에서 작은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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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느리게 걷다 - 고즈넉한 여유와 낭만이 공존하는 특별한 여행지, 내셔널트러스트
오윤석 지음 / SISO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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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비틀즈, 버킹엄 궁전, 빨간색 이층 버스, 피쉬앤칩스 등.

영국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것들이다. 

유럽의 어느 나라, 프랑스와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 

맑은 날보다는 우울한 날이 더 많은 나라. 

얼마 전 친구가 영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잘 다녀오라는 형식적인 인사만 했을 뿐

그 나라에 대해 궁금한 점이 떠오르지 않았다. 

18세기에 프랑스 혁명과 더불어 영국에서 산업 혁명이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유럽의 근대 사회 형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정도가 내가 아는 영국이다.

영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었던 적도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이 책은 내 생각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이 보존되고 있는 나라였다니.. 

삭막한 도시의 모습만을 생각했었던 내게 영국이라는 나라가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책을 통해 ‘내셔널트러스트’를 알게 되었다. 

이는 시민들의 자발적 모금이나 기부, 기증, 증여로 보존 가치가 있는 

자연이나 문화 자원을 확보하는 시민환경운동이다. 

무려 120년 동안 이어져온 영국의 내셔널트러스트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자연 경관이 뛰어난 곳을 소유하여 관리하며 

일반인들에게 개방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저자가 우연히 내셔널트러스트가 담긴 

사진 한 장에 매료되어 영국으로 떠난 기분이 백번 이해된다. 

책을 읽으며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은 

책 속 사진의 장소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타인과 함께 서로 이해하며 하는 여행의 노하우나, 

예약한 숙소에서 중년의 성인에게 엄마는 어디 있냐고 물어봤던 에피소드 등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저자는 이 책을 출간한 목적을 이렇게 전했다. 

'우리의 문화와 환경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고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기를 바란다.'

그의 진정성을 다시 새기며 책과 함께 했던 영국 여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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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2-03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도 보는 소피아님의 응원의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소중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2018년 12월 03일 오윤석 올림
 
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걸요 - 마음 아픈 사람들을 찾아 나선 ‘행키’의 마음 일기
임재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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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이 적성에 맞는 사람이 과연 몇 퍼센트나 될까.

지금의 안정기에 들어서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잘못된 선택으로 
수없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한번 다친 마음이 완전히 아물고 회복되기 전에
또 다른 상처가 그 위로 덮고, 그런 일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채 아물지 않은 상처 그대로 아직도 남아 있다. 
마음이 아프다 보니 몸도 아프게 되고 병원을 찾아가면 큰 이상이 없다는 진단만 받게 된다.
근본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먼저 치료해야 하는데 아직 우리 사회에서
'정신과' 의사에게 찾아가 상담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몇 년 전, 우연히 집 앞에 있던 신경정신과에 가서 스트레스 검사와 상담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나름 큰 용기를 내서 찾아간 병원에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약을 먹을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더 심해지면 약물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사에 말에
덜컥 화부터 났다. 나는 괜찮은데 왜 내게 저런 말을 할까.
그때까지도 스스로 마음의 병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내 안의 상처를 스스로 돌아보고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좀 더 빨리 만났으면 
몸과 마음의 고통을 조금 더 빨리 이겨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겨났다.
이 책의 저자인 임재영 의사는 지금은 정신과 의사지만 마음의 병을 앓았던 환자였다고 고백한다.
그의 진솔한 고백 때문인지 책에 나온 여러 사례들과 그들을 위해 애쓰는 저자의 노력에서 
진심을 느낄 수가 있었다. 한때 환자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역지사지'라는 명분으로 외로운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힘이 된다.
어쩌면 내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어디선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이 순간을 살아가는 힘을 얻는다.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면, '행복 키우미' 임재영 선생님의 이야기를 읽어보자.
다시 살아갈 작은 희망의 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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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1228 2018-12-04 0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행키입니다! ^^ 리뷰 감사합니당~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ㅎ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