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단편 <3월 10일>은 가장 인상에 남는 단편이다. 살면서 지나치는 어느 평범한 날 중 하루의 기억과 날조, 망각 등을 소재로 한다. 3월 10일은 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3월 11일의 전날이다. 많은 사람들이 3월 11일의 대지진은 기억하지만 하루 전날의 일은 대부분 기억하지 못한다.
나에게도 3월 11일의 대지진은 큰 충격이었고 14년이 지난 지금도 뉴스를 본 장소와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전날인 3월 10일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날의 기억을 찾기 위해 오가와는 오래된 휴대폰을 찾아내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간다. 오가와는 3월 10일 무엇을 했는지 알게 된다. 하지만 나는 역시 알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