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말하는 수용전념 심리학에는 여섯 가지 기둥이 있다. 첫째 지난날을 안아주며 아픔을 다르게 보기, 둘째 언어의 감옥에서 빠져나오기, 셋째 지금 이 순간 관찰하고 보살피기, 넷째 과거 현재 미래의 나를 느껴보기, 다섯째 충동과 쾌락의 뒷모습 들여다보기, 여섯째 뒤엉킨 불행과 행복을 기꺼이 마주하기.
이러한 여섯 가지 기둥을 통해 우리는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저자는 다양한 환자 사례를 통해 마음의 방향을 잡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조언을 건넨다. 특히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소한 일에 고민만 하는 나에게 3장의 이야기는 귀가 쫑긋하게 만든다. 지금 이 순간에 몰두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현실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들을 기억해둔다.
사실 수용전념이라는 개념을 실천에 옮기기까지는 쉽지 않다. 자꾸만 실수한 것만 떠오르고 자책만 늘어간다. 심리학을 다룬 책이라 여기고 처음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저자가 제시한 제안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떠한 고민과 고통이 있더라고, 어차피 먹어야 할 저녁식사 메뉴를 고심해서 고르고, 먹을 때 그 맛을 온전히 느껴보자." 지나간 일을 되씹고 고민해 봤자 이미 벌어진 일인데 뭐..라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웃음이 났다. 그래 쓸데없는 고민에 우울의 늪에 빠지느니 맛있는 저녁을 고민해 보자.
지금의 내 삶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심지어 내가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다. 거창한 행복과 성공이 아닌 소소한 기쁨을 떠올려본다. 이렇게 꾸준히 일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나는 성공에 가까워지는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조금 더 나를 믿고 내가 가는 길이 맞다는 확신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삶이 힘겨운 모든 어른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