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태수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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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무엇일까.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먹고 싶은 것 먹고 하고 싶은 일 하고 갖고 싶은 거 가질 수 있는 삶,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는 제목부터 공감이 간다.


인생의 절반 정도를 살고 보니 요란한 세상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내 길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어릴 때처럼 신나고 자극적인 걸 찾지도 않고 슬픔과 아픔이라는 감정에도 익숙해졌다. 세상이 마냥 꽃밭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무심해 보이는 위로가 유독 마음에 와닿았다. 열심히 살수록 피로감만 쌓여가는 현실에서 '다정함은 체력에서 나온다'는 첫 번째 글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실 최근에 에세이는 잘 읽지 않았다. 너무 좋은 말만 있고 너무 희망찬 문장으로 가득한 책들을 보면 답답했다.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기에 한없이 다정한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태수 작가의 글은 달랐다. 문장이 이어질수록 내가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행복이라는 감정이 무뎌지는 것 같았다. 사실 살면서 거창한 행복을 바랐던 적도 없었다. 그저 오늘 하루 무탈하게 마음 편하게 살아가는 것. 딱 그 정도의 행복을 기대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하루하루 전쟁과도 같았다. 그런 시간 속에서도 웃음이 넘치진 않지만 울음이 넘치지도 않는 그런 조용한 행복은 늘 내 곁에 있었다. 


이젠 나도 평범한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보내는 거, 소박하고 소소한 일상의 진가를 이젠 알 것만 같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도 모르게 생각했다. 희생은 아름답지만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우린 참고 억누르는 것이 어른스러운 것이라 배워왔지만, 사실 아무도 자신의 자식마저 그런 인생을 살길 바라지는 않는다. 어른이란 자신을 가장 먼저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기 자신에게까지 선물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p.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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