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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평점 :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따라서 객관적이어야 할 역사는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거짓'을 주제로 세계사의 이모저모를 보여준다. 고대 세계부터 시작하여 중세와 근대를 거쳐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세계사를 바꾼 거짓말의 나비효과를 이야기한다.
세계사의 수많은 사건 중 흥미를 끄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중세 시대 귀족 출신의 여자 해적 선장이 있었다는데... 그녀는 프랑스의 전형적인 귀족인 잔드 클리송이다. 사랑하는 남편이 처형되자 피의 복수를 시작했고 그녀를 처리하기 위해 프랑스 군대까지 파견될 정도였다. 흥미롭게도 그녀의 복수는 새로운 사랑으로 인해 멈출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이와 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사건은 토끼를 낳은 여인에 대한 이야기다. 상식적으로 인간이 어떻게 토끼를 낳을 수 있을까.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믿는 사람들이 존재했던 걸까. 놀라운 이야기는 1700년대 영국 신문에 보도되었다. 인간이 토끼를 낳는다면 이건 의학적으로도 엄청난 사건일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사기극이었으며 의료계 역시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 밖에도 노스트라다무스의 유언, 마리 앙투아네트를 죽음으로 몰고 간 다이아몬드 목걸이, 가짜 뉴스를 즐겨 쓴 추리소설의 거장 에드가 앨런 포,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인 체르노빌 은폐 사건까지 참혹한 거짓말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런 거짓말은 개인의 이익뿐만 아니라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도 행해졌다.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하려는 수많은 시도가 켜켜이 쌓여 현재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슬프게도 이러한 거짓말은 현재진행형이다. 일본은 식민지 시대의 만행을 부정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숨기기에 급급하다. 중국은 우리의 문화를 자신들의 것이라 우기며 떼를 쓰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갑작스럽게 홍범도 장군을 두고 벌어지는 트집 잡기는 민망할 지경이다. 먼 훗날 이 책의 후속편이 나왔을 때 우리나라의 역사가 많을 부분을 차지하게 될까 두렵다.
흥미진진한 진짜 세계사를 읽으며 역사에서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부끄러운 역사일지라도 진실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곡되고 위조된 역사들을 바로 보고 현재의 삶에 끼친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