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까 - 넘치는 생각과 감정 때문에 골치 아픈 당신을 위한 세상살이 심리학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23년 10월
평점 :
가끔씩 눈을 감으면 생각도 멈췄으면 하는 순간이 있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넘쳐나는 생각과 유독 예민한 감각은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든다. 내 뜻대로 되는 것 없이 복잡한 세상에서 그나마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건 나 자신일 텐데... 세상살이에 필요한 심리학이 필요한 순간이다.
<나는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까>는 적당히 요령 있게 세상을 사는 법을 이야기한다. 넘치는 생각과 감정을 덜어내고 조금은 무던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어 준다. 작가는 생각이 넘치고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을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라 칭하고 신경학적 특수성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특수성을 이해하고 적합한 요령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 따르면 정신적 과잉 활동인들은 혼자 기대하고 상처받는 일이 많다. 관계 속에서 친밀함에 급격히 관계를 발전시키려다 달아나 버린다. 정보를 사실에 비추어 판단하여 진실을 추구하려다 함정에 빠지는 경우가 있고 잡담을 무가치하게 여기며 깊이 있는 주제를 다루는 대화만이 대화다운 대화라고 생각한다. 즉, 사회성이 부족하고 달콤한 거짓말보다는 쓰라린 진실을 추구하며 인사치레를 이해하지 못한다.
읽다 보니 어쩌면 나도 정신적 과잉 활동인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에서 유별나다, 까탈스럽다는 말을 종종 듣고 의심이 많아 전문가의 말이라 해도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기 전까지는 쉽게 믿지 않는다. 또한 감정이입이 쉽게 되고 사람들의 말투나 표정 변화에 민감하다. 가끔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데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찌 쉽게 융화될 수 있을까.
저자는 자신 역시 정신적 과잉 활동인이라 고백하며 이해로 나아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 과정의 끝에는 일반 사고인들의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저자의 조언대로 나만의 관계 틀을 만들고 사소한 순간의 기쁨을 만끽하면서 남은 생을 더 요령 있게 살아가는 법을 찾아보려 한다.
p. 124
혼자 있어도 평온할 수 있으려면 '좋은 환경'을 내면화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자기 자신과 편안하게 지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