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 환자에 대한 편견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순전히 필자의 주관임을 미리 밝혀둔다) 착각, 멸시, 공포이다.

첫째로, 착각은 정신병 환자가 행복할 것이라는 편견이다.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환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행복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인데 사실 대개의 정신병 환자들은 환청, 환시, 환상, 망상에 시달리면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허공을 향해 중얼거리고 있는 정신병 환자만 상상하고서 행복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멸시는 정신병 환자는 인간이 아닌 ‘또라이’이며 짐승보다 못한 존재라는 편견이다.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동물적 존재라는 멸시는 정신병 환자의 재활에 대한 중대한 장애로 작용한다. 일반적인 신체장애자에 대한 멸시도 문제지만 정신병 환자에 대한 멸시는 동정의 여지도 없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셋째로, 공포는 정신병 환자가 언제든지 심리가 돌변하여 주변 사람들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편견이다. 극히 일부의 경우에 정신병 환자가 돌발적인 공격을 했다는 보고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대개는 자기 자신과 싸우느라 타인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가 거의 없다.

― 정도상, “그것은 절망과의 싸움이었다”, [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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