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늦잠을 자는데, 출장 간 옆지기에게서 문자가 왔다.
“노무현 자살 기도설 뉴스 속보 봐라”
이게 뭔 소리야, 하며 TV를 켠 그때가 아침 9시 50분쯤.
뉴스 특보에서는 “사망 확인”을 알렸고,
믿어지지 않아 멍하니 TV만 들여다보았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게 하루를 꼬박 TV 앞에 잡혀 있었다.
“사망 확인”은 “추락사”로, 다시 “자살 확인”으로 이어지고,
곧 유서가 공개되었다.

처음에는, 뭐랄까 배신감 같은 게 느껴졌다.
이보세요, 이건 아니잖아요...
꿋꿋이 버티고 극복하는 모습 보여주어야 하잖아요...
전두환도 살아 있고 김영삼도 살아 있는데, 왜 죽어요!

하지만,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걸으려 애쓰는 사람은,
직접 저질렀든 아니든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과오 앞에서
부끄러움을 이길 수 없고,
더욱이 그 과오를 돌이킬 수 없을 때에는
바닥 모를 절망에 빠지기도 할 것이다.
그 마음, 내가 다 헤아릴 수도 없겠지...

대통령이던 당신에게는 화내고, 비난하기도 했고,
지금도 당신이 한 몇 가지 일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당신의 웃음과 목소리를 좋아했고,
멋진 퇴임 대통령으로 오래 살아주시기를 바랐습니다.
전직과 현직을 막론하고 세상의 어느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을 때,
이토록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분향소를 마련하고 밤새워 줄지어 애도하겠어요.
생전에 누구보다 많은 비판, 미움, 질시와 공격을 견뎌야 했겠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삶과 죽음을 안타까워합니다.
이 모습에 그 마음의 상처 다 위로받고 가시기를 빕니다...

하지만 남은 아내는 어떻게 사실까요.
자기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아마, 당신도 가는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으시겠지요. 
삶의 무게 앞에서 사람은 결국 혼자인가 봅니다. 
권 여사께서 부디 잘 이겨내시기를 빕니다.
...

그건 그렇고, 이번에 뉴스를 통해 국장과 국민장의 개념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국가’가 주관하는 국장이 ‘국민장’보다 상위 개념이네?
‘국민’보다 ‘국가’가 더 높은 것이다, 이 나라 법에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