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부터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지인을 통해 소모임을 만들어, 선생님을 모시고 일주일에 두 차례씩 석 달 동안 중국어 독해의 기초를 닦기로 했어요. 독해의 기초를 닦는 것이 목적이지만, 워낙 처음 배우는 것이라 한 달 반 동안은 이 책으로 기초 회화부터 배웠지요.
제목이 ‘독학 중국어 첫걸음’이지만, 중국어는 처음엔 독학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중국어의 독특한 자음 발음법은, 아무리 CD를 듣고 교재의 설명을 읽어도 혼자 익히기 어렵겠더라구요. 선생님에게 발음하는 법을 배우고, 또 자기 발음을 녹음해서 CD와 비교해 들어봐야 해요.
하지만 그 첫 단계만 넘어서면 이 교재를 독학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우리 모임에서는 선생님과 함께 9과까지 진도 나가고 이후 독해 공부를 위해 교재를 바꾸었지만, 나머지 10과부터 20과까지는 마음만 먹으면 혼자 해낼 수 있으리라는 것이 선생님과 우리 공통의 의견이에요.
처음 시작할 땐 아주 막막했는데, 9과까지 진도 나가니 중국어가 꽤 재미있는 언어라는 걸 알겠더라구요. “죄송합니다”란 말을 对不起(뚜이부치)라고 하는데, 한자를 해석하면 “대하여 일어서지 못하겠다”란 말이잖아요. 단어가 구성되는 방식, 발음의 리듬감도 재미있고, 중국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한마디씩 알아듣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물론 단어 하나를 외우더라도 간체자로 쓰는 법, 발음, 성조 세 가지를 다 외워야 하니 어렵긴 하지만요.
포켓북이 아주 유용합니다. 교재의 본문을 모두 실어놓았을 뿐 아니라, 뒤쪽에 ‘왕초보 필수 어휘’를 정리해두어 출퇴근길에 들고 다니며 단어 외우기 좋아요.
CD의 음질은 좋고, 말소리도 또박또박 알아듣기 좋지만, 여자 성우가 가끔 shi 발음과 si 발음을 헷갈리게 냅니다. 하지만 중국 영화 보니 중국인들이 본래 shi 발음을 강하게 할 때 si처럼 들리기도 하더라구요... 책 표지에 넥서스 홈페이지 가면 MP3가 무료 제공된다고 나와서 찾아가 보니, 다른 교재의 MP3는 있는데 이 책 것은 없더군요. -.- 중국어 공부하려고 일부러 MP3 플레이어까지 샀는데... 그래서 CD를 MP3로 변환해 듣고 다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