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 - 중국인의 삶은 왜 여전히 고달픈가
랑셴핑 지음, 이지은 옮김 / 미래의창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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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중국 ‘용’이 깨어난다고 세계 각국은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거대한 용이 세계 경제를 집어 삼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해서 그 실상인 중국은 어떠한지 궁금했다. 그래서 중국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게 되었는데, 그 중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이 가장 현실적인 실상에 대해 토해내고 있었다. 중국이 꿈틀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자유경제를 수용한 중국이 그동안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면에는 수많은 비리도 볼 것이고, 부정부패와 썩은 정신을 보게 될 것이다. 바로 중국은 그 과정을 겪고 있다.

중국의 가장 영향력 있다는 랑센핑 교수가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을 통해 말하는 중국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참혹하다. 빈부의 격차에 의한 일부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중국인 실태에 대한 고발이다. 자본주의는 돈이 있어야 먹고 산다. 앞 뒤 가리지 않고 행해지던 중국인들의 악취를 그동안 우리는 보아왔다. 중국인을 가장 경멸하게 만들었던 것은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었다. 화학 물질인 멜라민으로 유제품을 대신하였고, 플라스틱 재료로 만두와 국수를 빚었고, 공업용 화학물질로 소고기나 계란도 실제처럼 만들어 팔았다. 그것을 알고 있는 중국인들은 자국의 음식을 사먹기 꺼려한다는 말까지 있었다. 세계를 기만한 그들의 정신세계에 경악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일 터지던 국제 사기 전화는 또 어떤가. 중국인에 의한 보이스피싱은 이미 잘 알려진 사건이다. 악순환의 과정 속에서 성장만 보고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 중국을 제대로 살려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큰 숙제인 것 같다.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에서 랑센핑 교수는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낮은 소득으로 고통 받는 중국인을, 그들의 거짓된 행복을 파헤쳤다. 또, 건강을 위협하는 엉망인 먹을거리, 물질만능에 빠져 허우적대는 중국 젊은이들, 쓰레기가 넘쳐나는 도로 환경에 대해 폭로한다.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기업과 서구 열강에 시달리는 중국 정부에 대해 문제를 들춰내고 해결 방향을 제시한다. 이웃 국가인 우리는 알아야 한다. 중국의 현실과 그 현실이 주는 파급효과에 대해 혀를 차고 경계할 일만은 아니다. 주변국으로서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야한다.

중국의 현실을 알고 싶다면 당장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을 읽어보자. 그 책을 읽고서 중국이 꿈틀거리며 내뿜는 먼지와 악취를 경멸하고 있으면 안 된다. 언젠가 그들도 그 과정을 겪고 나면 제대로 된 반석위에 올라설 것이다. 보라 랑센핑 교수와 같은 경제학자가 자기 나라의 현실을 똑바로 읽고 반성해서 새롭게 방향을 모색하지 않는가. 먼지를 털고 더러워진 부분은 잘 세탁을 하여, 머지않아 세계를 흔드는 대국의 면모를 갖추려 하지 않는가. “부자 중국 가난한 중국인”에서 중국의 현실을 알았다면, 그것을 부정적인 현실로만 보지 말자. 그들이 우뚝 서서 우리를 눌러버리기 전에, 우리는 우리가 뚫고 나갈 길을 모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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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사용설명서
두위 지음, 하진이 옮김 / 문화발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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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마어마한 땅과 인구를 자랑한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으니 사는 지역도 많은 차이가 난다. 지역 차이가 나니 서로 말이 달라 소통에 어려움이 많다. 그러므로 지역에 따라 중국인의 성격과 독특한 특성이 존재한다. 그것을 알고 싶어 “중국인 사용설명서”를 읽게 되었다. 그리고 이웃인 중국의 성장에 대해 알리느라 뉴스에서 연일 바쁘게 보도하는 소릴 듣는다. 그렇다보니 그들의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언어를 배우려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 땅에 앉아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들의 문화를 간접 체험할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책이라고 생각했기에 “중국인 사용설명서”를 읽게 되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을 볼 때는 상대방에 대해 긍정적인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사람과 친해지는 제1의 법칙이다. 그것은 나와 다른 독특한 그들만의 특성을 긍정적으로 보아야 그들의 장점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으로 “중국인 사용설명서” 읽으면 나는 그들의 장점을 많이 알게 될 것이다.

중국인은 ‘관본위’ 사상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관본위’는 직위나 권세를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정치는 생활 그 자체이다. 중국인은 지금도 체면을 중시한다. 텐진 사람들은 체면이 깎이면 주먹다짐까지 한다. 지금은 옛날보다 덜 하지만, 한때는 우리나라도 체면을 중요시 했었다. 같은 동양권이라 우리나라와 그들의 인격적 특성이 닮은 부분이 많다. 둥베이 사람과 난징, 저장, 후베이, 광둥지역 사람들은 외래문화에 포용력이 넓다. 반면 산둥, 상하이 사람들은 자부심과 애향심이 강해 외래문화에 배타적이다. 선거철이면 지방색을 들어내던 우리나라의 그것과 닮아 보인다. 중국인은 주로 미신을 숭배한다. 그것은 어느 종교와 마찬가지로 막강한 활동력이 있다. 미신 숭배에 관한 글을 읽으니 우리나라의 무속신앙이 언뜻 떠오른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아이를 학자로 길러 내기를 소망 하였고, 지금도 대단한 학구열로 몸살을 앓는다. 그런데 중국의 진장 지역은 가장 똑똑한 자식을 상인으로 기른다. 그리하여 진상은 학문 탐구를 최하급으로 여긴다. 진상과 달리 휘상은 교육을 중시하여 학자 출신의 상인을 배출한다. 다들 알고 있듯이 중국은 광활한 초원과 험준한 산맥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그래서 무예를 중시한다. 이렇듯 “중국인 사용설명서”에는 중국인의 대한 궁금증을 무궁무진하게 펼쳐 놓았다. 언젠가는 중국을 한 번 여행하고 싶었는데, 좋은 정보를 알게 되어 기쁘다.

무턱대고 다른 나라에 가서 자기 나라의 관습대로 행동한다면 몰매를 맞거나 쫓겨날지도 모른다. ‘로마에 가서는 로마인이 되라’는 말이 있다. 다른 나라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갖고 싶다면 그 나라의 인격적 특성을 알아야 한다. 특히 중국은 56개의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져 있어 인간박물관이라고 까지 표현한다. 이렇게 많은 소수 민족을 중국이라는 하나의 국가로 이해하려면 설명서가 없이는 불편하고 불가능하다. “중국인 사용설명서”는 충분히 그러한 중국인의 특성을 말해 주고 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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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마
슈테른 반 돌 지음, 안상임 옮김 / 창작마루결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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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복잡할 때는 단순한 것이 도움 된다. 쓸쓸하거나 우울하거나 슬프거나 아플 때 긴 문장은 잔소리일 뿐이다. 단 한 마디의 말이 당신을 일어서게 할 것이다. 그 중에 가장 강력한 말은 “포기하지 마” 물론 이 말은 우리들이 어디선가 자주 듣기도 했을 테고, 여기서는 책 제목이다. 동물들이 주인공인 책의 표지에는 기운없는 사자가 나를 응시하고 있다. 누구라도 한 마디 던져 주고 싶다. “살다보면 힘든 날이 있어, 그래도 포기 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해”라고. 하지만 잘 나아가다가도 반복 되는 일상을 지루해 한다. 누가? 우리가. 행운은 나를 비켜가고 해도 해도 안되는 일 투성이라면 기운이 빠진다. 누가? 우리가. 사막 한가운데 버려진 기분이 들 때, 미어터지는 지하철 안에서도, 최선을 다해도 돌아오는 건 없다고 느껴질 때도, 자신을 위해 새롭게 도전해 보라도 토닥여주는 책이 있다.

“포기하지 마”

뭐 어린애처럼 이런 책을... 이라고 했다가. 다시 손에 들고 그림을 읽어 나갔다. 손바닥만한 아주 작은 책이 생기 잃은 얼굴에 웃음을 그려준다. 많은 돼지들 밑에 까린 돼지가 지하철에 탄 승객 같고, 신발속에 고개를 박은 오리는 자기 얼굴만 가리면 세상이 다 안보일거라 생각하던 어린 아이들 같다. 친구를 찾는 고슴도치가 선인장 앞에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포기하지 마”

화가나면 시원하게 터트려서 내 할 말을 전하라고 한다. 그렇다. 참으면 병이 된다. 그리고 쉴 때는 푹 쉬어주라 한다. 재충전을 위해 눕는 곰의 모습이 웃음짓게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사랑도 하고, 그러나 양보도 하고, 친구와 재미없는 영화도 같이 봐 주라 한다. 삶의 책임과 행복은 모두 자신의 몫이니, 힘차게 자신을 믿고 나의 길을 찾아가라는 조그마한 책.

“포기하지 마”

긴 잔소릴 다 빼고, 축처진 어깨를 다시 펴게 해 주는, 삶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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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비밀
틸만 뢰리히 지음, 서유리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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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저린 한 예술인의 삶 때문에 나는 일주일을 끙끙 앓았다. 카라바조. 로마에 사는 빈민을 모델로 성모와 성자를 그렸다고 한다. 책의 앞에 첨부된 그의 그림을 먼저 감상 했다.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그림속의 인물을 사실감 있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병든 바쿠스>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나약함은 동정심을 불러일으킨다. 또 <음악 연주자들>에 나오는 소년들은 때 묻지 않고 순수한 세계를 보여주는데, 주인공들의 모습 보다는 뒷 배경으로 나오는 소년의 눈빛은 <병든 바쿠스>의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비드>는 강하게 인상에 남는다. 화가가 살 던 시대에는 잔인한 참수가 많았던 혼란한 시대였음을 엿보게 한다.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특징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캔버스 속의 인물들이 정면을 응시하지 않는다. 화가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어떤 것에 인물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빛과 그림자의 선명한 대비를 이용하는 것도 돋보이지만, 캔버스 속의 시선처리로 비밀스럽게 말하는 것이 일품인 예술가다.

카라바조는 미켈란젤로와 동명이라서 그의 고향 이름을 따 미술계에서는 카라바조라 불린다. “카라바조의 비밀”은 책 두 권 분량의 아주 두꺼운 전기적 성격을 가진 카라바조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5살에 흑사병으로 아버지를 잃은 카라바조는 외할아버지 댁에서 처음 미술을 접한다. 흑사병은 중세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페스트다. 그것을 계기로 미켈레는 페테르차노의 도제로 4년간 그림을 배우기로 한다. 그곳에서 프란체스코에게 비정상적인 성을 강요받는다. 자유분방한 카라바조에게 4년은 프란체스코 때문에 치욕스럽기도 했지만, 훌륭하게 미술 수업을 마쳤다. 스승 페테르차노는 미켈레에게 그곳에 남아서 예술의 길을 가자고 권했으나 거절하고 로마로 갔다. 미켈레에게 로마는 생각보다 훨씬 살벌하고 고통스런 생활이었다. 그곳에서 병에 걸려 죽을 고비도 몇 번씩 넘겼고, 술과 폭력과 참지 못하는 성질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갖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예술적 광기는 어느 누구도 따라오지 못해서 그의 작품은 늘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생활은 엉망이었지만 결국 그림에서는 성공을 한 것이다. 그러나 행복은 시작 되지 않았다. 또 다시 그를 배반한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도망자 신세가 된다. 그러다 젊은 화가는 서른아홉이라는 나이로 죽는다. 줄거리를 짧고 간단하게 말하고 있지만, 그의 이야기는 아주 강렬한 느낌이어서 지금도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나는 짧고 굵게 살기를 꿈꾼다. 그러나 아주 평범하게, 아주 일반적으로 살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명예를 가지고 사는 예술가가 있는가 하면 이렇게 가슴을 후비는 아픔으로 다가오는 예술인도 있다. 카라바조가 만약 밀라노에 남아서 스승과 함께 했다면 이렇게 바로크 미술에 한 획을 긋는 화가가 될 수 있었을까? 그냥 평범하게 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천재니까 스승 아래서도 명성이 자자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단지 확률이니까. 파올라에게 돌을 던진 사건으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미켈레는 원래 태생이 자유분방하고 장난기가 심하다. 그러나 프란체스코만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역으로 생각하면 프란체스코를 만나서 그는 정신적으로 불안한 성장을 했지만, 불안을 견디기 위해 이를 악물고 그림에 더 매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밀라노를 떠났으면서도 프란체스코의 영향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게이가 된다. 그리고 그 생활에 더 깊이 빠져들어서 예술이라는 핑계로 허우적댄다. 그러나 그의 문제아적 삶은 오히려 그가 추구했던 세속적이고 사실적인 그만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했다. 평범한 생활인으로서는 낙오자였지만, 예술가로서는 행복했을 것이다. 이것은 소설이기에 어느 부분은 미켈레의 생과 같을 것이고, 어느 부분은 꾸며낸 이야기이다. 책을 다 읽었지만 아직도 그 소설 속에 있는 것 같은 흥분감이 든다. 아무나 살아내기 어려운 미켈레의 삶에 살을 덧붙인 이 소설이 영화화 된다면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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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 그릿 - 진정한 용기
찰스 포티스 지음, 정윤조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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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의 나이임 에도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세상을 나서는 소녀의 이야기 트루 그릿은, 올해 2월에 영화로도 나온 이름 있는 소설이다. 소설은 주인공인 매티가 과거를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톰 채니가 앙상한 몰골로 마을로 들어오자, 매티의 아버지가 그를 자신의 농장에 받아준다. 채니는 한동안은 아무 탈 없이 지냈다. 어느 날 톰이 도박을 하여 돈을 다 잃었다. 채니는 같은 도박꾼들을 사기꾼이라며 노발대발하며 죽여 버리겠다고 밖으로 나간다. 그를 말리려고 아버지가 따라 밖으로 나간다. 그러자 채니가 라이플총으로 아버지의 이마를 쏜다. 채니는 아버지의 주머니에서 150달러와 항상 갖고 다니던 켈리포니아 금화 2개를 갖고 도망간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전갈을 받은 메티는 집을 떠날 결심을 하고 포트스미스로 간다. 그곳에서 아버지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본 뒤에, 자신의 원수인 톰 채니를 잡을 사람을 수소문 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뒤 매티는 가장 잔인하고 자기 손으로 끝내기를 좋아한다는 연방보안관 루스터 코그번을 고용하게 된다. 루스터를 고용하고 며칠 뒤에 한 식당에서 라비프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는 텍사스의 한 순찰대원이다. 그는 현상금을 노리고 매티에게 접근한다. 그렇게 모인 셋은 채니가 같이 다니는 패거리인 네드 페퍼 일당을 쫒게 된다.

트루 그릿에 나오는 등장인물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메리는 정말이지 무모해 보였지만, 14살임에도 뛰어난 지성을 가지고 있다. 어린나이 못지않게 성숙하다. 루스터는 그의 지난 과거가 어두워 보인다. 그래서인지 글 중간에 술에 취해서 자신의 과거에 대해 주절거리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속으로는 과거의 좋지 않은 감정에 시달리는 것이 안타까워 보인다. 라비프는 소설 중 첫 등장과 같이 무척이나 재치 있고 말주변이 좋다. 항상 들고 다니는 샤프스 라이플은 엄청난 위력의 총이다. 샤프스 라이플에 급 호감이 간다. 글 속에는 나오지 않지만 사람이 맞는다면 어느 부위를 맞든 간에 치명상 혹은 죽음으로 몰고 가는 무서운 무기이다.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잘 이어지고 내용 전개가 흥미롭다. 그러나 그 당시의 현실과 맞는 설정인지 의문도 간다. 그것은 당시에 여자에게는 교육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어린 매티가 법률내용을 줄줄 외우고, 사람을 단박에 설득 시키는 대목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야기가 조금 밋밋한 것도 소금 안 들어간 나물 같았다. 왜냐하면 스토리가 잘 이어져 있다고 해도 감성적인 면이 부족해서 인간적인 포용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서부극의 묘미를 느끼게 하는 구성은 좋았다. 총격전을 표현한 장면도 좋았다. 영화로 나왔지만 영화는 본 적이 없다. 언젠가 한번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지만, 영화 후기를 검색해 보니 영화는 평판이 약간 갈리는 편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원작에 충실했지만, 매티의 설정에 대해 이해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분도 있었고, 라비프와 루스터가 자기자랑만 하다가 끝에 총격전 조금 하는 것으로 끝난 것에 아쉬워 하는 분도 있었다. 영화의 평이야 어찌되었든 소설에서 두려움 없이 어린 소녀가 보여준 용기에 박수를 쳐 주고 싶다. 매티의 아버지를 죽이기 전에도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던, 채니 같은 악당은 꼭 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매티 아버지가 죽었을 때도 이야기 속에서는 아무도 나서서 싸우려고 하지 않고 슬슬 피하기만 했다. 악당은 여유 있게 아버지의 돈을 챙겨들고 갔다. 매티와 같은 용기를 가진 사람이 없다면 아마 이 지구는 그런 악당들의 천국일 것이다. 조그만 아이의 용기를 읽게 되어 즐거운 주말이었다.

(아들의 책장- 6-트루 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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