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남자 1 -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용연 지음, 김정민 기획, 조정주.김욱 원작 / 페이퍼스토리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즐겨보던 드라마 “공주의 남자”가 책으로 나왔다. 역사드라마는 각색을 하기 때문에 실제의 역사와 많이 다르다. 그것이 요즘의 역사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준다. 처음 역사드라마가 원래의 역사와는 다른 내용으로 드라마화 됐을 때는 논란이 많았다. 그것을 보고 그대로 역사를 믿는 것 아니냐는 의견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도 익숙해져서 오히려 더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 같다. 첫장을 넘기니 지금 드라마속의 등장인물이 칼라사진으로 나온다. 참 곱다. 박시후와 문채원의 친필 싸인까지 들어 있다.


이 소설에서 긴장의 끈은 ‘계유정난’이라는 시대적 배경이다. 그 속에서 원수 집안의 딸과 아들이 사랑을 한다는 내용이다. 소설의 시작 부분에서 김종서가 죽는다. 김종서의 말로를 첫머리에서 암시로 보여준 장면은 독자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대체 무슨일이…. 물론 텔레비전은 영상이라서 그 모습이 강렬하지만 소설은 그러한 강렬함은 없다. 그리고 김종서가 죽기까지의(승유와 세령이 만나 사랑의 싹이 트기까지)의 내용이 “공주의 남자” 1권에 나온다. 여기에서 세령의 아버지인 수양대군은 대단한 야심가이고 독설가이다. 문종이 병이 악화되자 그 후사를 넘본다. 수양은 김종서에게 자식의 청혼을 넣는다. 문종을 위해 충정이 강한데다 궐내에서 그 세력이 큰 김종서를 자기편으로 만든다면 옥좌는 쉽게 수양에게 넘어 올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편 세령은 아버지 수양이 자신의 청혼을 넣었다는 김승유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경혜공주 대신 들어간 공부방에서 승유의 얼굴을 대면하게 되고, 김승유는 경혜공주 대신 강론을 들어온 세령을 진짜 공주인 줄 착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승유와 세령의 사랑의 씨앗이 되고, 김종서가 수양의 청혼을 거절 함으로서 일가족이 죽음을 당하게 되는 피바람을 몰고 온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 보면, 정치란 피도 눈물도 없는 것인가 보다. 정치권력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가족이나 친척까지 모두 죽였다니 말이다. 또 권력앞에 무참하게 빛을 잃어가는 세 친구의 우정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책은 생각보다 훨씬 쉽게 줄줄 읽혔다. 아마도 드라마를 보았기 때문에 더 그러했는지 모른다. 특별히 드라마와 다른 점은 없었고, 이 책을 읽는 재미는 여러 가지다. 인기 드라마를 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것과, 영상으로 남아 있는 장면의 대사들을 다 기억해 내기는 어려운데 책이 있으니 책 속에 그대로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주의 남자”는 이 가을에 질 좋은 사랑의 감성을 독자에게 심어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에서는 “공주의 남자” 1권 보다는 훨씬 내용 진행이 빠르다. 수양이 세령에게 신면의 종이 되라는 엄명이 내려져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보였는데, 책으로 만나는 “공주의 남자” 2권도 얼른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의 도시
패트리스 채플린 지음, 이재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접하는 순간 BC9500년경에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는 아틀란티스가 떠올랐다. 풀리지 않은 비밀을 간직한 도시 아틀란티스처럼 비밀스런 문을 가진 “비밀의 도시” 책 표지는 흡입력이 강했다. 이 소설은 무엇인가 파헤쳐 볼 재미가 숨어 있을 것 같았다. “비밀의 도시”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환한 저쪽으로 두 사람이 걸어 들어가는 표지와 같은 이런 도시가 어딘가에 존재한다면 우리들의 호기심은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신비감과 고개를 갸웃거리는 의문을 갖게 하는 표지만큼이나 이 소설의 내용은 궁금증을 자극했다.

집시가 되고 싶었던 패트리스는 친구 베릴과 함께 스페인으로 간다.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던 중 지로나에 머물게 되는데 이곳에서 조세를 만나 사랑하게 된다. 유대인이 몸을 정갈히 하던 목욕탕인 미크베와 소원을 비는 우물 등이 등장하는 부분까지 읽었을 때 이 소설의 색다른 재미를 엿보게 되었다. 중세 때 유대인이 살았다는 도시 지로나는 서구 다양한 문화의 흔적을 품고 있었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익숙한 이름들 인 장 콕토, 살바도르 달리, 움베르토 에코 등은 소설의 재미를 한층 더 해 주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패트리스는 사랑하는 조세가 발설하기 꺼려하는 무언가를 차츰차츰 알아가고 있었다. 그 베일이 벗겨져갈 수록 충격적인 사건들이 일어났지만, 밋밋한 결말은 지루했던 처음 부분을 연상케 했다.

이 소설은 실존 인물과 실존 장소인 스페인 지로나를 배경으로 차분하게 전개하고 있다. 처음 부분은 차분하다 못해 지루한 감도 있었다. 제목과 견주어 보면 비밀에 붙이는 숫자로 각 장을 마무리한 것이 외견상으로는 그럴듯 했으나, 각 장을 넘어 갈 때마다 소 제목 보다는 숫자로 표시해서 그 지루함을 더 했다. 그러나 차츰 전개가 긴장감을 주는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재미를 주었다.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스페인의 도시 지로나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서 로마제국, 유대문화, 이슬람, 중세 기독교 문화를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배경을 찾아 스페인의 지로나를 한 번쯤 여행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우의 연애법칙 61
Dr.굿윌 지음, 박금영 옮김 / 이젠미디어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정말로 연애에 법칙이 있을까?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연우의 연애법칙 61”을 읽는 것도 여성으로서는 센스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사람이 마음 먹은데로 움직여 지지는 않지만 이책은 실수를 줄이면서 마음을 잡으려는 노력에 보탬이 되는 책이다.


‘part 1 남자라는 동물을 이해한다’를 통해 남자들의 진짜 마음을 엿보게 되었다. 남자의 연애는 여자의 외모에서 시작된는 부분은 좀 그랬다. 어느 곳에서든 외모에 관한 이야기는 왠지 씁쓸한 마음을 준다. 그러나 자신을 가꾼다는 것은 단지 남자에게 잘 보이는 수단도 되겠지만, 나의 삶에도 활력소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칭찬은 아이들에게만 용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도 칭찬을 받으면 좋아한다는 사실에 사람 마음의 깊이는 나이와 무관하게 좋은 것임을 알게 됐다. part 2와 part 3은 서로 밀고 당기는 비법과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역시 연애도 끈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자의 소중한 애인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중한 애인으로서 나의 가치와 장점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 책에서 도덕적인 가르침도 좋았다. 어떤 형식으로든 불륜은 옳지 않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부분이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 20대의 아이들이 자칫 옳지 않은 판단을 가질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part 5까지 읽고 나니 남자를 고르는 법이나 연애를 잘하는 법도 터득하게 되지만 그것 보다는 남자를 어떻게 이해할지도 알게 되는 책이다. 또 여자로서 어떻게 자신을 가꾸어야 할지도 생각하게 되는 책이다.


사실 책을 고르다 보면 “연우의 연애법칙 61”과 같은 책은 그냥 가볍게 읽어야 될 도서라서 쉽게 사지 않게 된다. 그러나 생각을 달리 해 보면 내 평생을 좌우하게 될 남자라고 했을 때는 아주 중요한 책이 된다. 이제 20대에 접어드는 딸을 가진 엄마로서 사람을 사귀는 법이 가득한 내용에 호감이 갔다. 책을 통해 많은 미혼 여성들이 자신에게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나 잘 리드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 -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잔혹사
이재갑 글.사진 / 살림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세월이 지나면 잊지 말아야 할 것도 잊어버리게 된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인데도 대부분은 역사 속에 묻히게 된다. 그러나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 기억을 찾아서 누군가에게 각성을 시키는 것이 좋겠다. 우리 민족으로서는 일본의 지배를 당하던 그 때가 가장 아픈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땅도 빼앗기고 말도 빼앗기고 정신도 빼앗겨서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살아야 했던 시기다. 그 시기 일본으로 강제 징용을 당해서 강제 노역을 받은 우리 민족의 흔적을 찾아 아픈 상처를 보여준 책이 있다. “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라는 책이다.


사진작가가 찾아간 답사 여행지는 대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암울한 섬 일본이다. 일본의 중고등 학생들의 매년 수학여행 코스인 후쿠오카의 스페이스 월드가 조선인을 강제 징집하여 노동을 착취했던 곳이라 한다. 놀이기구를 타고 희희낙락하는 그들을 생각하니 아무렇지 않게 조선인을 계속 밟아 대는 듯 하다 느낌이 들어 내 마음에 분노가 일어난다. 일본에 600만 명이 넘게 연행 되었고, 아소탄광으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 약1만 명 중 절반은 굶주림과 중노동을 이기지 못해 죽거나 탈출했다고 한다. 현장감독의 잦은 폭행이 석탄 캐는 일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는 증언에 뭐라고 할 말을 잃는다. 지금은 산처럼 보이는 보타야마는 폐광석으로 쌓아 만들어졌다니, 그 고통이 상상을 초월했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또 개나 고양이 무덤보다 못한 조선인의 무덤이나 신세타령가의 가사는 충분히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렇듯 이 책은 조선인으로 강제 징용되어 고통을 겪은 이들의 흔적을 답사한 내용이다. 내가 직접 겪지 않았다고 잊어버리면 안 되는 것이 여기 이런 것들이다. 지금도 일본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긴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작은 돌섬이라고, 하나 둘 바보처럼 내어주면 그 때(일제 강점기) 처럼 우리나라는 지배당하고 고통 받을 것이다. 항상 웃는 얼굴과 매너가 좋은 일본인들, 그들의 마음 안에 담긴 전략을 잊어버리지 말자.


역사를 보면 독한 사람이 성공하고 힘을 가지고 지배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간 같지 않은 짓을 일삼고 권력과 힘을 키운 사람이 기업체에서도 살아남아 부를 이룬다면…, 악독한 사람이 영토를 넓히고 세계를 지배하는 힘을 가질 수 있다면…, 인성교육의 방향은 모두에게 옳은 것에서 나에게 옳은 것으로 수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일까? 우리는 일제를 직접 겪지 않은 세대이다. 그러나 “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를 보면서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나라를 사랑하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래강의 신비
손현철 글.사진 / 민음사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울림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이상의 것이 서로 잘 조화됨을 뜻하는 명사이다. 남자와 여자가 어울리고, 꽃과 나비가 어울리고,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고, 자연과 자연이 어울릴 때,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한 어울림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기와 질투로 남자와 여자의 사이를 갈라놓기도 하고, 내 거실에서만 보겠다는 이기심으로 꽃을 꺾어 버리기도 한다. 또한 지혜라는 무기로 자연의 거대한 어울림을 파괴하기도 한다. 어울림이 파괴되는 좋은 예로 “모래강의 신비”는 내성천과 모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랜 세월이 흘러 화강암이 잘게 부서져 모래가 된다. 그 모래가 강 언저리에 모여 모래톱을 형성한다. 그렇게 쌓인 모래는 하잖은 불순물이 아니다. 물을 정화시켜주는 귀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그런데, 한 순간에 인간은 개발이라는 칼을 들이 밀어 모래를 도려낸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제고의 여지가 없는지?


저자를 따라 내성천의 발현지인 경북 봉화군 옥석산 기슭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영주시에 있는 물 안의 섬이라는 뜻을 가진 ‘무섬’에 이른 강과 모래는 절경을 이룬다. 이 절경을 얼마나 더 볼 수 있을까? 영주시 역시 댐건설로 자연에 상처를 내고 있다. 경북 구미에 이르면 모래 무덤을 볼 수 있는데, 그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과히 충격적이었다.


이미 우리는 많은 편리함 속에 살고 있다. 편리함의 이면에는 사람의 지혜보다는 욕심이 도사리고 있다. 진정으로 사람의 욕심은 멈출 수 없는 것인가? 저자의 말 중 “모래의 책” 이라는 예가 나온다. 노인이 “모래의 책”에서 삽화를 보고 있는 보르헤스에게 다시는 보지 못할 테니 그림을 잘 봐 두라 한다. 보르헤스가 책을 덮었다가 다시 폈으나 그 면에는 삽화는 없고 다른 것이 있었다. 라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강과 모래톱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개발이라는 말로 인간이 새롭게 건설하는 그곳에는 이미 이전의 것은 남아 있지 않다. 좋은 점도 편리한 점도 많았던 개발이지만, 아주 오랜 후세에 물을 걸러주는 모래가 남지 않아 오염된 물을 마시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우리 모두 어울림 있는 삶을 이어가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