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강의 신비
손현철 글.사진 / 민음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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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이라는 단어는 두 가지 이상의 것이 서로 잘 조화됨을 뜻하는 명사이다. 남자와 여자가 어울리고, 꽃과 나비가 어울리고,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고, 자연과 자연이 어울릴 때,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한 어울림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기와 질투로 남자와 여자의 사이를 갈라놓기도 하고, 내 거실에서만 보겠다는 이기심으로 꽃을 꺾어 버리기도 한다. 또한 지혜라는 무기로 자연의 거대한 어울림을 파괴하기도 한다. 어울림이 파괴되는 좋은 예로 “모래강의 신비”는 내성천과 모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랜 세월이 흘러 화강암이 잘게 부서져 모래가 된다. 그 모래가 강 언저리에 모여 모래톱을 형성한다. 그렇게 쌓인 모래는 하잖은 불순물이 아니다. 물을 정화시켜주는 귀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그런데, 한 순간에 인간은 개발이라는 칼을 들이 밀어 모래를 도려낸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제고의 여지가 없는지?


저자를 따라 내성천의 발현지인 경북 봉화군 옥석산 기슭에서부터 출발해 보자. 영주시에 있는 물 안의 섬이라는 뜻을 가진 ‘무섬’에 이른 강과 모래는 절경을 이룬다. 이 절경을 얼마나 더 볼 수 있을까? 영주시 역시 댐건설로 자연에 상처를 내고 있다. 경북 구미에 이르면 모래 무덤을 볼 수 있는데, 그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과히 충격적이었다.


이미 우리는 많은 편리함 속에 살고 있다. 편리함의 이면에는 사람의 지혜보다는 욕심이 도사리고 있다. 진정으로 사람의 욕심은 멈출 수 없는 것인가? 저자의 말 중 “모래의 책” 이라는 예가 나온다. 노인이 “모래의 책”에서 삽화를 보고 있는 보르헤스에게 다시는 보지 못할 테니 그림을 잘 봐 두라 한다. 보르헤스가 책을 덮었다가 다시 폈으나 그 면에는 삽화는 없고 다른 것이 있었다. 라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강과 모래톱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개발이라는 말로 인간이 새롭게 건설하는 그곳에는 이미 이전의 것은 남아 있지 않다. 좋은 점도 편리한 점도 많았던 개발이지만, 아주 오랜 후세에 물을 걸러주는 모래가 남지 않아 오염된 물을 마시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도 깨달아야 한다. 우리 모두 어울림 있는 삶을 이어가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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