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가(龜旨歌) 

 

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어 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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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사(井邑詞) / 어느 행상인의 아내 

 

하 노피곰 도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를 드욜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어느이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 졈그셰라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

달님이시여, 높이높이 돋으시어 

멀리멀리 비춰 주소서. 

 

시장에 가 계신가요? 

위험한 곳을 디딜까 두렵습니다. 

 

어느 곳에서 놓으십시오. 

당신이 가시는 곳에 저물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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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가(黃鳥歌) / 유리왕 

 

翩翩黃鳥 

雌雄相依 

念我之獨 

誰其與歸 

 

훨훨 나는 꾀꼬리는 

암수 다정히 즐기는데, 

외로울사 이 내 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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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無渡河歌 / 白首狂夫의 아내 

 

公無渡河 

公竟渡河 

墮河而死 

當奈公何 

 

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임은 그예 물을 건너시네.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가신 임을 어이할꼬. 

 

배경설화 : 고조선에 곽리자고(藿里子高)라는 뱃사공이 있었는데, 어느 날 새벽에 일어나 배를 손질하고 있을 때, 머리가 새하얀 미치광이 사나이가 머리를 풀어 헤친 채 술병을 끼고 비틀거리면서 강물을 건너는 것이었다. 뒤쫓아 온 그의 아내가 그를 말리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어 그 미치광이는 결국 죽고 말았다. 이를 본 그의 아내는 남편을 안타깝게 부르며 울었다. 그러다 문득 갖고 있던 공후를 타면서 자신의 심정을 노래로 지어 불렀는데, 그 소리가 아주 슬펐다. 노래를 다 부르자 아내도 물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곽리자고가 돌아와 아내 여옥에게 그 노래 소리를 들려주며 이야기를 하였더니, 여옥은 이를 슬퍼하여 공후를 타며 그 소리를 그대로 내었는데, 듣고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여옥은 이 노래를 이웃에 사는 여용(麗容)에게 전하였다. 이 노래를 이름하여 '공후인(箜篌引)'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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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 1 / 오세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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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그릇(가슴파리)'이라는 사물을 통해 절제되고 균형 잡힌 중용의 삶을 추구하는 인간 정신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시적 화자는 '칼날'과 같이 날카로운 '사금파리'가 인간의 연약한 '맨발'의 '살'에 상처를 내는 현상을 철학적 인식의 출발점으로 하여, '절제와 균형'이 깨어진 데서 비롯되는 '이성의 차가운/눈','맹목의 사랑'과 같은 왜곡된 인간 정신을 경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과 함께 모나고 편향적인 이념으로 인한 '상처'를 내적 성숙의 계기로 수용하는 의지적인 삶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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