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보름동안 다른 책을 읽지 못했다. 여운이 길었던 것은 아니었고, 기간 내내 이 책을 들고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번역체 때문에 외국문학을 읽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밴 내게 미국적 정서로 가득 찬 <호밀밭의 파수꾼>은 그리 환호할만한 책은 아니었다.

50년 이상이 흘렀음에도, 아이들의 성장은 늘 이렇게 비슷했던 것일까. 주인공 '홀든 콜필드'의 며칠 간의 삶을 들여다보는 이 책은 성장에 대한 냉정하고도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 냉정하다는 것은 특별한 사건 전개가 없는 주인공의 일상을 무미건조한 그대로 드러낸다는 의미이고-사실 이런 부분이 가독을 방해했다- 따뜻하다는 것은 주인공의 내적 변화가 훼손되지 않은 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의미이다. 어쨌거나 유의미한 성장소설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번역체와 미국적인 정서를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굉장히 유익한 독서가 될 테고, 굳이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인내를 가지고 보길 바란다. 인내한 만큼의 여운은 준다.

'홀든 콜필드'. 이 한 사람을 만나게 되어서 좋다. 좋은 소설은 이야기가 사라지더라도 인물이 남는 법이므로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지금은 둔기로 맞은 듯한 정서적 충격은 없지만, 오래오래 한 인물이 내 안에 남아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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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4-16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홀든, 저도 오래 기억으로 남아있는 인물이에요^^

산도 2007-04-18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반갑습니다~ 홀든 콜필드, 내게 남아있지 않은 비뚤어진 열정을 아직 갖고 있는 소년 같아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