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빈치 코드 1 ㅣ 로버트 랭던 시리즈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워낙 말들이 많았던 소설인데 뒤늦게 보게 됐다. 언젠가 비행기안에서 영화를 비몽사몽식으로 봤는데 알비노(백색증 환자)인 사일래스의 연기가 너무 강렬해서 제대로 보고프다는 생각이었다. 허나 세월이 흘러 흘러 못보고 있다가 딸내미 학교에 책반납하러 갔다가 있는 김에 빌렸다. 주말내내 시간가는줄 모르고 탐독했다.
일단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잔뜩 나와 있는게 맘에 들었다. 생각의 줄기가 이런곳으로도 뻗게 되는구나 하는 즐거움이라고나 할까. 템플기사단, 오푸스데이, 시온수도회 등등 비밀스런 조직들의 존재도 첨 알게 됐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이교성(그를 더 매혹적으로 잡아끄는)을 접하게 된 것도 재미였다. 결론부가 좀 실망스러운 점은 있지만 어차피 이 정도이상 끌고 나간다면 감당못할 환타지가 돼 버릴 우려가 있다.
작가 댄 브라운이 소설에 배치한 각종 역사적 장치들의 진위여부는 제쳐두고 그의 논지는 매력적이다. 예를 들어 기독교가 로마시대에 공인된 이래 여성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권위를 유지해왔다는 점, 마치 시신에서 내장을 빼내 박제로 만들듯, 예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감추려 했다는 점, 인간구원의 종교를 표방하면서 종교적 권위를 지키기 위해 수백만을 이단으로 몰아 살육을 서슴지 않았던 이율배반 등에 대해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은 공감할 수 있다.
중세에 한 여인이 마녀로 몰려 화형당하던 영화의 장면이나 <장미의 이름>에서 수도승들의 성매매 장면, 살육과 강간, 약탈로 점철된 십자군 전쟁의 추악함 등등이 이 소설을 읽으며 무수히 떠올랐다.(내친 김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도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