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국내 주식·외환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년만에 처음으로 1200선이 붕괴된 17일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4948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 치우며 ‘셀 코리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 인투자자들이 주식 매도 자금을 달러화로 바꿔 본국으로 송금하면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게 돼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촉발하게 된다.

 ◇매도세 증시개방이후 최대=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올들어 지난 16일까지 30조9876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워 1992년 증시 개방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까지 16개월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으며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10월들어서도 매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보유한 시가총액 비중도 29.44%로 연초(32.33%)에 비해 2.89%포인트나 감소했다.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2004년말 41.98%에서 2005년말 39.70%, 2006년 37.22%, 2007년 32.39 등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특히 본국의 금융위기로 투자원금을 빨리 회수해야 하는 외국인들은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자금이탈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원화약세가 계속되면 보유주식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심리가 강화된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불안이 외국인의 자금이탈을 부추기고, 이는 주가하락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무차별인 매도세로 기관투자가들의 환매압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연기금을 제외한 기관투자가들은 매수보다 매도쪽으로 기울고 있어 주식시장이 유례없는 패닉(공황)상태를 맞을 가능성도 높다.

 ◇주식·외환시장 동시 불안 지속될 듯 =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는 전 세계적인 신용경색이 진행되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도 국내 주식·외환시장 동시 불안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더구나 환율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할 이유가 사라지는 셈인 만큼 외환·주식시장의 동시 불안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런던) 글로벌 기관투자 책임자 마이클 고든은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계 기관투자가들은 외국보다는 자국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뚜려햐질 것것”이라며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환율 900원대에 산 주식을 손해를 감수하고 1300대에 파는 이유는 본국이 자금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세계 금융시장이 신용경색을 겪고 있는 만큼 외국인 매도세 언제 멈출 지를 전망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라고 말했다.

200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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