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경제부처 수장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대증요법 수준의 대응만을 강조하고 있어 정부가 금융시장 불안을 수습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 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 구제금융 법안 부결로 원·달러 환율이 5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30일 강 장관은 긴급 브리핑을 갖고 “필요하다면 외환 현물시장에도 달러를 투입하겠다”며 “외환보유액도 충분해 유동성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 장관의 외환보유액을 풀어서라도 환율을 방어하겠다는 발언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한때 1230원대까지 치솟았다 하락세를 보이던 환율은 강 장관의 발언이후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섰다. 외환시장에서는 강장관의 외환시장 개입 발언으로 외환보유액 감소→환율 상승→시장개입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강 장관의 발언이 새로운 외환시장 불안의 불씨가 된 것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1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정부는) 하루하루의 환율 변동보다는 지금 왜 원화만 달러화에 대해 약세인지를 분석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대증요법’식 대응을 비판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최근 환율상승은 시장 참가자들이 가용 외환보유액이 고갈돼 가고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강 장관의 발언은 외환시장 상황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세제와 부동산 정책에서도 엉뚱한 발언을 쏟아내 정부 신뢰를 실추시키고 있다. 강 장관은 지난달 24일 한 토론회에 참석해 “그린벨트는 어떤 나라에도 없는 제도”라고 사실과 다른 발언을 했다. 또 지난달 23일 국회 예결위에서는 종합부동산세 완화가 서민들에게 ‘대못’을 박는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그럼 고소득층에 대못을 박는 것은 괜찮으냐”고 반박해 민주당으로부터 “서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강만수식 경제 철학’을 단적으로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08-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