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환 보유액을 풀어 금융시장에 달러를 공급키로 했으나 금융시장의 달러 기근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해외 달러 차입이 불가능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에 비싼 이자를 물고 자금을 빌려왔으나 최근에는 이런 달러 공급선마저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은 물론 국책은행들도 달러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중은행에 대출해준 달러를 회수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국책은행도 자금난 심각 =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에 단기 달러자금을 빌려주던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들에 최근 본점으로부터 시중은행에 달러를 빌려주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들은 국내 금융기관들이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해외 달러 차입이 끊긴 이후 ‘달러 전주’(錢主) 노릇을 해왔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해외 공모를 통한 달러 조달이 끊긴 이후 외국계 은행들로부터 긴급자금을 차입해왔는데 이마저 끊기게 될 형편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국책은행들이 시중은행들에 빌려준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성주영 홍보팀장은 “시중은행의 어려운 자금사정을 감안해 빌려준 자금들에 대해 만기연장을 해주겠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라며 “다만 국책은행이라고 해서 자금사정이 원만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9월 초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발행에 나서려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신청으로 연기했고, 최근 사모사채를 발행해 5억2000만달러의 자금을 차입했지만 여전히 달러가 부족한 상태다. 
 ◇은행들 자산매각 본격화하나= 은행권에서는 해외 국공채와 회사채 등의 보유채권을 팔거나 해외 부동산을 매각해 달러를 조달하는 방안 등이 추진되고 있다. 주재성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정부와 외환당국이 달러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해외 채권 등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일 현재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오버나이트(하루짜리 대출) 금리는 자금결제 수요가 몰린 지난달 30일 6.87%로 치솟았다가 지난 1일에는 3.79%로 하락했지만 지난달 29일(2.57%)보다 1.22%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기준 우리은행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4.37%, 신한은행은 4.29%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29일보다 각각 0.04%, 0.0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쳐 자금난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미국의 구제금융법안 수정안의 상원 통과 소식에도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해 달러를 풀지 않는 상황”이라며 “10월 중 국내 은행들의 달러 조달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08-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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