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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헬로 굿바이 헬로


‘영국에서 가장 재기 넘치는 작가’ 크레이그 브라운이 독창적인 구성으로 그려낸 101번의 특별한 만남 이야기. 작가, 배우, 가수, 화가, 작곡가, 정치인, 학자 등 셀러브리티 101명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만남의 릴레이’를 펼친다. 만남의 순간을 통해 인물들의 숨겨진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주며, 만났다가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관계들로 이루어지는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2. 시골이 좋다고? 개뿔!


시골의 실상을 날것으로 보여주는 편집 없는 ‘생방’ 시골 이야기이면서, 엉뚱한 신념으로 똘똘 뭉친 한 남자의 평범하지 않은 “오늘을 사는 법”에 관한 이야기. 시골에 대한 맹목적인 예찬과 순진한 환상을 걷어내고 솔직하게 그려 낸 이야기는 끊임없이 실패하는, 그래서 매일 매일이 도전일 수밖에 없는 우리네 인생의 축소판에 가깝다. “가끔은 이도저도 아니고, 엉망진창에, 꼴값을 떨고 있지만, 사는 곳이 어디든 중요한 건 나를 아는 것”이라는 작가의 고백이 시사하듯, 시골이라는 배경에만 머물지 않고 삶의 희로애락을 질펀하게 펼쳐 보인다. “산다는 건 말이야…… 개뿔!”이라고 툴툴대면서도 소소한 데서 기쁨을 느끼고, 매일같이 깨지고 넘어지면서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우리에게 이 책은 유쾌한 웃음과 함께 따뜻한 공감을 일으킨다.




















3. 100마일 다이어트


이 책은 “1년 동안 거주지 기준 반경 100마일 이내에서 생산된 음식만 먹는다”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기 위해 두 남녀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각자의 관점에서 이어 쓴 기록일 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대자연과 먹거리,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조리법, 그리고 그것을 지키고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이 이야기들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게 한다. 두 사람이 1년 동안 바꿔 보려고 시도한 것은 먹거리였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채소와 식재료를 텃밭에서 직접 가꾸고, 지역의 농장과 시장에서 로컬푸드를 구입하면서 지역 농부들과 방앗간 주인, 어부와 목장주 등과 끊어졌던 관계를 회복한다. 그리하여 아직 우리 주변에 남아 있는 자연의 맛에 한발 다가가게 되고, 그동안 몰랐던 먹거리 세계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된다.




















4. 헤세로 가는 길


헤세의 ‘데미안’은 지금도 우리가 가장 먼저 만나는 삶의 멘토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이 문장을 낳은『데미안』(1917)은 1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히는 독일 소설로 꼽히며 더 크고 깊어진 사랑을 받고 있다. 시인, 소설가, 화가로 구도자적 삶을 살았던 헤르만 헤세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걸었던 길 위의 깨달음,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탐구와 자연의 고요한 치유력에 대한 예찬은 매순간 점점 더 다급한 일상의 쫓김을 견디고 버텨야 하는 우리에게 지금 더욱 절실해진 메시지이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의 서재』『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의 베스트셀러로 독자들과 문학을 통한 마음여행을 함께해온 작가 정여울이 헤르만 헤세를 다시 찾아가는 특별한 여행. 



















5. 매이데이


정신분석학자 아빠가 자신의 지식과 실제 양육 경험을 접목한 육아일기이자, 어른들이 잃어버린 천진난만함을 간직한 어린아이의 성장기이자, 인간의 근원적인 비밀과 존재 욕망을 탐구한 정신분석학 책. 여느 초보 아빠들이 딸을 키우며 한 번쯤 겪었을 일상의 소동을 유쾌하고 밝은 필치로 풀어낸다. 눈앞에서 일어난 듯한 생생한 묘사는 물론,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유머와 애틋함, 초보 부모가 내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정신분석학의 기본 지식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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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여행의 매력에 빠져 재작년부터 일 년에 두 어번 정도는 꼭 비행기 티켓을 끊고 여행을 다녀오고 있다. 여행을 다니면 다닐수록 3박4일의 짧은 여행이 아닌 현지인의 시선으로 적게는 한 달, 길게는 일 년 정도 천천히 그 도시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특히 올초 오키나와에 다녀온 다음부터는 자연 속에서 여유 있게 사는 삶에 대한 로망이 커졌다. 그래서일까. 4월의 신간 에세이 중에서 여행과 관련된, 혹은 자연 속에서 여유 있게 사는 삶과 관련된 책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1. 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


일본 출판사에서 30여 년간 일해 온 저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필리핀 세부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카오하간을, 퇴직금과 저축해 둔 돈을 털어 통째로 산다. 섬에 집을 짓고 아름다운 자연과 섬 주민들을 벗 삼아 살아가는 소박하고도 유쾌한 날들. 사계절 부는 바람과 아름다운 자연, 문명의 이기와 욕망에 속박되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금부터의 인생도 길다. 어떤 일이든지 지속할 수 있는 '일'이 필요했다. 생활을 위해 돈을 버는 일이 아니더라도 스스로 하고 싶은 일.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얻은 경험으로 이것만큼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여겼던 일. 영리 사업이 아닌 일. 모두가 즐겁게 하는 일. 미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 

- '일을 그만두고, 자, 섬으로 가자!'에서 


태평양의 작은 섬에 부자가 요트를 타고 쉬러 왔다. 섬 주민이 "당신은 돈이 많아 좋겠군요."라고 말하니, 부자는 이렇게 답했다. "농담하지 마시오. 나는 죽도록 일하고 돈을 모아서 겨우 짧은 휴가를 내어 이 섬에 왔지만, 당신들은 처음부터 이곳에서 살고 있지 않소?" 

- '소유물 없이도 가능한 멋진 삶'에서

















2. 한 알의 씨앗이 들려주는 작은 철학


사막과 같은 도시에서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똑같은 일상에 지친 당신에게 한 알의 씨앗이 들려주는 작은 철학. 이 책은 도시농부 김한수 소설가가 자연과 교감하면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하루하루 행복한 삶을 일구어간 지난 칠 년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텃밭농사 이후로 삶의 전환기를 맞았다. 자존감이 살아났으며, 몸이 건강해졌고, 인간관계가 좋아졌다. 무엇보다 잃어버렸던 꿈을 되찾았다. 한 알의 씨앗을 심었을 뿐인데 그의 인생이 달라졌다. 도대체 텃밭의 어떤 힘이 그의 영혼을 살려 놓았을까? 한 알의 작은 씨앗의 우리에게 건네는 속삭임을 들어보자. 


P.34-35

손수 김장을 했다는 것만 해도 대견한 노릇인데 직접 농사를 지은 작물로 김치를 담갔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자랑스러웠다. 김장농사를 짓기 전만 해도 나는 그저 무기력한 소비자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리 좋게 미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는 무기력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생산자의 입장에 서지 않는 한 자신의 능력을 애써 부정하면서 소비로 대체해버리고 만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나는 그런 걸 할 능력이 없어. 그런 건 전문가나 하는 거야’ 하면서 일상을 소비로 채워버린다. 베란다에 쌓아둔 김치통을 보면서 나는 그런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막상 해보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을 왜 그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까. 곰곰 돌이켜보니 소비가 늘어나고 점차 그에 익숙해지면 상상력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더 파크


서울의 공원과 그 주변을 둘러싼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일곱 명의 스토리텔러가 각기 다른 공원에 얽힌 추억을 들려주는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곱 사람은 '음악평론가 차우진, 건축가 오영욱, 패션디자이너 최지형, 뮤지션 대니애런즈, 모델 이유, 소설가 김중혁, 배우 유하준'으로 서울의 공원들을 소개한다. 


- 도산공원, 패션디자이너 최지형 

패션디자이너로 일하는 시간은 언제나 6개월 앞질러있다. 가을에는 봄과 여름을, 봄이 오면 돌아오는 가을과 겨울의 옷을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계절에 살고 있는지 미처 느끼지도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낼 때가 많다. 정신 없는 시간을 보낸 지 8년 정도 됐을까, 문득 잠시 멈춰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순간의 시간, 찰나의 바람, 자연의 색감, 계절의 냄새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절실해진 것이다. 어깨 위에 올려진 모든 짐을 내려놓고 어딘가로 떠나고도 싶었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다. 무언가를 포기하는 대신,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일을 끝낸 평일 저녁이나 주말 낮 즈음에 공원에 찾아가 시간을 보냈다. 


- 여의도한강공원, 소설가 김중혁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2000년 즈음, 나는 여의도의 한 신문사 문화부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무언가 괴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여의도 공원으로 달려가서 한강을 바라보곤 했다. 글을 쓰는 일은 힘들었고, 인터뷰를 하는 일은 더 힘들었으며, 인터뷰를 하기 위해 섭외를 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 기사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 하찮은 나의 능력이 몹시 부끄러웠고, 섭외 거절을 당하고 나면 내가 쓸모없는 인간처럼 생각됐다.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을까. 암담하고 참담한 마음으로 잔잔한 강물을 자주 바라보았다. 강물로부터 수많은 대답이 되돌아왔다. 물은 거울이 되어서 내가 어떤 모습으로 거기에 앉아 있는지 비춰주었다. 물 속에 초라한 내 모습이 어른거렸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자괴감이 '모든 것이 두렵다'는 무력감을 이길 때까지 나는 공원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공원에서 나올 때면 나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4. 나의 사적인 도시


저자 박상미는 『빈방의 빛』『이름 뒤에 숨은 사랑』『그저 좋은 사람』『어젯밤』『가벼운 나날』 등의 문학 서적들을 번역해 에드워드 호퍼, 마크 스트랜드, 줌파 라히리, 제임스 설터 등을 소개했고, 『미술 탐험』『여성과 미술』『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우연한 걸작』 등의 미술 서적들을 통해 현대미술을 보고 현대미술을 읽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제시를 했으며, 『사토리얼리스트』『페이스헌터』『킨포크 테이블』『휴먼스 오브 뉴욕』 등의 문화 서적들을 처음으로 소개, 번역하면서 우리 삶의 질적 변모를 꾀하는 데 그 시초가 되기도 했다. 오랜 기간 뉴욕에 머물면서 문학, 미술, 패션 등 우리에게 미처 소개되지 못했던 새로운 문화적 기운을 생동감 있게 불어넣어준 문화 전도사인 저자가 뉴요커로 오래 살던 저자가 뉴욕에서 본 것, 느낀 것, 생각한 모든 것을 정리해나간 '진짜배기' 뉴욕 이야기. 


P.142 「태도들」에서

어떤 사람을 말해주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다. 어떤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반복해서, 생각해서 하다보면 결국 하나의 태도, 삶에 임하는 태도가 되는 것이다. 땅을 밟는 것이, 길을 걸으며 들꽃을 꺾는 것이 좋은 사람은 많이 걸을 것이다. 많이 걷다보면 걷는 것은 그가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태도요, 방법론이 된다. 자동차는 조금 덜 타고 조금 더 걷는 삶, 두 다리를 써서 생각하는 삶. 그가 말한 실수하기, 신뢰하기, 실패하기…… 모두 같은 맥락이다. 성자의 숭고함도, 인생 선배의 귀띔도, 바르게 사는 사람의 도덕률도 아니다. 작업을 하며 살아가는 한 작가의 ‘태도들’인 것이다. 실수에 열려 있고, 믿음을 잃지 않고, 실패에서 배우는. 


P.22 「좁게 살기」에서

사는 방법엔 넓게 사는 방법과 좁게 사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피카소는 넓게 살았지만 모란디는 좁게 살았다. 어떤 사람은 주변에 많은 친구들을 두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평생 한두 명의 친구로 살아간다. 어떤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하고 살고, 어떤 사람들은 한 가지만 하고 산다.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많이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큰 집에 사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좁은 집에 산다. 좁은 집에 살려면 집에 두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불필요하고 탐탁지 않은 것은 과감히 내다버리는 것이 좋고, 그보다 좋은 건 애초부터 안목을 가지는 일이다. 그래서 유용하고 아름다운 것들만 곁에 두고 '크게' 보며 살아야 한다. 그 방법만 잘 터득하면 좁은 집에 사는 게 그리 답답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난 지금 그 방법을 배우는 중이다. 

















5.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


작가, 배우들의 성지 미국의 이스트햄프턴에서 일본의 무인도 까마귀 섬, 멕시코, 몽고, 고베까지 스스로 녹음기가 되고 카메라가 되어 풍경에 자신을 몰입하는 하루키만의 여행 에세이. "여행이 나를 키웠다"라고 할 정도로 유달리 여행을 좋아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이 책은 하루키가 일본을 비롯한 미국, 멕시코, 몽고 등지를 여행한 뒤 쓴 여행기이자 그의 행적에 대한 일종의 자기 기록이다. 

















6. 11년, 걸어서 지구 한 바퀴


11년 2개월, 신발 54켤레, 75,543km를 걸어서 지구를 한 바퀴 돈 어느 미련한 여행자의 이야기. 장 벨리보라는 한 여행자가 지구를 한 바퀴 걸어서 여행한 이야기이다. 그는 무려 75,543km를 걸었다. 11년 2개월이 걸렸고, 신발은 54켤레를 사용했다. 장 벨리보는 캐나다 퀘백 사람으로 하던 사업도 망하고, 자기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어느 날 걸어서 세계를 여행할 계획을 세운다. 가족의 이해를 구하고 그는 유모차를 밀면서 여행에 나선다. 유모차에 텐트, 침낭, 식량, 물 등의 필요한 모든 것을 싣고 그는 전 세계를 걸어서 여행했다. 


그도 끊임없이 회의하고 후회하며 여행을 한다. 전 세계를 걸어서 여행한 그도 우리네 소시민처럼 겁이 많고, 두려움을 갖고 있는 평범한 사람인 것이다. 그는 화려한 필력으로 여행을 과장해서 묘사하거나 무용담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자신의 여행을 이야기할 뿐이다. 우리에게 자기처럼 걸어서 세계를 여행하라고 부추기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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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꼽아 기다렸던 4월이다.

일 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 마음에 바람이 불어 찰랑거리는 계절, 봄.

3월에 읽고 싶은 신간 에세이에는 봄만큼 기다렸던 저자들의 반가운 신간이 많아 행복했다.




마스다 미리 『하기 힘든 말』


우선 내가 가장 애정하는 작가, 마스다 미리. 우리가 쉽게 놓치고 마는 아주 작고 사소한 감정이라도, 그녀는 감정의 결을 세심하게 살려 독자의 마음으로 전달하고,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잊고 지냈던 감정을 전달 받은 독자는 만화를 통해 공감하고 위로 받는다. 이게 바로 마스다 미리가 가장 잘하는 그녀만의 강점(이라 쓰고 매력이라 읽는다). 개인적으로 마스다 미리의 매력은 에세이보다 만화에서 확실히 드러난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그녀의 에세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번에 출간된 『하기 힘든 말』은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기대가 된달까. 


출판사 서평에 '가끔은 내 스스로도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를 때가 있다. 이럴 땐 본인이 평소 쓰는 말과 하지 못하는 말을 곰곰이 살펴보자. 말이라는 열쇠가 내 마음의 비밀을 풀어줄지도 모른다.'라는 문장에 눈이 번뜩. 마스다 미리가 발견한 '하기 힘든 말' 속의 생활의 발견은 어떤 모습일지. 아마 이 책을 덮을 때쯤에는, 말이라는 거울에 비친 나란 사람을 살펴볼 수 있지 않을까.




임경선 『태도에 관하여』


나에게는 임경선이라는 이름보다 캣우먼으로 더 익숙한 그녀. 그동안 그녀의 글을 쭉 읽어오며 느꼈던 확실한 감정은, 내가 아는 한 가장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바로 그녀라는 것이다. 언제나 자신감 넘치고 꼿꼿하고 매력이 넘치는 그녀가 십 여년 동안 인생 상담을 통해 자신이 전달하고자 했던 인생의 핵심 가치들을 정리한, 삶의 다섯 가지 태도들에 관하여 쓴 에세이. 


그녀의 정의에 따르면 태도(attitude)는 '어떻게'라는 살아가는 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의 문제이자, 그 사람을 가장 그 사람답게 만드는 고유 자산이다. 지금 나는 '어떻게'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가.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고유 자산을 무엇일까.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내 삶의 태도와 기준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스노우캣 『옹동스1』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스노우캣'이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스노우캣의 소중한 동반자 나옹과 둘째 고양이 은동을 데려온 후 세 가족이 겪어나가는 다정한 이야기를 담았다. 고양이를 좋아하거나 키우고 있는 사람이라면 책 곳곳에 등장하는 사소한 에피소드에도 배시시 웃음에 새어 나올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단순히 고양이와 살아가며 생기는 에피소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가 서로로 인해 위로받고 힘을 얻는 이야기. 누군가에게는 그 존재가 고양이가 아닌 강아지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동물이 아닌 가족일 수도, 친구일 수도, 선생님 혹은 제자일 수도 있다. 나와 눈을 맞추고 기꺼이 안아주고 용기를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참 행복해진다. 그러한 소중함을 담고 있는 스노우캣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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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파는 동네서점으로 유명한 상암동 북바이북의 책이 나왔다. 주인장(이 책의 저자)님이 북바이북 오픈을 준비하면서 다녀온 도쿄 서점 순례기 포스팅을 보고 나서 블로그 이웃이 되어 북바이북 오픈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지켜봐 왔었다. 책꼬리와 독서카드 등 북바이북만의 기발한 운영 방법에 관심 있게 지켜봐 왔었기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더욱 궁금하다. 








김현성 편집장님의 <오보이>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일러스트레이터 김혜정님. 화려하지 않은 투박한 그림 한 장이었지만, 그 그림에는 큰 울림이 있었다. 언젠가 꼭 책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래왔었는데, 드디어 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 










'고양이인 척 호랑이'라는 제목에 반해 찾아보게 된 책. 산골 할머니가 새끼 고양이인 줄 알고 주워다 키운 것이 사실은 호랑이인데, 할머니가 놀랄까봐 고양이인 척하는 호랑이라는 줄거리에서부터 흥미진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으로 일하던 저자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싶은 만큼 그림을 그릴 수 없었기에 그림 그리는 걸 삶의 중심에 놓고 나머지 자투리 시간에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식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기를 결심, 사무총장 자리를 팽개치고 길거리에서 옥상에서 서촌 풍경을 펜으로 그리는 길거리 화가로 살고 있다고. 하고 싶은 일과 먹고사는 일과의 갈등은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예전보다 조금 가난해졌지만, 조금 많이 행복해졌다고 고백하는 그녀의 글이, 슬그머니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 외에 읽고 싶은 2월의 출간 에세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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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탄생 133주년을 기념하여 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자기만의 방』 특별판이 출간되었다. 펭귄북스의 초기 문고판 디자인을 그대로 살린 클래식한 표지에서 이미 장바구니 직행........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여성의 삶은 어땠을까. 열세 명의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단 30분도 자신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고, 소개장 없인 도서관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남편의 허락 없이 단 1페니조차 쓰지 못했다고. 직업의 자유도 없었다. 노부인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조화 만들기, 편지 봉투에 주소를 적는 일이 여성에게 허용된 주된 직업이었다. 버지니아 울프도 다르지 않았다. 숙모에게서 연간 500파운드의 유산을 물려받기 전까지는. 울프는 이 돈이 없었다면 영혼을 갉아먹으며 원하지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했을 거라고 말한다.


버지니아 울프는 이 책을 통해 말한다. "1년에 500파운드라는 돈은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이며, 자물쇠를 단 방은 홀로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이 두 가지야말로 여성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라고. 19세기 여성 작가들(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조지 엘리엇, 애프라 벤 등)의 물질적 빈곤과 사회적 고립, 제한된 경험을 사례로 들며 여성에게 있어서 돈과 자기만의 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강연문을 기초로 쓴 에세이이기 때문에 그녀의 여러 작품 중 가장 잘 읽히지만, 그럼에도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모른다면 알 수 없는 부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런던대학교 근대문학 교수인 미셸 배럿의 작품해설을 함께 실었다고 한다.


또 이 책에는 버지니아 울프의 또 다른 강연문 「여성의 전문직」이 최초로 번역되어 수록되어 있는데 『자기만의 방』을 출간하고 2년 후 열린 강연에 참석한 여성들에게 스스로 돈을 벌고 자기만의 방을 가졌다면 이제는 그 방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라고 날선 문제 제기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펭귄클래식코리아는 2015년 1월 첫 책으로 『자기만의 방』을 출간하면서 유통 등의 문제로 누구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의 날개를 과감하게 자르고, 구태의연하게 끼워 넣던 책의 면지도 없앴다. 2월부터 런칭할 새로운 시리즈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더 심플하면서도 아름다운 형태로 만들어 펭귄북스의 '페이퍼북과 디자인 혁명'의 정신을 그대로 실현시킬 예정이라고. 펭귄클래식코리아의 2015년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

 

 

 

 

 

 

 

 


책을 좋아하는 나와 요리를 좋아하는 남편. 나중에 둘이서 가게를 차린다면 책에 나오는 요리를 파는 서점을 하고 싶다고 말해왔었는데, 마치 누군가가 우리 부부의 계획을 엿듣고 만든 것 같은 레시피북이 출간되었다! (역시 사람이 하는 생각은 다 똑같아....... 누가 먼저 실천하느냐의 문제)

 

허구의 식사 장면들을 재현하기 위해 작가가 쓴 글을 소화하고, 테이블 세팅과 음식을 상상하고, 조사를 하고, 요리하고, 촬영까지, 각 단계를 거쳐 세계 명작 문학 속의 상징적인 50가지 식사 장면을 그대로 재현했다. 2015년 1월, 내가 가장 기대하는 신간.




 

 

 

 

 

 

 

 

 

 

 

'도서관 옆집에서 살기'라는 제목에 호기심이 생겨 살펴본 책. 오직 책을 읽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도서관 옆집으로 이사를 감행한 지음이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포항의 고향집도 도서관 옆집까지는 아니어도 걸어서 3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었는데, 슈퍼마켓 가듯이 도서관에 들러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언제나 대출 가능한 한도를 꽉 채워 집에 돌아오곤 했었다. 도서관에 들려서 빈 손으로 돌아온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랄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집 근처 도서관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역시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는 습관이 아닐까.

나 역시 멀지 않은 미래에 부모가 된다면 참고하고 싶은 책.





 

 

 

 

 

 

 

 

 

헤르만 헤세가 쓴 3천여 편의 서평에서 가려 뽑은 가장 빼어난 73편의 글. J. D 샐린저, 카프카, 토마스 만 등 세계문학의 고전들부터 공자, 노자, 붓다 등 동양의 걸작들에 이르기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헤르만 헤세가 시대를 뛰어넘어 살아남은 작품들을 가려내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당시 여러 신문과 출판사, 동료작가들이 헤세의 서평을 받기 위해 책을 보냈고, 그는 늘 읽지 않은 책들의 더미에 싸여 있었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독일포로 후원센터'를 공동으로 조직하고 포로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일을 했는데 전쟁 도중에, 그리고 전쟁이 끝난 다음에도 방향감각을 잃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꾸준히 책을 소개했다고. '창조적 작가'로서의 헤세가 아닌 이런 '서평가'로서의 헤세를 조명하는 책이라 더욱 새롭다.

 

추천사 / PD 정혜윤
이 책을 연거푸 두 번 읽으면서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새해가 되어도 우리는 같은 자리에서 또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겠지만, 그 사실에 절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여기 헤세가 사랑한 책들을 같이 사랑하게 되면서 새로운 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은 뜨거움을 느낀다. 이 책은 책에 대한 이야기로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사랑하고 잊지 말아야 할 미덕이 가득한 사람들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되고 싶었던, 혹은 우리가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정여행사 '공감만세'는 여행객들이 현지인과 어울리고 현지인들의 삶을 보존할 수 있는 여행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한다. 고객들은 현지의 논밭을 일구고 길을 보수하는 작업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원주민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수업에도 참관한다. 소비 일색의 뒷맛이 씁쓸한 여행을 지양하고 감동과 공감을 얻는 여행을 하자는 것이다.

 

기부받은 정장과 구두를 대여하는 '열린옷장', 저렴한 비용에 자동차를 빌려주고 자동차를 함께 나누어 쓴 이웃들의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쏘카'는 한국형 공유 경제가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 오늘 하루의 매출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서 살아가는 21개의 특별한 삶과 공간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처음 이 책은 '줄서는 집'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번거로움과 기다림,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더 큰 행복과 만족을 얻어 가는 그런 곳을 찾고자 한 것. 그리고 그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를 발견하고자 했다.

 

이 책의 작가진은 취재를 하면서 멀리 보는 안목을 배웠고, 풍족함과 관계없이 즐겁게 사는 법을 엿보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크고 작은 아이디어를 만났다고 한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 


추천사 / 서울특별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이은애
이런 행복을 꿈꿉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부채 없이 작은 공유 주택에 살면서, 집에서 10분 거리에 생태 농장을 만들어 마을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농장어린이집으로 개방하고, 주말이면 찾아오는 청년 문화예술가의 소공연에 소박한 집밥과 농작물로 공연비를 지불하고, 보건의료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이어서 걱정 없이 노후를 맞기를. 이 책의 주인공들이 더 담대한 도전을 계속하고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활성화된다면 제 미래의 행복도 실현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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