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기행 - 삶과 죽음을 넘어서, 개정판
법정(法頂) 글.사진 / 샘터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처음 읽은 법정스님의 책이다. 불교가 발원한 인도에 가서 석가모니의 행적을 따라 이곳 저곳을 여행하며 느낀바를 기록하고 있다. 늦게 퇴근해서 씻고 누운 다음에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 없을까 해서 이 책, 저 책 시도하다 오랜만에 책 한권을 다 읽었다.

책을 보아하니, 인도 여행은 수행이 생활화 된 스님에게조차 부담스럽고 고된 일인 것 같다. 도착하면 가장 먼저 돌아가고 싶어지는 곳이자, 돌아오면 가장 많이 그리워지는 나라가 인도라고 하지 않던가. 시간이 지나면 힘들고 나빴던 기억도 곱게 미화되기 마련이라 이 말들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가 있나. 그치만 복잡함, 지저분함, 느긋함 속에 숨에 있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어렴풋하게나마 찾게 될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는 된다. 이 책 역시 그런 기대를 심어준다.

책 중에 "그들은 오늘의 삶에 따라 내일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숙명적으로 정해진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다."(30)라는 말이 나온다. 욕심부리거나 조바심 같은 거 내지 않고 묵묵히 받아들이는, 관용적이고 배타적이지 않은 인도인들의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말인 것 같다.
그리고 인도에 가면 반얀나무를 꼭 보고싶다.

가지에서 뿌리가 내려 땅에 닿으면 그대로 기둥 뿌리가 되어 가지를 스스로 받치면서 번식한다는 반얀나무. 그리고 불교 사원, 힌두 사원, 자이나교 사원이 나란히 줄을 지어 있다는 엘로라 지역에도 꼭 가보고 싶다.

석가모니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며 그곳에 머물러 2천5백년 전의 시간을 상상해보는 법정스님의 모습이 순수한 어린아이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말은 꼭 새기고 싶은 문장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