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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는데 시끄러울 일이
무에 있을까요...
저 강은...
강이 말이지요..
강은, 홀로 커지지 않습니다
혼자 깊어지지 않지요.
계곡이 하천이
작은 지류들이 흐르고 만나
강을, 이룹니다.
만나자고 만나러 간다고
보이지 않아서, 멀리 있으니까
시끄럽게 울어대던 좁고 가는 물줄기들이
하나가 되어
스미고, 합쳐집니다
그렇게 커지면서 조용해지지요...
곁에 있으니, 그리 함께 하니
듣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크게 목소리낼 이야기도 없겠지요.
작은 소리로도 나눌 수 있으니까
서로가 다 들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같이 흘러갑니다
하나되어 더 넓어지고,
깊어지고 조용해지는 거지요...
서로가 등을 쓸어주며 토탁이며,
그렇게 만나면서 다 맞아주는군요.
저 강물은
강물이 말입니다...
그들만의 소통 언어를 지닌
강물 속에는
때때로 인간들이 던져놓은 이야기들도 흐를테지요.
밀어냄도 등돌림도 없는
강물의 언어는
그것도 다 받아듭니다.
무심한듯해도 투덜거림도 없이
귀열어 들어줍니다..
그리고 넉넉히 건네주는 이야기도 있겠지요
듣지 못하는 우리에게 말입니다.
강을 바라보는 우리들은
인간들은, 그네들의 저 조용한 두런거림이
우리에게 건네는 조근거림이 들리지 않는걸까요...
안으로 안으로 가둬두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하나로 모이는 거지요.
그리고 흐르지요.
고이지 않고, 흐르고 흘러서
강은 혼탁함을 걷어내고
맑은 급수의 물길을 이뤄 나갑니다.
그 속에 담긴 인간들의 이야기까지
함께 닦아주기도 하면서요...
자연은, 그네들의 소리도
인간의 소리도
통하지 않는게
듣지 못하는게 없는데
인간은 그 말들을 자꾸 놓칩니다
제 속의 소리가 너무 많아
곁에 있는 사람의 소리도
자연의 얘기들도 잘 듣지 못하지요.
구름 걸린 미루나무들을 보며
그 마음을 닮고 싶었습니다..
구하고 싶었지요.
그냥 살다 '가는' 것이 아닌
'지금'을 '살아'내고 있는 나무의 견딤...
그리움이 얼마나 무겁겠어요, 힘이 들겠어요.
그래도 가벼이 편안히 제 몸을 놓아두고 있는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들로
내가 잠시
위안 받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아니 누구에게라도
위안받고 싶었던 마음을
그 나무가 들어주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 마음을 구하기 위해
찾아들어가 봅니다.
자연속으로 걸어들어가 봅니다.
겸허이 자연의 일부가 되면
자연의 마음이 되면 그 이야기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저 강물의 이야기를,
하늘의 이야기를
나무의 이야기를,
꽃의 이야기를...
당신을 바라봅니다.
바라봅니다..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 있어도 같이 할 수 없는...
내가 아닌 나일 수 없는...
난 또, 황망히 고갤 숙여야 할까요..
아프다 아프다 소리치지 않을
내 견딤을 생각합니다
그저 그리운 저 강물을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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