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가 싫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32
야마다 에이미 지음 / 한뜻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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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는 야마다 에이미의 소설들을 좋아한다.

첫번째 이유는 '설교가 없어서'
두번째 이유는 '본능에 충실해서'
세번째 이유는 '재미가 있어서'
네번째 이유는 '주인공이 매력적이어서'이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소설의 주인공은 공부는 못하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소년이다. 내가 다음 생애에서 남자로 태어난다면 10대를 이런 식으로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마디로 어른들이 말하는 '놈팽이', '양아치'로 말이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등수만이 유일한 자랑거리인 공부벌레 반친구를 놀려먹는 대목에서는 내 속이 왜 그렇게 후련한지... (난 아무래도 가학적인 사람인 모양이다. 내 학창 시절의 모습은 오히려 그 못난 '공부벌레'쪽에 가까웠는데...)

주인공의 연상의 애인(술집을 경영하는 20대 여성), 항상 남자 친구 고민 뿐인 엄마, 손자와 터놓고 농담을 주고 받는 할아버지... 주인공의 주위 인물도 하나같이 매력적이다. 야마다 에이미는 이 독특하고 흔치않은 가족 구성원들을 통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범 가족의 전형'을 한껏 비웃는다.

어차피 깝깝한 꼴로 저물어간 나의 십대는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 야마다 에이미 소설 속 '10대의 비주류 유토피아'에서 한껏 놀아나 보며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대신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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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하우스 Full House 1
원수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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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작품이다. 이 책이 국내 순정 만화 최고의 베스트 셀러라고 하기에 억지로 읽어보려 노력했지만, 6권까지인가 읽고 포기했다. 더이상 읽고 싶을 만큼 흥미를 꾸는 구석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사랑하는 많은 독자들과는 내 취향이 좀 틀리구나 싶었다.

'재미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작가의 의도처럼, 이 책은 무척 가볍다. 결국은 남녀 두 주인공의 밀고 당기는 사랑 이야기인데, 내가 보기에는 '로맨틱'하고 '피상적인 사랑의 달콤함'만을 살살 건드리고 있을 뿐이다. 유머도 없고 감동도 없다. 하이틴 로맨스 수준이라고나 할까?

그림은 마냥 예쁘지만, 사람의 인체나 동작을 표현하는 데서 한없이 미흡하다. 대부분의 순정만화의 단점이 - 얼굴이나 의상에만 지나치게 치중해서 나머지 부분들은 허술한 - 원수연의 작품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난 앞부분만 보아도 그렇게 지루했는데, 아래의 다른 리뷰들을 보니 '뒤로 갈수록 너무 내용을 늘리는 것 같다'고 불만을 적은 분들이 많다. 도대체 뒷부분은 얼마나 따분하길래! (6권 정도에서 그만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끝으로 개인적인 취향만을 내세워 혹평만을 적은 데 대해, 대다수의 독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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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플러그드 보이 1
천계영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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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만화의 주인공 현겸이와 지율이의 '생모', 천계영 작가가 참 좋다. 국내 순정만화계에 그녀만큼 독창적인 작가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녀를 우뚝 서게 만든 첫 장편 <언플러그드 보이> 역시 자기만의 색깔이 정말 뚜렷한 작품이다. 철저하게 '90년대 말 10대들'의 특징을 잡아내는 그녀의 솜씨를 보면 거의 마케팅 전문가 수준이다. 단지 힙합 스타일의 의상만이 아니라 요즘의 10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깊이 생각하고 연구한 흔적이 역력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을 늘어놓는 독백의 만화가 아니라, 독자들의 마음 속 가까이까지 다가간 공감의 만화라고나 할까?

그녀가 문하생 시절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만화계에 데뷰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우리나라 만화계의 작가 대부분이 유명 작가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스크린 톤'을 자르거나, 배경 그림을 그리는 일부터 배우기 시작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기초부터 꼼꼼히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문하생 시절을 거치면서 스승의 그림체를 그대로 답습하는 작가들을 많다는 것은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작가 천계영의 그림체가 독창적인 것은 그런 시간을 거치지 않았기에, 그런 제도를 거부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첫 작품이기에 스토리 면에서 미숙한 모습이 많이 엿보이지만, 그래도 '언플러그드 보이'는 참 정이 가는 작품이다. 이 땅의 현실에 뿌리를 박고 있는듯한 느낌도 좋고...

작가 천계영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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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헤드 1
모치즈키 미네타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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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정말 이런 식으로 올까? 끔찍하고 지독한 만화 <드레곤 헤드>를 보다보면, 지구의 종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만화 속의 상황은 너무나 참혹하고 삭막하지만, 실제 인류가 이러한 위기에 닥치게 된다면 현실에서도 만화 속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 펼쳐질테니...

이 만화의 초반부는 <파리대왕>을 연상시킨다. <파리대왕>의 무인도에 떨어진 소년들처럼, 만화 속 주인공들은 무인도처럼 변해버린 세상 속에 외로이 남게 된다. 엄청난 공포와 절망 속에서 어린 주인공들은 잠재되어 있던 공격성과 잔인성을 무섭게 드러내고 마는데... 혹자들은 만화 속 상황이 비현실적이라고 여길지도 모르나,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같은 상황 속에서 자신도 이들처럼 변하지 않으리라고!

어딘지 모르게 미숙하고 그로테스크하지만, 자기만의 스타일을 자신있게 드러내는 그림체 역시 이 작품이 자아내는 공포 분위기에 일조한다. 내 경우에는 이 만화를 처음 읽은 날 밤, 지독한 악몽에 시달렸다. 얼굴에 잔뜩 분장을 한채 터널 속에 앉아 있던 소년의 모습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 본성에 대한 적나라한 접근과 어느 한순간도 긴장을 늧출 수 없게 만드는 스토리 전개, 독창적인 화면 연출 등... 이 작품은 참으로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인류 멸망의 시뮬레이션'을 경험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이다.

(단, 아무리 용감한 분이시더라도 임산부는 이 만화를 멀리 하시라. 같은 주부로서 권하는데, 태교에 좋을리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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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남자 1
카미오 요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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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책은 정말 유치하기 그지없다. 비정상적인 주인공들의 캐릭터도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게다가 그 캐릭터들이 수시로 돌변하는 건 더 기가 막히고, 벌어지는 사건들은 황당하다 못해 민망하기까지 하고, 저변에 깔린 작가의 사고방식은 편견에 가득차 있다.

읽다가 '우이씨~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거야!'하고 신경질이 마구 난다. 이런 만화때문에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만화라는 쟝르가 천대받고 있다는 생각에 열이 마구 받는다.

그러나.... 나는 이 만화책을 가장 최근 편까지 다 보았다. 재미있어서, 다음 편이 궁금해 어쩔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 만화의 손도 못댈 '막가파'적인 성질때문에 더 재미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나를 보며 내가 정말 유치해지는 것같아 슬퍼지지만, 이 만화가 재미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만화가 후졌다해서 재미있게 읽어놓고 재미없다고 그러면 더 유치해지는 거니까....

하지만, 차마 별을 넉넉하게 주지는 못하겠다. 이 책은 정말 심심풀이 땅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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