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공지영 지음 / 창비 / 1999년 7월
장바구니담기


나이가 드니까 말이다. 꽃향기도 다 기억으로 맡는다. -고독-73쪽

서른이 넘은 이후, 언제나 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 기분이었다. 그들은 내가 나가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나는 어디로 가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155쪽

생애는 많은 상처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리하여 스웨덴에서 자란 아이들이 모두 행복하지 않듯이 상처의 빛깔 같은 것은 돈의 액수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 지니고 있는 상처는 사람의 얼굴 모양새만큼 다르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지만, 나는 언제나 그에게 그런 태도를 취했다.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158쪽

영원은, 맹세하는 찰나에만 완성될 뿐이지.....
모든 존재는 저마다 슬픈 거야. 그 부피만큼의 눈물을 쏟아내고 나서 비로소 이 세상을 다시 보는 거라구. 너만 슬픈 게 아니라... 아무도 상대방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그것을 닦아 내 줄 수는 있어. 우리 생에서 필요한 것은 다만 그 눈물을 서로 닦아 줄 사람일 뿐이니까. 네가 나에게, 그리고 내가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해.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159쪽

기억은 머리로 하는 것이지만 추억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어서 내 가슴의 탑은 날마다 불을 환히 밝혔다.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173쪽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진실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다.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176쪽

왜냐하면 모든 사랑은 사실 허망하므로 이 순간만이 전부라는 걸 나는 이제 알고 있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예전의 나는 사랑을 믿지 않았지만 이제 나는 사랑하는 나 자신을 믿지 않는다. -조용한 나날-186쪽

너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지만 그 여자에게는 나뿐이야, 라고 괴로움 때문에 해쓱해진 얼굴로 그는 말했다. 그녀는, 사랑을 위해서라면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들을 가졌기 때문에 사랑으로부터 버림받았다. -조용한 나날-198쪽

가려는 길이 다르다는 이유 때문에 한 여자에게서 실연을 당하기도 했지. 그때 슬펐지만, 더럽게 슬펐지만, 생각해 보면 그 슬픔에 압도당할 만큼 슬프지는 않았던 거 같애. 말하자면 내 속에 뭔가가 또 있었던 거야. 그게 뭔지 모르지만 뭐랄까, 어떤 여자, 희망 같은 거, 확신 같은 거, 역사를 생각하면 받는 위로 같은 거.... -모스끄바에는 아무도 없다-28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상한 식모들 -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박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장바구니담기


"기록은 기록 자체가 목적이야. 완성되는 기록은 모두 죽어 버리지. 우리는 그런 것은 원하지 않아. 살아 있는 역사의 기록을 원해."
...
"종이 위에 글을 남긴 자, 먹물이 굳어 가듯, 몸이 돌이 되어 산산이 부서지리니..."-230쪽

"인연은 어차피 전략이죠. 가치 없는 인연은 자연히 소멸되고, 가치 있는 인연은 다시 부활할 수도 있어요."-28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도 쓸쓸한 당신
박완서 지음 / 창비 / 1998년 12월
장바구니담기


어머니는 그런 사람이니까. 일생을 아무것도 내색하지 않기 위해 사신 분이니까.-13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치의 마지막 연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9월
장바구니담기


진짜로 거짓말을 한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자기 생각으로 타인을 움직이려 하는 것이다. 설사 좋은 뜻으로 하는 일이라도, 그리고 아무리 가볍거나 무거워도, 죄임에는 틀림없다.-44쪽

모든 잡다한 일들을, 좋으니 나쁘니 따지고만 있을 수 없는, 이미 일어난 모든 일들을 복작복작 포함한, 하나의 우주를 만들어, 어느 틈엔가 유유히 흘러,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곳에 있기를.-13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잃어버린 여행가방 - 박완서 기행산문집
박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5년 12월
장바구니담기


될 수 있으면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까지 잊어버리고 다만 여행자가 될 수 있다면, 그리하여 외국이나 외국인 앞에서 마음을 도사려 먹지 않고 그저 부드러운 시선으로 남의 좋은 것이나 나쁜 것을 그대로 바라보고 즐길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새로운 경험이 될 터였다.-75쪽

풀솜을 펴놓은 듯 가볍게 둥실 뜬 구름과 대조를 이룬 하늘의 푸르름은 뭐랄까, 나의 기억 이전의 하늘이었다.... 티베트의 하늘은 그때의 우리 하늘빛보다 더 깊게 푸르다.-134쪽

당신들의 정신이 정녕 살아 있거든 우리를 용서하지 말아 주오, 랏채를 떠나면서 남길 말은 그 한 마디밖에 없었다. -21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