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 찐-한 연애만화 한 편

여자만화 구두 세트 - 전4권
박윤영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3월

"지후씨, 내일 일어나면 쪽팔려서 내 얼굴 어떻게 볼래요?"
"아... 내일도 보는구나... 너무 좋겠다..."


'첫사랑의 상처때문에 다시 사랑을 시작하기 어려운 지후와 사랑을 너무 쉽게 해서 진짜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태수의 찐한 연애만화.'
<여자만화 구두>를 한 줄로 요약한다면 대략 이런 내용이지 않을까.

1권을 읽으며 나는 이미 지후에게 푹 빠져있었던 것 같다.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2cm 높은 구두를 신으라는 잡지 기사를 읽고, 진짜로 평소에는 잘 신지 않던 구두를 고른 지후. 오대리와 임주임 사이의 대화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흔들리는 지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는 지후.
지후가 수영이와 오대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 대화를 나눈 순간 난 지후와 사랑에 빠졌다. 순수하고, 순진하고 그래서 사랑스러운 그녀와. 책을 읽는 내내 오직 한 가지만 생각했을 정도로 말이지.
아, 지후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2권에 연호와 희은이가 등장했을 때는 말 그대로 화가 났다. 뭐 이런 것들이 다 있어? 싶어서. 특히나 책에 실린 외전 '지후와 연호, 그 전의 이야기.'는 속이 터져서 책을 읽다가 덮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지후가 저런 놈 때문에 연애 한 번 제대로 못 했다니! 그래서 지금까지도 여러 사람이 속을 썩다니! 하면서 부글부글. 읽으면서 제일 아쉬웠던게 지금 같이 연호와 희은을 속 시원히 씹을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을 정도로 속이 끓었다. 내 지후가 (누구 맘대로...) 저런 놈들 때문에 상처를 받다니ㅠㅠ

일주일 조금 더 되는 시간 동안에 지후와 태수에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서로 때문에, 그리고 서로가 아닌 이유 때문에 다투고 상처받기도 했지만 결국엔 서로를 이해하고 잘 됐지. 누군가는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둘에게 그 시간은 얼마나 길고도 긴 시간이었을까. 그래도 결국엔 행복해졌잖아. 이 둘에게는 '영원히 행복하게'라는 말이 붙었으면 좋겠다. 지후를 위해서라도.

처음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만해도 내가 이 만화를 읽으면서 뭔가를 느끼고 공감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게 어이없을 정도로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아, 해피엔딩이라 너무 좋았어!


덧) 표지 정말 잘 나온 것 같다. 지후와 오대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3권 표지가 제일 좋다. 볼 때마다 두근두근해.

똑똑, 오늘밤 당신의 창문을 두드릴 이야기

나와 그녀와 선배의 이야기 세트 - 전2권 ㅣ 나와 그녀와 시리즈
토지츠키 하지메 지음,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4월

처음에 무심코 제목과 표지만 봤을 때는 '뭐지, 삼각관계 시리즈?' 라고 단순히 생각했던 <나와 그녀와> 시리즈. 토지츠키 하지메란 작가는 나에겐 낯선 이름이었지만 예쁜 그림체와 띠지의 '주술', '저주','이세상과 저세상의 경계', '기담' 등등의 단어가 이 책은 분명히 재밌을 거다! 란 확신을 심어주었다. 암만^^...

시리즈는 검은 띠지의 <나(켄신)와 그녀(코마치)와 선생(스즈키)의 이야기> - 빨간 띠지의 <나(스즈키)와 그녀(메이사)와 선배(나카무라)의 이야기>순. '선생'의 스즈키 선생의 과거 이야기가 담긴 내용이 '선배'. 문득 생각난 건데 '선배'를 먼저 읽고 '선생'을 읽으면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생각난 김에 한 번 그렇게 읽어봐야지!

<선생>의 이야기가 켄신이 스즈키 선생과 엮이고, 코마치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에 초점을 맞춘다면, <선배>는 어째서 스즈키 선생이 저세상에 집착하는가, 누나의 혼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나카무라 선배를 통해 설명한다. 어쩌다 가지게 된 승려의 왼손, 조각난 나머지들을 모으면 능력이 얼마나 커질까. 당연하지만 위험한 궁금증들이 나카무라와, 스즈키를 넘어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기분. 역시 어른들 말에 틀린 거 없다. 물건은 함부로 줍는게 아니고, 주운 물건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니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으으!

켄신과 코마치의 관계, 코마치와 선생의 관계, 켄신과 선생의 관계. 그리고 선생마저 어두워 보이지 않아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선생>에 비하면 <선배>는 유머러스한 부분이 있음에도 왠지 무겁고, 읽고 나면 책 밖의 나마저도 그 어둠에 휩쓸려버린 듯하다. 마지막까지 그래서 결론은? 나카무라는? 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왠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단 말야. 지금도 어딘가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너무 정확하고 빠진 곳 없이 밝혀져 있어서 내가 모르고 넘어간 부분이 있는 것 같은 그런 찝찝함이 이 책엔 있다. 물론 그런 것들 때문에 이 책을 좋아하게 된 거겠지만.



덧) 표지가 예쁘단 반응이 있어 그 예쁜 표지가 까진 부분이 아쉬워 한참을 들여다보다 비슷해 보이는 부분을 발견했다. 두 표지 모두 나와 선생, 나와 선배의 턱 위치가 반대라는 점(<선생>의 나는 치켜들고, <선배>의 나는 숙이고 있는데 비해 선생은 숙이고, 선배는 치켜들고), 가운데 그녀들의 비슷한 표정, <선배>와 <선생>이 손에 주술적인 물건을 들고 있다는 점. 괜히 이런 점들이 의미있어 보이고 눈이 가는 건, 내가 이 책의 주술에 걸려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를, 또, 봐주세요. 하는 그런 주술? :D

미리 만나본 길

서른, 시에서 길을 만나다
로저 하우스덴 지음, 정경옥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2월

"얼리 리뷰어로 선정되어 미리 원고를 읽고 올리는 글입니다."

처음에 얼리 리뷰어를 신청하게 된 계기는 시를 통한 자기계발이 과연 가능한지 궁금증이 생겨서였다.

시, 라고 하면 왠지 난해하고 어려울 것만 같은 이미지라 과연 그런 장르로 자기계발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 마침내 걸음을 옮겨야 할 때 망설이지 말라, 라는 장의 시인 '여행 The Journey'를 읽고선 괜찮구나, 충분히 가능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마침 내가 새 길을 준비하고 있는 처지라서 그런지 읽고 있는 내내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가득했다.

감상, 음미, 아름다움이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되던 시가 나의 태도나 습관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알게 ‰榮募?점에서 이 책을 접한게 굉장히 좋은 일인 것만 같다.

또한 표제의 시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예로 드는 점이 풀어서 써도 읽으면 어려운 다른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더 마음에 와 닿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13일, 그러니까 다음 주에 예쁜 표지를 입은 책이 나오면 몇 권 사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아직 서른 살은 아니지만,  얼마남지 않은 지금 나와 내 지인들은 미리 준비되어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아마존에 중독되다.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 - 인류 최후의 에덴동산, 아마존 오디세이
정승희 지음.사진 / 사군자 / 2006년 11월

'아마존에 중독되다.'는 이 책 2부의 제목이기도 하다.

한국인 중에서 아마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지리를 배울 때도 나오고 세계사를 배울 때도 나온다. TV를 틀어도 나오고, 신문에도 나오고, 라디오에도 나온다.

우리가 아는 아마존은 세계의 산소 1/10을 공급하는 지구의 폐, 문명화 되지 않은 원주민들이 사는 곳, 온갖 동식물들이 사는 곳이다.

하지만 정승희 PD가 본 아마존에는 친구들이 살고 있었다. 도시에서 웰빙을 외치면서 살아가는 우리보다 더욱 웰빙을 실천하고 있는 그 들. 그 들은 그 들의 삶이 웰빙이란 것도 모르고 있을 거다. 그런게 진정한 웰빙 아닐까.

아마존과 서울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정PD. 그만큼 아마존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하고 풀어지게 할 수 있는 곳이라는 거 아닐까. 도시의 여러 면이 사람들을 살기 쉽게 편하게 해주는 건 사실이고 도시의 생활에 충분히 젖어있는 화면에 보이는 아마존의 모습을 봐도 진저리를 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아마존에 관한 프로그램을 꼭 챙겨보고 아마존의 모습을 담은 책에 반하게 되는 건 우리가 아직 아마존 같은 생활을 그리워한다는 의미는 아닐까.

성인이 되는 걸 축하해준다는 의미는 비슷하게 담겨있을 성인식이지만 미성년 때 못했던 걸 다 할 수 있게 된다, 라는 개념이 담겨서 화려한 뒷풀이를 하는 우리 나라와는 달리 저러다 사람 잡겠네. 라고 생각할 정도로 괴로움을 주지만 아마존 부족의 소년들은 그런 일을 겪으면서 성인으로써 가져야할 책임감을 인식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존에 있는 부족들은 미개하다고, 우리가 가서 문명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꼭 권해주고 싶다.

우리는 그들에게 가르쳐줘야 할 것이 없다. 오히려 그들에게 서로의 배우자를 존중하는 방법, 아이들을 존중하는 방법, 자연을 이용할 뿐만 아니라 자연과 어우러지는 법등을 배워와야할 지경이다.

인류 최후의 에덴동산이라는 아마존, 인류는 그 최후의 에덴동산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배려란 어려운게 아니다.

배려의 기술 - 가장 세련된 삶의 시작
지동직 지음 / 북스토리 / 2006년 4월

배려란 "여러모로 자상하게 마음을 씀, 염려해 줌" 이란 뜻의 한자어이다.

풀이를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냥 사소한 일에 신경을 써주는 것, 그게 배려일 뿐인데 생활에서 실천하기란 얼마나 어렵게 느껴지는지. 평소에 배려한다기보단 무심한 성격으로 나도 모르게 남한테 상처를 주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서 이 책을 읽고 실천하면 변화할 수 있을까, 싶은 맘에 읽게 ‰榮?

이 책을 읽으면서 배려 하나로도 나에 대해 박혀있던 인상을 바꿀 수도 있으며, 나에 대한 대접도 바꿀 수 있고, 풀리지 않던 일도 풀릴 수 있게 할 수 있으며, 인간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도 비싼 돈을 들인다거나 많은 시간을 들이는게 아닌 작고 사소한 배려로 그런 일을 이룰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 같다.

이 책의 모든 파트가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파트지만 지금 당장 나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인간관계와 관련된 2장인 것 같아서 그 장을 더욱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2장을 읽으면서 내가 잘못했던 것도 알게 된 것같고, 그런 점에서 이런 식으로 태도를 바꾸면 그 것도 배려가 된 다는 것을 알게 ‰榮? 당장 처음부터 바꾸긴 어렵겠지만 내가 의식해서 하나하나 고쳐나간다면 충분히 습관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특히 기브앤테이크는 없다, 에서 생각을 많이 바꾸게 ‰榮쨉?당연히 줬으면 받는 것이라는 생각이 그리 좋은 건 아니라는 건 알게‰榮?

"기분 좋게 져주기도 하고 손해보는 일이 있어도 한번쯤은 눈감아줄 수 있는 여유를 갖자. 사사건건 모든 일들을 다 공평히 하고 조금도 손해를 보려 하지 않으려 한다면, 편하게 배려를 나누는 친밀한 관계가 아니라 그저 '거래관계'에 불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