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그녀와 선배의 이야기 세트 - 전2권 나와 그녀와 시리즈
토지츠키 하지메 지음,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4월
품절


처음에 무심코 제목과 표지만 봤을 때는 '뭐지, 삼각관계 시리즈?' 라고 단순히 생각했던 <나와 그녀와> 시리즈. 토지츠키 하지메란 작가는 나에겐 낯선 이름이었지만 예쁜 그림체와 띠지의 '주술', '저주','이세상과 저세상의 경계', '기담' 등등의 단어가 이 책은 분명히 재밌을 거다! 란 확신을 심어주었다. 암만^^...

시리즈는 검은 띠지의 <나(켄신)와 그녀(코마치)와 선생(스즈키)의 이야기> - 빨간 띠지의 <나(스즈키)와 그녀(메이사)와 선배(나카무라)의 이야기>순. '선생'의 스즈키 선생의 과거 이야기가 담긴 내용이 '선배'. 문득 생각난 건데 '선배'를 먼저 읽고 '선생'을 읽으면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생각난 김에 한 번 그렇게 읽어봐야지!

<선생>의 이야기가 켄신이 스즈키 선생과 엮이고, 코마치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에 초점을 맞춘다면, <선배>는 어째서 스즈키 선생이 저세상에 집착하는가, 누나의 혼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떻게 이런 능력을 가지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나카무라 선배를 통해 설명한다. 어쩌다 가지게 된 승려의 왼손, 조각난 나머지들을 모으면 능력이 얼마나 커질까. 당연하지만 위험한 궁금증들이 나카무라와, 스즈키를 넘어 나에게까지 전해지는 기분. 역시 어른들 말에 틀린 거 없다. 물건은 함부로 줍는게 아니고, 주운 물건은 함부로 쓰는 게 아니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으으!

켄신과 코마치의 관계, 코마치와 선생의 관계, 켄신과 선생의 관계. 그리고 선생마저 어두워 보이지 않아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선생>에 비하면 <선배>는 유머러스한 부분이 있음에도 왠지 무겁고, 읽고 나면 책 밖의 나마저도 그 어둠에 휩쓸려버린 듯하다. 마지막까지 그래서 결론은? 나카무라는? 하고 생각하게 만들고, 왠지 모르지만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할 것 같단 말야. 지금도 어딘가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너무 정확하고 빠진 곳 없이 밝혀져 있어서 내가 모르고 넘어간 부분이 있는 것 같은 그런 찝찝함이 이 책엔 있다. 물론 그런 것들 때문에 이 책을 좋아하게 된 거겠지만.



덧) 표지가 예쁘단 반응이 있어 그 예쁜 표지가 까진 부분이 아쉬워 한참을 들여다보다 비슷해 보이는 부분을 발견했다. 두 표지 모두 나와 선생, 나와 선배의 턱 위치가 반대라는 점(<선생>의 나는 치켜들고, <선배>의 나는 숙이고 있는데 비해 선생은 숙이고, 선배는 치켜들고), 가운데 그녀들의 비슷한 표정, <선배>와 <선생>이 손에 주술적인 물건을 들고 있다는 점. 괜히 이런 점들이 의미있어 보이고 눈이 가는 건, 내가 이 책의 주술에 걸려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를, 또, 봐주세요. 하는 그런 주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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