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미운 친구가 사라졌다 꿈터 어린이 51
유순희 지음, 이수영 그림 / 꿈터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의 주인공 성구는 옆자리에 앉은 친구 준오가 거슬린다. 자신에게 갖가지 장난을 치는 것도 모자라 친구들 앞에서 바보로 만든다. 평소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동물에 관심이 많던 성구는 삼촌에게 받은 신기한 스케치북에 도도새를 그렸는데, 머리 부분에 준오의 얼굴을 그리고는 "사라져. 내 눈앞에서."라고 말한다.


다음날, 학교에 준오가 오지 않았다. 짝이 설희로 바뀌고 좋았지만 준오는 며칠이나 오지 않았고, 성구는 자신의 스케치북을 보니 그렸던 도도새 그림도 지워져 있었다. 여러 물체를 그리며 실험해보던 성구는 깨진 휴대폰을 그리고 사라지라고 하자 휴대폰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고, 준오를 구하러 가기 위해 스케치북에 자신을 그려 넣고 자신을 책망하는 말을 해서 준오가 있는 밀림으로 가게 된다.


그렇게 미워하던 준오였는데, 막상 밀림에서 만나니 반가움을 느끼는 성구. 준오와 함께 힘을 합쳐 덫에 걸린 사슴도 구해주고, 함께 밀렵꾼의 추격에서 벗어나 하늘을 나는 기쁨도 맛본다. 준오가 찾은 나무둥지 집에서 함께 과일을 먹기도 한다. 성구는 준오와 대화하면서 머리 좋은 도도새처럼, 성구가 사실은 준오를 미워하고 있었음을 준오가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란다. 또, 사실은 준오가 베트남 사람인 엄마가 베트남으로 가서 집에 가기 싫다고 하는 이야기와 함께, 준오가 성구 곁에서 안정을 느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밀림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을 위해, 둘은 힘을 합쳐 밀렵꾼들을 몰아내기로 작정한다. 그러나 생각한대로 잘 풀리지 않았고, 오히려 두 친구가 위험에 처하게 되었는데 이번엔 밀림의 동물들이 두 친구를 돕기 위해 밀렵꾼들을 공격한다. 위기에 처한 사슴을 도와준 답례를 받은 것 같았다. 둘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하다가, 사소한 계기로 성구가 준오에게 다시 미움을 느끼게 되어 무사히(?)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성구와 달리, 준오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공항에 가서야 준오를 만날 수 있었고, 둘은 버스를 타고 함께 집에 오며 말놀이를 하며 추억을 쌓는다. 같이 화분에 물을 주며 사이 좋게 지내기로 한다. 그러나 덩치 큰 대호가 이들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성구가 그린 공룡 그림에 누군가 대호의 얼굴을 그려 넣고 대호를 사라지게 만들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학교에서 자신과 성향이 맞지 않는 친구를 만나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 그 친구를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를 괴롭게 하는 그 친구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다음날 학교에 오지 않는 친구가 내 기도 때문에 사라지게 된 건지, 어디가 아픈 건지 걱정하게 되는 것 또한 자연스럽다.


아이들이 한 번은 품어보았을 법한 미움이라는 감정을 두 친구의 우정으로 승화시킨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다소 판타지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그래서 어쩌면 성구의 꿈이었다고 해도 될 법한 이야기이지만 어쨌든 성구는 준오와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준오는 이주배경을 가진 자신과 자신의 어머니가 한국어로 분명하게 의사표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야기는 두 친구의 성장을 담고 있어 읽는 아이들로 하여금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치로 알 수 있는 세계
마이크 파하르도 지음, 최유정 옮김 / 키다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이크 파하르도의 『눈치로 알 수 있는 세계』는 말을 하지 않고도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는지를 흥미롭게 알려주는 책이다. 표정, 몸짓, 자세, 눈빛과 같은 비언어적 신호를 구체적인 사례와 질문을 통해 설명해 주며, 독자 스스로 주변의 소통 방식에 더 민감해지도록 돕는다.


저자는 배우이자 콘텐츠 제작자로서, 청소년들이 궁금해 할 만한 주제와 표현들을 유쾌하고 직설적인 방식으로 풀어낸다. 책을 읽다 보면 “왜 사람들은 다리를 꼬고 앉을까?”, “거짓말할 때 얼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같은 질문에 대한 실용적이고 관찰 중심의 접근이 인상적이다.


다만 5~7장에서는 키스와 관련된 비언어적 신호를 다루며, 내용상 초등학생에게 직접 추천하기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 외 대부분의 장에서는 몸짓 언어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감수성, 표현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내용이 주를 이루며, 청소년기 이상의 학생들에게는 충분히 흥미롭고 교육적인 책이라고 생각된다.


비언어 소통의 힘을 아이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은 교사나 학부모에게, 선별적인 활용을 전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세계 급식실 북멘토 그림책 29
박규빈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은 판타지 요소를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이세계(異世界)에서 용과 전투를 벌이는 용사들이 긴 싸움 도중 초등학교 급식실 벽을 넘어오는 도입이라니. 그런데 그런 무시무시한 용과 용사들에게 큰 소리로 줄을 서라고 말할 수 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니(역시 초등학교 교사는 위대해).


급식실에서 아이들이 자주 범하는 문제 상황들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새치기, 손씻기(6단계 클리어!), 밀치기, 뜨거운 음식 받을 때 화상 주의하기, 야채 편식, 더 먹고 싶은 음식 직접 받아오기, 잔반 모아서 처리하고 소리 나지 않게 잘 놓기, 후식 쓰레기 버리기 + 친구들 사이에 벌어진 갈등 중재하기. 그야말로 초등학교의 하루를 다 모아 놓은 듯한 내용이 재치 있게 담겨있다. 분명 초등학교 현장을 잘 아는 작가님일 것이다.


교사가 매번 "~하면 안 돼." 라는 말을 반복하는 것보다,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자신이 했던 행동을 반성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급식 시간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약속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특히 편식이나 줄서기, 잔반 처리와 같은 매번 발생하는 문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필요성을 깨닫고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께 책을 읽으며 우리 학교 급식실을 생각해보고, 벽에서 나오는 용이나 용사들의 그림이 붙어 있으면 급식실에 오는 아이들이 자기가 읽었던 책의 내용을 떠올리며 되새길 것이라는 재밌는 생각을 해 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 우리말 어원사전 새롭게 살려낸 한국말사전 4
최종규 지음, 숲노래 기획 / 철수와영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임 때 '보리 국어사전'이라는, 다소 가격대가 있는 사전을 접한 적이 있다. 내가 학생일 때 접했던 파란색 또는 검정색 가죽으로 된 새국어사전이 아닌, 상당히 자세히 그려진 삽화들이 많이 포함된, 쉬운말로 풀어진 사전이었다. 그 '보리 국어사전'의 편집장을 맡았던 저자 최종규 작가가 네 번째로 기획하고 편찬한 한국말사전 시리즈가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우리말 어원사전'이다.


기획 숲노래, 글 최종규 라고 되어있는데, 사실 기획자 숲노래는 최종규 작가를 지칭하기 때문에 그가 집필하고 기획하여 탄생한 서적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출판된 꾸러미 사전 시리즈는 서점인이 뽑은 책, 아침독서 추천도서,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등으로 선정될만큼, 책을 사랑하는, 책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그러한 책 시리즈임을 알 수 있다. 이 책도 그 반열에 오를 것이라 생각한다.


책의 첫 장을 넘기면 '나'라는 낱말을 어원으로 뻗어나가는 여러 낱말들이 마인드맵처럼 보여지고, 그 다음쪽은 '들'을 어원으로 하는 낱말들이 나온다. 저자는 이 책에서 3700 낱말이 어떻게 맞물리는가를 짚고, 서로를 연결지어 뜻을 친절하고 상세하게, 그리고 전문적으로 풀이해나간다. 낱말 설명에서 가급적 한자말이나 영어를 배제하려 하였다. 저자의 말에서 이 책은 ㄱㄴㄷ 세 갈래로 나뉘는데, ㄱ은 단출히 엮은 자리, ㄴ은 조금 길고 넓게 낱말밭을 다룬 자리, ㄷ은 꽤 길고 넓게 낱말꾸러미를 하나로 묶은 자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낱말을 풀어 설명하는 방식이 굉장히 흥미로운데, 꽤 초반부에 '가르치다'가 나온다. 도입은 '가르치다'랑 '가리키다'라는 두 낱말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많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사람들이 헷갈리는 이유는 두 낱말이 태어난 바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가르치다와 가르다, 가로다, 갈다를 연결하여 설명하고, 가리키다와 가리다, 숨기다, 가려내다 등을 연결하여 설명한다. 확실히 가르다-가리다는 뜻이 헷갈리지 않는다. 이렇게 연결하여 구별하면 된다니, 더이상 헷갈릴 일은 없을 것 같다. 거의 모든 비슷한 낱말들을 이런식으로 풀어주기 때문에, 국어지식도 많이 쌓이게 된다. 그 서술 방식은 마치 삼촌이나 아빠가 조카나 자식에게 자세히, 그러나 그들이 이해할만한 수준의 어휘를 사용하여 설명하는 방식이다.


찾아보기(색인)를 제외하고도 732페이지나 되는 이 책을 나는 아직 다 읽지 못한 채 서평을 작성한다. 저자는 낱말들이 어렵거나 쉽다는 말보다는, 즐겁다, 새롭다, 사랑스럽다라는 말로 여겨지기를 바란다. 너무도 당연하게 그 뜻을 알고 사용하고 있는 낱말들도 많지만, 생각보다 그 낱말이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것들이 제법 있다. 가끔 나에게 새롭게 다가오거나 사랑스럽게 다가올 낱말들을 기대하며, 누군가 나에게 특정 낱말의 뜻을 물어보면 저자처럼 설명해줄 수 있을까 생각하며 다음에 다시 읽을 것을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의 푸드 트럭
박민희 지음, 안병현 그림 / 라곰스쿨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법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딘가 딱딱하고 무겁고 근엄한 이미지가 연상된다. 그런데 여기, 총천연색의 말랑말랑한 캐릭터들과 함께하는 달달구리 푸드 트럭에서 법을 풀어서 설명해준다. 아이들이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쉬운 내용으로 설명해준다. 그리고 이어 민법이나 저작권법 몇조 몇항인지도 설명해준다.


법은 사회에서 살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정작 법조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잘 알지 못한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요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교육이나 법교육 등이 활성화되고 있어서 반갑다. 어릴적부터 이러한 개념을 접하고 성장한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다할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 믿는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안전 행복 사탕'이었다. 차와 살짝 부딪혔지만 나는 크게 다친 곳이 없고 괜찮다고 생각해서 오히려 운전자한테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아이들. 부모님은 일하고 계시니까 바쁠텐데 괜히 연락해서 방해될까 걱정하는 아이들. 이러한 아이들에게 의무를 다하지 않는 일부 어른들이 실제로 있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이 이와 같은 내용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상황에서 디저트를 먹으며 고민을 해결하는 아이들이 나온다. 실제로 이 책을 먼저 읽어본 초등학생들의 추천사도 뒤에 실려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자신이 먹고 싶은 디저트나 새로 만들어보고 싶은 디저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는 수업을 준비해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