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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한숨 도감 ㅣ 큰곰자리 81
무라카미 시코 지음, 나카다 이쿠미 그림, 윤수정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7월
평점 :
'모두의 한숨 도감'이라는 책은,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모둠 활동에서 함께 조사하고 발표 자료를 만들기 위해 진행되는 일련의 사건들을 담은 소설책이다. 주인공인 '다노우에 란타'는 모둠 친구들과 함께 조사할 주제를 찾다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보건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같은 모둠의 '유라'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유라가 그려준 낙서에서 란타의 '한숨 요정'이 탄생한다. 란타는 한숨 요정을 따라 한숨 요정들의 파티도 다녀오고, 여러 친구들의 한숨 요정들도 만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대척점에 서 있는 듯한 포지션인 '코유키'와 '유라'의 관계를 회복시켜주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유라가 교실로 와서 친구들과 대면하는 단계까지 이른다.
유라는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아이였고, 코유키는 그런 유라를 교실로 데려오기 위해 여러번 노력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아 마음에 없는 폭언을 퍼붓고 후회하고 있는 아이였다. 고시로와 나나호를 포함한 학급 친구들 역시 저마다 고민을 가지고 한숨을 쉬는 아이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한숨을 언제 쉬는지, 한숨을 통해 어떤 것들이 해소되는지를 조사하고 멋지게 보고서를 완성한다. 실제 책의 마지막 부분에 다섯 아이들이 작성한 '한숨 도감'이 실려있다.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아이들 삽화가 더해져 더 몰입하게 해준다. 코유키는 빨강머리앤의 날선 모습이 생각나는 삽화가 그려져 있어 어딘가 미워할 수 없는 아이였고, 란타는 눈밑 점이 매력적인 귀여운 소년의 모습이다. 일본 소학교 어딘가에 이런 아이들이 실제로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났다. 그런데 아이들이 작성한 결과물은 마냥 어리지 않고, 어른들에게도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마음이 다친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수업에 참여하기를 주저하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는데, 건강한 관계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하고, 어른들이 반성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