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정치가 뭐예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18
배성호.주수원 지음, 이재임 그림 / 철수와영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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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라는 단어가 주는 어딘가 모르게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관련 건물이나 행위를 하는 캐릭터들이 표지를 장식한다. 가장 가운데에는 투표함과 투표용지가 책 제목을 꾸미고 있다. 국민으로서 가장 손쉽게 참여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선거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듯하다.


2015 교육과정은 초등 6학년 1학기 사회에 '정치'와 관련된 학습과 '경제'와 관련된 학습을 하도록 권장한다. 5학년 때까지 열심히 역사를 달달 외우던 초등학생들은, 6학년이 되어서 갑자기 어른들이나 하는, 그러나 사실은 어른들도 정확히는 잘 알지 못하는 '정치'를 배우게 된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크고 작은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과정, 그 문화 전부가 '정치'라고 할 수 있지만 교과서에 실린 설명과 삽화로는 충분한 이해가 어려운게 사실이다.


해당 도서는 머리말에서 "여러분은 정치의 주역, 어린이 시민입니다"라고 언급한다. 미래 사회의 주역, 미래의 예비 투표권자가 아닌, 현재를 어린이로서 살아가는 그들도 시민이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어린이의 눈높이와 관점에 맞춰 다각도로 정치를 설명하고, 예시를 들고, 직접 관련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토론 주제도 제안한다.


학기 초에 짝을 바꾸고 모둠을 정하는 방법, 급식을 먹는 순서를 정하는 방법, 학급규칙이나 학급회장 선거 모두 초등학생이 직접 제안하고 결정할 수 있는 학생자치의 대상이다. 좌익과 우익, 좌파와 우파라는 단어의 유래부터, 히틀러가 단 한 표 차이로 당선되었다는 사실 역시 선거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4.19혁명에 초등학생이 참여하였다는 이야기부터, 교과서에 나오는 삼권분립의 개념 역시 쉽게 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5장의 토론 주제들이 국어와 사회, 또는 창체 교과를 연계하여 디베이트 활동으로 진행해보고 싶은 주제들이었다. 환경 보존 vs. 지역 개발, 집회와 파업을 지지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 다문화, 통일, 미얀마 사태, 차별 금지법까지, 시의적절한 주제들이 많이 담겨 있다. 사회 교과를 어려워하거나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또는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우리 주변에서 이미 많이 접하고 있으며 굉장히 중요한 내용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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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고양이 마을 2 - 보름달 밤의 축제 신비한 고양이 마을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모리노 기코리 그림, 김정화 옮김 / 꿈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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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나온 '신비한 고양이 마을 1'이후, 10월에 '신비한 고양이 마을 2'가 나왔다. '신.고.마. 1'의 부제는 '고양이풀의 저주'였는데, 이번 '신.고.마. 2'의 부제는 '보름달 밤의 축제'이다. 전작에 비해 밝고 짧은 단편들이 이어진 구성인데, 이번에도 고양이 신 두루 님이 주인공 도야에게 맡긴 임무를 해결해나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번 임무는 고양이와 인간이 행복해지는 일을 하는 것. 도야가 주변 인물들과 함께 늠름하게 임무를 수행하면서 퍼즐이 맞춰지는데, 후반에 예상 외의 인물이 나와서 또 한번 저자의 필력에 감탄하게 되었다. 당연히 '신.고.마. 3'이 예상되고 기대하게 만드는 결말로 2편이 마무리된다.

3편에서는 또 어떤 인물과 어떤 사건이 나올 수 있을지 함께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지어 쓰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작가가 비슷한 소재로 책을 썼다면, '한고양촌'이 아니라 '한강아(지)촌'이 되지 않았을까? 국민 정서상 강아지를 더 가깝게 생각하는 한국인이 더 많을 것 같다. 더불어, 이 책을 읽고 고양이를 비롯한 동식물에 대한 생명존중 교육도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하트마 간디가 말한 것으로 알려진 명언이 떠올랐다. "동물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 나라의 국민성을 알 수 있다." 길고양이를 비롯한 동물학대 사건이 뉴스에 종종 나오는 이 시점에, 사람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며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러한 정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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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혁신학교 교사입니다 - 가장 설레고 신났던 행복교실 무한도전
배정화 지음 / 비비투(VIVI2)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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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혁신학교의 중등 한문 교과 선생님이자, 혁신부장님으로 일하신 바 있는, 교직경력 20년 이상의 부장교사다. 거의 끝 챕터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선생님께서는 초등학생 시절 수학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셨고, 이 경험이 오히려 교사가 된 후 성적으로 고민하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함께 방법을 찾도록 격려하는 데 도움이 되신 것 같다.


'혁신학교'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대답에 어디서 들은 것을 토대로 설명을 늘어놓던 혁신학교 1년차 시절과 달리, 지금은 혁신학교가 무엇인지 그 정의를 동료 선생님들과 학생들과 함께 쓰고 있는 선생님의 분투, 말그대로 무한도전기가 담겨있다. 읽으려고 마음을 먹었다가도 어쩐지 그 내용이 어렵고 복잡할 것 같아 손이 잘 가지 않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공감하며 술술 읽게 되는 책이었다.


프롤로그나 PART 1의 혁신학교 교사로 사는 법을 먼저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들 이야기가 나오는 PART 2나 PART 3을 먼저 읽어도 좋다.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어느 페이지를 잡고 읽어도 내 교실 또는 옆 교실, 내가 있던 과거의 교실이 떠오르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


특히 PART 2의 '계주 선수로 누가 나가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예선을 치렀으나 다른 결정을 하게 되는 학급의 친구들과 그 과정이 어른인 선생님과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일화가 담겨 있다. 그동안 너무 당연시했던 줄세우기나 경쟁에서 벗어나, 모두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줄 아는 아이들의 미래는 분명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 PART 의 이야기가 마무리 되면, 이어서 ADDITION 코너에서 저자가 추가로 관련 용어들이나 사례를 설명해준다. 교사가 아닌 독자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현재의 학교와 교실 상황, 혁신학교에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그 배경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이해를 돕는 친절한 코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PART 5의 끝에는 저자가 꿈꾸는 미래학교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고, 그 과정에서 비대면 on-tact 수업과 에듀테크, 메타버스 등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 본질은 학교라는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라는 교육 3주체의 행복과 성장이 아닐까. 자신만의 교육철학과 비전을 확고하게 세우고, 시대의 흐름에 걸맞게 성장해나가는 교사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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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쓸어 빗자루 꿈터 어린이 34
최혜진 지음, 정경아 그림 / 꿈터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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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이 당연하고 의심할 나위 없는 명제는 어릴 적부터 배우고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지만,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 역시 많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야기에 나오는 아이처럼 "어차피 환경미화원이 청소할 거니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나? 환경미화원은 거리의 쓰레기통을 비우고 낙엽을 쓰는 것만해도 일이 과중한데 말이다.


다소 이국적인 이름처럼 보이는 '티나'할머니. 그녀의 별명에는 고인이 된 할아버지와의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표정관리에 서투른 티나 할머니의 집 앞은 온갖 쓰레기가 총집합하는 장소였고, 할머니는 매번 아침마다 쓰레기를 쓸고 모아 버리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날, 갖다대기만 해도 쓰레기를 버린 사람에게 쓰레기를 돌아가게 만드는, 할아버지가 만든 마법의 빗자루를 쓰면서 할머니의 일상이 바뀌게 된다.


보란듯이 버린 과자봉지와 삼각김밥 비닐이 아이의 손과 머리, 엉덩이에 달라붙는 것을 시작으로 쫙쫙 씹던 껌을 뱉자 껌에 달라붙은 흙까지 덤으로 입과 머리카락에 달라붙은 여고생, 결국 개똥을 밟게 된 구름이 주인까지. 물론 이와 반대되는 포포와 초아같은 인물도 나온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는 자신이 어떤 아이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게 될지 궁금하다.


이야기는 총 3개의 작은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는데, '손대면'이라는 인물과 할머니의 에피소드 또한 인상깊다. 마지막에 손대면에게 꼭 밥을 먹으러 오라고 다독이는 티나 할머니의 이야기를 보며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쓸어버려야 할 것은 쓰레기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미워하고 이유없이 혐오하는 마음도 있지 않을까. 말로 백 번 설명하는 것 보다, 실제로 이런 사례를 목격한다면 스스로 알아서 지키게 되지 않을까. (티나 할머니가 자주 가는 공원은 일년 뒤 깨끗한 공원으로 선정된다!)


어릴 적에는 쓰레기를 길바닥에 그냥 버리는 어른을 보고 나쁜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길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거리에는 쓰레기통을 찾기 힘든 경우가 무척 많다. 비닐이나 종이 쓰레기 같은 것은 가방에 넣었다가 집에 와서 버릴 수 있지만, 음식물이나 소스가 묻은 쓰레기는 솔직히 나도 가방에 다시 넣고 싶지 않다. 어디서나 눈에 띄는 장소에 쓰레기통이 있고, 주기적으로 비워진다면 지금보다 거리에 쓰레기가 덜 버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티나, 세상에는 완전히 나쁜 사람은 없어요. 환경 때문에 나쁘게 변하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로 인해 착하게 변하기도 해요.‘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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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자치를 말하다 - 교사들이 들려주는 학교자치 현장의 이야기 자치를 말하다
백원석 외 지음 / 에듀니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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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들은 모두 교육자들이다. 각자 다른 기관에서 종사하고 있는 초등교사, 중등교사, 장학사가 모여서 책을 낸 것이 벌써 두 권. 이 분들이 자치활동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작 '학생자치를 말하다'에 이어 이번에 낸 책은 '학교자치를 말하다'. 학교 현장에서 치열한 고민과 실천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엮어낸 책으로, 학교민주주의, 교실민주주의, 학생자치, 교직원자치, 학부모자치, 학교자치와 조례의 여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래도 직업이 직업인지라,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4장 [교직원자치]였다. 특히 1억 5천만원의 예산으로 목공실을 구축해야했던 선생님의 일화에서는 나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으며 공감하여 읽고 있었다. 교육공무직 분들의 떡셔틀 이야기도 인상깊었다. 그러고보니 이걸 내가 왜 받게 되었는지는 궁금해하면서, 이걸 왜 그분들이 나에게 전달하는지는 궁금해하지 않았던 나날들이 떠올라 부끄러웠다. 이처럼 진짜 생생한 현장의 일화들이, 여러 선생님이 겪은 일화로 나오기 때문에 읽다보면 '누가 나를 인터뷰해서 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공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1장에서 [학교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데 그 옛날 나도 들었던, 전설같이 내려오는 "1년 편하려면 학생들을 3월에 잡아라"라는 대목, 그리고 참모님과 '꼬모'이야기, 파도와 독재이야기는 알기 쉬운 비유로 이해를 돕는다. '자치'는 자칫 어렵고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기 쉬운 단어이자 업무인데, 실제로 학교에서 그 업무를 맡지 않는 한 크게 신경쓰지 않던 부분이기도 하고, 당장 피부에 와닿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미래 시민의 양성을 위해서가 아닌, 현재를 살고있는 시민으로서의 학생 개개인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개념이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나도 학생일 때 이건 왜 이렇게 해야하는건지 궁금해하면서 교사의 눈밖에 날까봐 그걸 입밖으로 내지 못하고 그냥 시키는대로 했던 경험이 있어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은연중에 나도 학생들에게 자유를 빼앗고 그런 것을 강요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이 책을 통해 되돌아보게 되었다.

교실은 폭넓은 연대에 의해서 확장되며, 어느 시공간이든 아이들이 있는 곳이 학교이자 교실이다. 학교는 가장 변하기 어려운 곳이지만 역설적이게도 미래는 교실에서 시작한다. - P46

권력을 가지지 못한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회의에서 그 학생이 자기 의견을 말하고 교사가 그 주장의 근거를 보강하면 누구도 쉽게 발언자의 의견을 무시하지 못한다. 의견이 존중받는 경험을 한 친구는 다른 안건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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