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일 학년 욕 두꺼비를 잡아라! 바람 그림책문고 8
신순재 지음, 김이랑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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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일 학년' 시리즈는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실제 겪을 법한 이야기들을 엮어내는 시리즈다. 이번 '욕 두꺼비를 잡아라!'는 입을 열면 끈적끈적 기분 나쁜 두꺼비가 튀어나오는 어린이 '김찬희'가 주인공이다. 들으면 기분이 나빠지고 심박수가 올라가는 나쁜 말인 욕을, '두꺼비'에 비유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람마다 내뱉은 욕이 달라서 인지, 찬희 아버님은 '도마뱀', 그리고 찬희 친구 현모는 직접 욕을 하는 장면이 나오지는 않지만 그림자로 미루어보아 '지네'로 추정할 수 있다.


친구에게 욕을 하고 멀어질까 두려워하고 반성하는 찬희는 아버지의 방법(주문외우기),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시도해본 방법(두꺼비 그리고 쓰레기통에 버리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욕두꺼비를 내뱉고 만다. 욕 나오는 상황에서 욕을 참기란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것인데.. 우리의 찬희는 '걱정인형'에게 욕 털어놓기 방법으로 해결하고, 욕을 잔뜩 받아 축 늘어진 걱정인형들을 친구들과 함께 햇볕에 달래주면서 이야기가 끝나게 된다.


어른이 욕을 하는 것도 보고 듣기가 거북한데, 그 뜻도 모를 것 같은 어린 아이가 욕을 내뱉는 모습을 보면 당황스럽고 걱정되기도 한다. 분명 주변에서 그 욕을 보고 듣고 배웠을테니 어른으로서 미안하기도 하다. 무조건 "욕은 나쁜 것이니 사용하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면, 분명 어른들이 보고 듣지 못하는 상황과 장소에서 자기들끼리 욕을 사용할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욕을 사용했을 때의 경험을 나누고 욕을 들었을 때의 기분, 다른 친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스스로 욕을 사용하면 안되겠구나, 깨닫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전에, 응당 어른이라면 당연히 어린 아이가 있는 장소에서는 아무리 욕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주문을 외우던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참는 어른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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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를 잘 키우는 걸까? - 좋은 양육이 최고의 유산
유중근 지음 / 비비투(VIVI2)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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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n With a Silver Spoon” 이라는 서양 관용 표현에서 유래되어 한창 인터넷을 달구고 지금도 여전히 쓰이는 "수저론"이 떠올랐다. 부모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것은 비단 물질적인 것 뿐 아니라, 삶을 대하는 자세, 살아가는 힘, 그 방식과 같은 정신적인 것도 포함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좋은 양육이 최고의 유산"이라고 언급하며 부모와 자식의 이상적인 관계에 대해 여러 각도와 사례로 설명한다. 저자는 <한국애착심리> 대표로, 애착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심리상담 및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있는 교수다.


저자는 책에서 완벽한 부모는 없으며, 건강한 가정에는 다양한 조건이 있지만 그 모두를 충족한 가족은 역시 찾아보기 드물다고 밝히고 있다. 당연하다. 우린 누군가 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고, 어딘가 부족하고 결핍이 있는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때론 실수도 하고 서로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이를 회피하거나 자책하는 부모의 유형은 자녀에게 그러한 정신적인 것을 물려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 부부 간 사이도 좋아야하고, 옥시토신, 세로토닌 등 호르몬 이야기와 심리학의 애착 유형 네 가지(안정애착형, 불안정회피, 불안정불안, 불안정혼란) 이야기도 나온다.


모두 안정애착형이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애착 유형은 자녀 뿐 아니라 양육자도 해당하는데, 부모는 아니지만 글을 읽으며 나는 안정형과 회피형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MBTI처럼 16가지 유형으로 인간을 딱 나눌 수 없듯이, 마찬가지로 애착유형 4가지로 모든 인간을 딱 나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통해 내가 가진 태도, 세계관, 감정에 영향을 받는 정도 등을 객관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나와 같거나 다른 자녀 유형을 이해하고 좀 더 나은 관계를 만드는데 도움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다시 키운다고 자녀를 더 잘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듯이, 지금이라도 오랜시간 공을 들이고 노력한다면 자녀와의 관계를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자 에릭슨의 발달단계 이론, 두뇌의 구조,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개념까지 설명하며 미래 시대의 양육 방안까지 소개함으로써 지금 자신의 양육 방향에 고민을 가진 부모들, 혹은 앞으로 부모가 될 예비 부모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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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
윤지로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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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관련된 미디어 노출이 많아지고, 관련 서적 역시 연달아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윤지로 씨는 대한민국 대표 환경 기자다. 기자에도 여러 전공분야가 있겠지만, 정치 기자, 스포츠 기자와 달리 환경 기자는 많이 못 봤던 것 같다. (아니면, 많이 나왔는데 내가 관심이 없었을지도..) 작년에 읽었던 '파란하늘 빨간지구'의 저자 조천호 선생님께서 추천사를 써주셨는데 인구가 증가하고 먹거리가 인구를 위협하고, 그렇게 늘어난 인구가 또 더 많은 먹거리를 필요로하고... 지구 입장에서는 음의 피드백이 계속 진행되는 것이다. 저자가 들어가며 도입부에 쓴 표현 중에 '저탄고지'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한때 다이어트 식단의 하나로 각광받던 용어인 '저 탄수화물 고 지방'이라는 단어의 한자를 바꿔서, '저 탄소 고 지식'으로 동음이의어적 표기를 한 것이 너무 놀라웠다. 저자가 찾아낸 '저탄고지'의 밥상은 어떤 것인지 기대하며 책을 읽게 되었다.


1장에서는 바로 밥상 이야기가 아닌, 탄소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가 전주에 방문했을 당시 느낀 불편함을 바탕으로 탄소융합기술원에 메일을 보낸 일화를 설명하는데, '탄소(C)'라는 원소 자체를 설명하며 온실가스, 그리고 인류와 농업에 관하여 언급한다(잘못하면 소를 끌고 올라올지도 모르는데!). 통계의 오류와 한계를 지적하는데, 여러가지 수치와 다소 과학적인 내용이 나와서 다른 장에 비해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


2장에서는 '소 방귀'라는 단어를 내세워 메탄, 그리고 브라질 아마존 밀림까지 이야기한다. 태어날 때부터 '동물'이 아닌 '고기'로 길러지는 가축들. 그리고 태어나서 엄마 젖을 떼고 거의 처음 맛보는 이유식 식재료 중 하나인 고기. 가축이 뿜어내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교통 수단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한 것도 크게 와닿았다. 진짜 소 한마리가 매일 고속도로를 왕복운행하는 자동차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니. 양 끝(아마도 입과 엉덩이)에서 메탄을 뿜는 역겨운 동물에 비유되는 소. (그래서 힌두교 신자들이 소를 먹지 않는 것일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잠시..) 하지만 소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그런 소를 식재료로 기르는 우리 인간에게 잘못이 있겠지. (헤비메탈이 아닌 헤비메'탄'으로 소를 비유한 것 역시 참신했다!)


3장에서는 그렇다면 과연, 고기만 줄인다고 탄소배출이 해결될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3장의 제목은 '탄소가 차오른다, 논밭에'이다. 비료와 농약, 값싼 농업용 전기 요금, 그리고 비닐하우스. 채식, 너마저? 육식을 위한 축산업이 아닌, 비건의 식재료라 할 수 있는 농산물의 재배의 전 과정에서도 역시 탄소는 발생하게 되어있다. 그것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분명히 있는데도, 당장 적용하기 힘든 것은 역시 종사하는 많은 농업인의 생사가 걸려있고, 더 빨리, 더 많이를 요구하고 권장하는 현대사회의 시스템 때문일 것이다.


4장에서는 축산업, 농업, 그렇다면 어업은? 어업과 관련된 탄소배출 이야기가 나온다. 그동안 아낌없이 주는(줄 알았던) 바다. 증기선의 도입부터 원양어선,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전기, 그리고 어업을 지속케하는 면세유. 역시 이전에 읽었던 기후위기 관련 서적 중 하나인 '2도가 오르기 전에'에서 저자 남성현 교수는 바다가 온실가스를 흡수해주는 용량에는 한계가 있고, 점진적으로 큰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여러 지표에서 확인된다고 경고했다. 이 책에서도 같은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심지어 우리는 자살골을 넣고 있다는 표현으로 경각심을 일깨웠다.


5장에서는 이렇게 여러 분야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무조건 모두 채식으로 전환하자!가 아닌, 시스템 자체를 탄소 중립으로 바꿔나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아가자고 이야기한다. 사용 전기를 절감하고 오히려 전기를 생산하기도 하는 '패시브 하우스', '바이오 플랜트', 커피 찌꺼기를 깔아 분뇨 냄새도 줄이고 부숙도 빨리 되는 선순환 사례, '태평농업', 플랜티팜 등이 하고 있는 '수직농업', 그리고 전기차 테슬라가 아닌 '전기배'. 마지막으로 아직 저자도 생각 정리를 보류한 '대체육' 이야기도 나온다. 관련 분야에 대해 관심있게 찾아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사례들과 개념들을 소개해주어 더 찾아보게 만든다.


저자는 여러 장에서 꾸준히 탄소 배출을 절감하기 위한 노력과 사례들을 소개하고, 마지막에서 책을 쓰는 내내 한국 농축어업의 문제점으로 3無를 지적했다. 관련 데이터가 없고, 정책이 없고, 그리고 감시가 없다는 것. 그래서 탄소 배출이 정확하게 얼마나 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고, 그러니까 그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없고, 그렇기에 역시 이를 감시하는 체계가 없어 계속 자살골을 넣고 있는 것이라고. 우리는 이제 잘 먹기만 할 뿐 아니라, 잘 요구하기도 해야한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지구에서 계속 먹거리를 먹으며 살아가야할 우리가 할 일인 것이다.

제로 칼로리 말고, 제로 탄소 밥상도 받고 싶지 않은가.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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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이, 루치뇰로 도마뱀 그림책 3
로사리오 에스포지토 라 로싸 지음, 빈첸조 델 베키오 그림, 황지영 옮김 / 작은코도마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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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뇰로'는 이탈리아어로 '양초의 심지'를 뜻하는 단어다. 굉장히 스키니한 사람을 폄하하는 의미로 부르는 단어인데, 유명한 이야기 '피노키오'에 나오는, 피노키오를 꾀어 장난감 나라로 데려간 아이도 본명이 아닌 루치뇰로라 불린다고 한다. 발음하기조차 힘든 이 단어를 닉네임으로 가진 소년의 본명은 '지안니'. 수시로 거짓말을 일삼고 말썽을 피우지만, 그렇지 않으면 마치 칠판이나 전등과 다를 바 없이 없는 존재로 취급받게 될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행동들을 일삼았다.


같이 문제를 일으켰어도 와서 항의하거나 대변해 줄 부모나 보호자가 없었던 루치뇰로는 퇴학을 당하고, 고양이와 여우로 불리는 불량배들을 따라가 거리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조직의 두목인 상어를 만나 일말의 양심이었던 머릿니를 없앨 뻔 하였지만,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여 조직을 나와 교도소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러 하염없이 걷는다. 교도소에 수감된 아버지 역시 피노키오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을 닉네임으로 가지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내용이 피노키오에 나오는 조연들을 내세워 제페토 할아버지와 요정의 사랑으로 보호한 피노키오와 대비되는 루치뇰로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말썽을 피워도 사랑과 헌신으로 돌봄을 받고 자라는 피노키오들이 있지만, 반대로 끊임없이 애정과 관심을 갈구해도 비난과 손가락질만 돌려받는 루치뇰로들도 많이 있다. 같은 환경에서 자랐다고 해서 모두 비슷한 성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들의 목소리에 반응하고 귀기울여주는 사람이 한 두 명쯤은 존재해야하지 않을까. 가정에서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면, 사회와 국가가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저자가 실제로 아버지를 만나러 교도소에 가는 아이를 데려다 주며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작성했다고 한다. 아이가 했던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저는 아버지에게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몰라요.
한 번도 만져 본 적이 없거든요. 늘 유리 너머로 아버지를 봤어요."

"저는 루치뇰로예요. 누구나 아는 이야기 속에서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어두운 부분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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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들어 보세요 기린과 달팽이
카트린 게겐 지음, 레자 달반드 그림, 윤경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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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부모'라는 책을 쓴 프랑스 소아 청년과 의사가 쓴 동화책이다. 감각적인 그림과 함께, 아이가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엄마 아빠니까 말하는 건데요,"로 시작하여 부모에게 당부하는 말들을 여러가지 전한다. 귀여운 모순이 담긴 대목들도 있다. 가령,


"나를 안아 주세요. 내가 안아 달라고 할 때만요. 너무 숨 막히게는 말고요." 와 같은 식이다.

~해 주세요, ~하지 말고요. 와 같이, 실제 아동들이 사용할 법한 구어체로 되어 있어서 진짜 아이가 내 앞에서 나한테 하나하나 알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원서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궁금하다. 옮긴이의 언어센스가 반영된 것일까.


우리는 말 못하는 아이와 소통하기 위하여 다방면으로 노력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로 아이와 눈을 맞추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아이였던 시절과 순간이 있지만, 커가면서 기억 저편으로 밀어놓거나 아예 망각하곤 한다. 분명 누구에게나 어려웠던 도전과 시도의 순간을 보며, '아니 이 쉬운 걸 왜 못하고 저러고 있나' 생각하는,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개구리같은 순간이 참 많다.


부모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아이를 만나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읽고 공감했으면 하는 책이다. 특히, 아이의 속도가 아닌 자신의 속도에 아이가 따라오기를 바라며 조바심을 내는 양육자들에게는 과히 필독서라고 할 수 있겠다.

"나를 안아 주세요. 내가 안아 달라고 할 때만요. 너무 숨 막히게는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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