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들어 보세요 기린과 달팽이
카트린 게겐 지음, 레자 달반드 그림, 윤경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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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부모'라는 책을 쓴 프랑스 소아 청년과 의사가 쓴 동화책이다. 감각적인 그림과 함께, 아이가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엄마 아빠니까 말하는 건데요,"로 시작하여 부모에게 당부하는 말들을 여러가지 전한다. 귀여운 모순이 담긴 대목들도 있다. 가령,


"나를 안아 주세요. 내가 안아 달라고 할 때만요. 너무 숨 막히게는 말고요." 와 같은 식이다.

~해 주세요, ~하지 말고요. 와 같이, 실제 아동들이 사용할 법한 구어체로 되어 있어서 진짜 아이가 내 앞에서 나한테 하나하나 알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원서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 궁금하다. 옮긴이의 언어센스가 반영된 것일까.


우리는 말 못하는 아이와 소통하기 위하여 다방면으로 노력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실제로 아이와 눈을 맞추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일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아이였던 시절과 순간이 있지만, 커가면서 기억 저편으로 밀어놓거나 아예 망각하곤 한다. 분명 누구에게나 어려웠던 도전과 시도의 순간을 보며, '아니 이 쉬운 걸 왜 못하고 저러고 있나' 생각하는, 올챙이적 생각 못하는 개구리같은 순간이 참 많다.


부모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아이를 만나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읽고 공감했으면 하는 책이다. 특히, 아이의 속도가 아닌 자신의 속도에 아이가 따라오기를 바라며 조바심을 내는 양육자들에게는 과히 필독서라고 할 수 있겠다.

"나를 안아 주세요. 내가 안아 달라고 할 때만요. 너무 숨 막히게는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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